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위원장 한때 쫓겨나...경찰 철수, 양측 고성
▶ ‘불편한 동거’ 이달말 법원 판결까지 계속 전망
뉴욕한인회관 회장실에 재진입한 김석주(왼쪽) 위원장과 민승기 회장이 서로 굳은 표정으로 나란히 앉아 있다.
정상위, 11~13일 후보등록 교부 26일 선거 방침
뉴욕한인회관의 한 지붕 아래 두 명의 수장이 ‘내가 적법한 회장’이라면서 함께 업무를 보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다.
뉴욕한인회 정상화위원회(이하 정상위)가 지난 7일 닫혀 있던 한인회관의 자물쇠를 강제로 열고 뉴욕한인회 사무실에 진입한<본보 4월8일자 A1면> 가운데 민승기 회장측이 8일 오전 한인회관에 출근하면서 김석주 정상위 위원장과 정면 충돌하게 된 것이다.
민 회장측이 “정상위 관계자들이 불법 침입해 무단 점거하고 있다”며 경찰에 신고, 김 위원장 등이 잠시 쫓겨나는 소동도 벌어졌으나 경찰이 뒤늦게 퇴거조치를 번복하면서 양측이 나란히 앉아 회의를 주재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됐다.
김 위원장측과 민 회장측은 경찰이 돌아간 후 한동안 고성이 오가며 논쟁을 벌였으나, 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뉴욕한인회 사무실에서 불편한 동거를 지속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이날 소동은 오전 10시께 민 회장측이 경찰이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뉴욕한인회관 6층 사무국에 출동한 경찰은 김 위원장과 이경로 전 뉴욕한인회장 등 정상위 관계자 5명을 무단침입 등의 이유로 쫓아냈다. 이 과정에서 민 회장이 영어로 ‘Get out xxxxing building’이라고 F자가 들어가는 욕설을 하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측은 20분 만에 회관에 다시 들어왔으며 경찰은 "양쪽의 주장이 모두 다르니 양측이 타협해 해결하든가, 양측 대표자와 경찰이 삼자 미팅을 갖자"고 제안하고 현장을 떠났다.
경찰이 회관을 떠나자 양측은 다시 한번 서로 적법성을 주장하며 당장 나가줄 것을 요구했고 고성이 오가며 극심하게 대립했다.
1시간이 넘는 회의를 통해서도 결론이 나지 않자 민 회장과 김석주 위원장은 당분간 상호 물리적인 행사없이 사무실을 공동 사용하기로 합의했다.특정 날짜를 못 박지 않고 당분간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큰 변화가 없는 한 법원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달말까지 불편한 동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상위는 민 회장측과 합의 후 이날 오후 5시부터 회관 강당에서 34대 뉴욕한인회장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 회의를 열고 선거일정 등을 논의했다.
선관위는 오는 11~13일 입후보 등록서류를 교부 후, 18~19일 후보등록을 마감하고 25일 후보자 토론회를 거쳐 26일 선거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세부적인 선거일정은 9일 최종확정해 10일 공고하겠다고 밝혔다.
또 후보등록비는 6~7만 달러 사이로 결정할 계획이며 선관위원장은 전직회장 중 한 명이 맡기로 했다. 이어 선관위는 하세종 전 롱아일랜드한인회장을 위원으로 추가 임명했으며, 이해남 미동부해병대전우회장은 위원에서 사퇴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회장 측 장준영 정책부회장은 "선거위원들 대다수가 김민선 후보 캠프에 속했던 인물들"이라며 "이게 과연 정당한 선거를 치르기 위한 선관위라고 볼 수 있냐"며 비난했다.
민 회장도 "오는 4월 말이면 법원에서 판결을 내릴 텐데 그 사이를 못 참고 우르르 몰려와 열쇠를 부수고 무단 침입하는 등 이 난리를 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법원 판결에서 지면 누가 뭐래도 내가 스스로 나갈 것이다. 왜 한인사회 분란만 일으키느냐"고 힐난했다.
한편 이날 민회장측과 정상위는 총회를 재소집해 민 회장의 탄핵 결정에 대한 찬반 투표를 재실시하자는 의견을 교환하기도 해 이번 사태를 해결할 방안이 도출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조진우 기자> a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