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현 <에머티 고교 11학년 >
제2 외국어 실력을 보여주는 것은 대학 입시 진학에 큰 도움이 된다. SAT Subject Test (구 SAT II) 한국어 시험은 주로 한인 학생이 많이 보고 있으며 다른 외국어 시험에 비해 고득점 취득 가능성이 훨씬 높다.
우드브릿지에 소재한 에머티 고등학교 11학년에 재학 중인 김종현군은 지난 SAT 한국어 시험에서 만점을 받았다.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다른 한인 학생들에게도 한국어 시험에 도전해 보길 권유하며 만점을 받게 된 김군의 비법을 다룬 그의 글을 소개한다.
우리 학교, 커네티컷 우드브릿지에 위치한 에머티 고등학교에는 한국인이 별로 없고, 한국어를 할 수 있는 학생은 더욱이 없다. 7년 전에 미국에 이사 온 나는 한국어를 잘하기는커녕 안 쓰는 한국어로 남과 대화하는 능력조차도 날마다 점점 초라해지고 있었다. 집에서도 동생이랑 한국어로 얘기하기를 꺼려했고, 한인 교회에 가지 않은지도 2년이 넘었었다. 토요일마다 가서 봉사활동을 하는 한국학교와 부모님과 대화하는 게 전부였다.
그러던 어느 날 한국어 Subject Test (구 SAT II)를 보게 되었다. SAT 한국어 시험은 내가 지원하고 싶은 대학교의 카운슬러가 SAT Subject Test를 보기 시작하라고, 최대한 많이 보는 게 좋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일단 등록을 먼저하고 공부는 거의 복습에 가까우니 천천히 하려고 했다. 하지만 공부를 막상 하려고 책을 폈더니 그 책에는 겨우 모의고사 시험이 하나밖에 없었다. 갑자기 공부하기가 생각보다 어려워졌고 일상생활에도 자주 쓰지 않는 한국어를 자습할 생각을 하니 아찔했다.
하지만 그 예상 문제 시험을 보고나니 별로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시험에 나온 문제들은 대부분이 한국어의 문법에 대한 문제였다. 문법을 중요시 여기는 라틴어를 학교에서 들었기 때문에 문법은 쉽게 복습할 수 있었다. 라틴수업처럼 곡용 표를 만들고, 은, 는, 이, 가 등을 주격, 소유격, 여격, 목적격, 탈격 등 옆에 써서 정리해봤다. 시험에서 어려운 단어들은 어렸을 때 공부했었던 책을 훑어보며 공부를 했다.
문제는 시험의 첫 부분, 듣기였다. 듣기 부분에서는 로봇같이 대화하는 한 남자와 사투리로 얘기하는 한 여자의 회화를 듣고 이해하고 문제를 풀어야 했다. 원래는 누군가가 말을 너무 빨리하거나 어설프게 하면 다시 또박또박하게 해달라고 하는데 시험에서는 그럴 수가 없으니 어렵게 느껴진 것 같다.
하지만 작년 11월 막상 시험을 볼 때는 내년에 또 다시 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긴장하지 않고 봤다. 그것 때문이었는지 듣기도 굉장히 쉽게 느껴졌고, 문제도 차근차근 큰 어려움 없이 풀 수 있었다. 그래서 그날 생각보다 쉽게 800점을 맞을 수 있었다.
대학에 지원할 때 SAT 한국어 800점은 도움이 꽤 될 수 있을 것 같다. SAT 한국어 시험 만점은 내가 한국어를 이해하고 한국어로 말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덕분에 한국어에 대한 관심도 더 생기고 한국어를 잘 쓸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긴 것 같다. 나처럼 다른 한국인 학생들도 SAT 한국어 시험을 많이 보길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