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들이 수강 신청을 할 때 보면 보통 두 가지 태도로 접근하는 것을 보게된다. 첫 번째 태도는 “가능한 쉬운 과목을 신청해서 아주 높은 점수를 받아야지. 전 과목에서 인상적인 점수를 받게 되면 대학 입학에 유리하게 작용할 거야”이다.
반면에 학생들이 보이고 있는 두 번째 태도는 “어려운 고난도 과목을 들어야해. 어려운 과목을 들으면 대학에서 나를 도전정신이 있는 훌륭한 학생으로 볼 거야. 점수보다 어떤 과목을 들었는지가 더 중요해”이다.
실제로 많은 학생들과 부모님들은 좋은 점수와 어려운 과목 중 어느것이 더 중요한지에 대해 많은 질문을 하고 계신다.
이러한 질문은 실제로 간결하게 대답하기는 좀 곤란한 질문이다. 왜냐하면,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둘 다”이기 때문이다. 좋은 점수와 어려운 과목은 하나는 놓고 하나만 추구해도 되는 그런 선택이 아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둘 중에 하나가 보통 처지게 마련이다. 어려운 과목만 들으면서 전 과목에서 A를 받는 일은 매우 어렵고 드문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수강 신청의 딜레마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고민하고 있을 때, 최근에 발표된 자료를 염두에 둔다면 좀 더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전미 교육 리서치 저널’ (The American Educational Research Journal)에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고등학교 때 보다 어려운 과목을 수강했던 학생들일수록 성공적인 대학생활을 수행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러한 발표는 그다지 새롭거나 의외의 발표는 아니다. C2를 거쳐 간 많은 학생들을 통해 나 역시 같은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보다 어렵고 심화된 과정을 택한 학생들의 경우 다른 친구들에 비해 표준고사에서 훨씬 월등한 성적을 내게 되고, 고등학교에서 대학으로 좀 더 완만한 이동을 하는 것을 수 없이 보아 왔다.
또한 많은 학교의 교장 선생님들이나 대학 진학상담 선생님들, 그리고 대학 관계자들 역시 어려운 과목을 수강한 학생들이 얻을 수 있는 많은 장점에 대해 한목소리로 지지하고 있다. 즉 지적으로 도전적인 작업에 지속적으로 참여한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보다 뛰어난 분석적 사고력과 탁월한 학업수행 능력을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칼리지 보드에서 주관하는 대학 수준의 과목인 AP(Advanced Program)는 과목을 수강한 후 대학 학점으로 인정받을수 있도록 AP 시험을 보게 하는데, 이러한 고난도의 프로그램 역시 학생들에게 매우 유익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대학에서 어떤 레벨의 학업을 하게 되는지 미리 맛보게 되고, 따라서 성공적인 대학생활을 위해 필요한 학업수행 능력을 미리부터 준비하게 된다. AP 과목을 들었던 많은 학생들이 어려웠던 이 수업이 이후의 대학 공부를 철저하게 준비하게 해주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능력에서 벗어나는 정도로 어려운 과목을 수강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AP 과목을 하나 듣는다는 것은 매일 2시간, 혹은 그 이상을 이 과목에 추가적으로 투자해야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러한 생각 없이 의욕만으로 수강신청을 하게 되면 실제로 학기가 시작되었을 때에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온통 AP 과목으로 수강신청을 했다가 너무나 형편없는 점수를 받게 된다거나 중간에 수강 취소를 해야 한다면 어려운 과목 신청에 따르는 장점은 사라지고 오히려 치명적인 기록만 남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강신청을 할 때는 내가 이번학기에 어느 정도의 시간을 학교 공부와 과제에 쓸 수 있는지, 과외활동에는 어느정도의 시간을 투자할 예정인지, 그리고 현재의 실력으로 해당과목을 수강할 경우 추가적으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매일 써야 할 지 등을 생각해 보고 결정함으로써 어려운 과목이 주는 유익을 극대화함과 동시에 원하는 학점도 받을 수 있도록 계획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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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 김 / C2 교육센터 대표·하버드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