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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업원 상해보험료 절감

2015-05-08 (금) 박기홍 / 천하보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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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LA 자바시장의 한 대형 한인 봉제업체가 거액의 종업원 상해보험(workers compensation) 사기혐의로 사법 당국에 적발돼 한인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왔다.

캘리포니아주 보험국은 이번에 적발된 사건에 연루된 한인 업주 두 명과 공인회계사(CPA)가 종업원 상해보험 보험료를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회계장부를 조작, 직원 급여를 실제보다 적게 보험회사에 보고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한인들, 특히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환경 속에서 노동집약적인 비즈니스에 매달려야 하는 한인 업주들의 입장에서는 남의 일 같지만은 않을 것이다.


봉제와 의류 등 한인들이 많이 종사하는 업종의 경우 치열한 가격인하 경쟁에 계속 오르는 최저임금으로 인한 압박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계속 오르기만 하는 종업원 상해보험료에 대한 부담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캘리포니아주의 종업원 상해보험 보험료는 다른 주에 비해 훨씬 높다. 현재 캘리포니아주의 종업원 상해보험 보험료는 급여 100달러 당 평균 3.48달러로 미국 전체 평균 1.85달러에 비해 두 배나 된다. 급여를 받는 직원이 많으면 많을수록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종업원 상해보험 비용을 줄이기 위한 편법이 불법임을 알면서도 자연히 암암리에 일부 업주들 사이에서 끊이지 않는 것이다.

이같은 편법 중에는 이번에 적발된 것처럼 정식으로 급여를 받는 직원 수를 줄여 보고하거나, 직원들의 급여를 수표와 현금으로 나누어 지급하면서 전체 급여를 낮추기도 한다. 또 근무하는 직원들의 직무 또는 역할을 사실과 다르게 보고하기도 한다. 사고위험이 높은 업무일수록 보험료가 높다는 점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그렇다면 법을 지키면서 보험료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들이 있을지 궁금해진다.

우선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셀프 펀드(sfelf Fund)다. 이는 업체가 일정액의 펀드를 조성해 TPA(Third Party Administrator)를 통해 종업원 상해와 관련된 비용을 담당하도록 하고, 재보험을 들어 펀드에서 부담해야 할 한도액이 정해 놓은 기준을 넘어섰을 때 이 보험을 통해 클레임을 해결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한인타운에서는 이런 방법을 통해 일반 종업원 상해보험을 들었을 때 연 80만달러 이상을 부담해야 하던 것을 40만달러 정도로 줄인 업체도 있다. 대신 펀드만으로 충분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철저한 사고방지 노력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한다.


또 다른 방법은 디덕티블 플랜이 있다. 말 그대로 클레임이 발생했을 때 업체 또는 업주가 일정액을 부담하는 형태로 보험료를 낮추는 방법이다.

이와 함께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소단위 업체들이 공동으로 셀프 펀드와 비슷한 형태로 펀드를 만들어 운영하는 RPG(Risk Purchasing Group), 또는 RRG(Risk Retention Group)과 같은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는 어느 한 쪽에서 대형 클레임이 생겼을 때 존립이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되는 단점이 있어 많이 이용되지는 않는다.

이밖에 오래 전부터 페이롤 서비스를 외주를 준 경우 종업원 상해보험을 함께 관리하도록 함으로써 직원들을 이 외주업체로부터 빌려 활용하는 방식을 통해 보험료를 절약할 수도 있다.

어느 것이든 항상 명심해야 하는 것은 사업장에 대한 사고예방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다.

보험사가 가입희망 업체에 대해 업종과 종업원들의 업무를 꼼꼼하게 체크하는 것들 모두 해당 업체에 어떤 리스크가 존재하는지를 찾아내기 위함이다. 때문에 철저한 사고예방 교육과 안전관리만이 보험료를 절감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임을 알아야 한다.

이와 함께 중요한 게 직원들과의 소통이다. 업주 또는 회사와 직원 간의 원만한 대화는 문제의 소지를 미연에 차단하거나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직원의 얘기를 귀담아 듣지 않거나 무시했다가, 나중에 직원이 상해나 노동법 전문 변호사를 찾아가게 되면 일이 상당히 복잡해지게 된다.

특히 보험사들도 종업원 상해보상 케이스가 워낙 많다 보니 아예 합의금을 지급하고 끝내려는 경우가 적지 않아, 결국 보험료만 오르는 등 피해는 고스란히 업주 또는 업체에 돌아가게 된다. 직원과의 원만한 관계 유지, 그리고 철저한 사고예방 노력은 종업원 상해보험 비용을 줄이는 중요한 전략임을 항상 기억하자.


문의 (714)537-5000

www.chunha.com

<박기홍 / 천하보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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