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건물주와 테넌트 사이를 개와 고양이로 비교하곤 한다.

이것은 서로 이익이 상충되어 사소한 것이던, 큰 것이던 늘 부딪치게 되기 때문이다.

고용주와 직원관계는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최근 한인사회에서도 유명 요식업주와 직원 간의 임금분쟁과 관련된 거액의 합의금이 발표되어 세간에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직원과 고용주 관계는 건물주와 테넌트 관계와는 다르다. 직원과 고용주의 관계가 좋은 경우 시너지가 일어나 회사의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반면, 직원과 고용주 간에 불신이 있고, 서로 협조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업무의 효율이 떨어지고, 회사의 비밀이 세어 나가고 심지어는 서로 소송까지 발생, 정작 비즈니스의 집중을 저해하는 요소가 된다. 직원과 고용주 간의 관계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많다. 직원의 업무처리 능력, 동료 직원들과의 소통과 화합 정도, 급료 등 비즈니스 환경과 관련된 모든 요소들이 영향을 주게 된다.

그런데 소규모 비즈니스에서 가장 많이 일어나는 직원과 고용주 간 갈등은 급여와 관계된 것이다. 왜 그럴까? 우선 서로의 이해가 맞아 떨어져서 합의를 보았지만, 그 근본이 합법적이지 않고, 명확치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떤 사정에 의해서든 직원에게 현금으로 지급하고 급여 지급과 관련된 세금보고를 하지 않거나, 타임카드 기록을 제대로 하지 않거나, 노동법에서 정한 최저임금과 오버타임을 월급제라는 방법으로 잘못 이해되어 처리하거나, 아예 지급하지 않는 등의 법에 대한 잘못된 이해 또는 무시하는 데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급여와 관련된 잘못된 이해로 발생하는 임금 분쟁의 대표적인 예가 고정 급여지급 방법에 대한 오해이다. 예를 들어 직원이 월~토요일까지 일하고, 주급으로 오버타임까지 포함해서 일정금액을 지급하기로 하고, 1주일에 50시간 일하기로 했다면, 고용주 입장에서는 10시간 오버타임까지 계산해서 주급을 고정으로 지급해 주는 것이다. 이때 고용주가 직원에게 명확하게 타임카드를 찍게 하고, 시간당 임금과 오버타임을 잘 계산해서 보관해 둘 경우에는 문제가 없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런 고정 급여제를 선택한 고용주들의 대부분은 시간제가 아니라 고정 급여제이므로 직원의 근무시간 기록을 중요시 여기지 않는다. 바로 이 부분이 훗날 분쟁의 소지를 만드는 것이다. 현행 노동법상에는 이런 경우에도 철저한 근무시간 기록을 요구하고 있고, 이를 토대로 오버타임 계산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직원에게 사정이 있었던, 고용주가 직원 급여에 대한 세금부담을 피하기 위해서든 서로 약속에 의해서 현금으로 급여를 지급한다.

현금으로 급여를 지급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문제는 현금으로 지급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예 급료보고에서 누락시키는데 있다. 이것 역시 훗날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고용주는 몇 가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사항을 인식해야 한다.

첫째, 현금으로 지급하고 급여 보고에 누락한 부분에 대해서는 세금공제를 받을 수 없다. 둘째, 국세청으로부터 감사가 걸려서 지적되었을 때는 급여 세금과 벌금, 이자를 추징당할 수 있다. 셋째, 노동청에 적발되었을 때는 급여 지급 횟수에 따라 건당 250달러의 벌금을 부과 받을 수 있다. 넷째, 직원과의 분쟁에서 의도적으로 급여 보고를 하지 않은 것이므로, 재판 등 정부와의 해결과정에서 판사나 정부 관계자로 하여금 고용주가 성실한 고용주라는 인식을 심어주는데 불리하게 작용된다.

노동법에서는 직원의 신분을 따지지 않는다. 흔히 볼 수 있는 것 중에 하나가, 서류미비자라고 해서 노동법에서 정한 기준을 무시한 채 부적절한 방법으로 급여를 지급해 주는 경우가 있는데 해당 직원이 노동청에 고발할 경우 고용주는 보호 받을 길이 없다. 노동청과 국세청에서는 직원의 신분과 관계없이 미국의 합법적인 거주자 또는 납세자의 지위와 똑같은 위치로 사안을 처리하기 때문이다.

결국 임금분쟁이 발생했을 때 서로 다른 입장을 잘 조율해서 빠른 시간에 마무리짓는 것이 양쪽 모두에게 좋다. 이제는 한인사회가 경제적으로 많이 발전했다. 직원과 고용주의 관계가 서로 상생하는 관계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문의 (213)738-6000

<안병찬 / ABC회계법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