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나타내는 학생들이 증가하고 있다. ADHD는 주의력 결핍, 충동성, 과잉행동과 같은 몇 가지의 주요 증상들이 수반되는데 세계적으로 약 5~8%의 소아청소년이 앓을 정도로 흔하다. 남아가 여아에 비해 3배 이상 많고 주의력 결핍이지만 과잉행동 장애가 동시에 나타나거나 둘 중 한 가지만 있을 수 있다.
주의력 결핍 증상으로는 오래 집중하기 힘들어하고 외부 자극에 쉽게 산만해지며 한 가지 일을 끝까지 수행하기 어렵다. 과잉행동 증상으로는 손발을 계속 꼼지락거리거나 차분히 앉아 있는 것을 괴로워하며 인내심이 부족해 자신의 차례를 못 기다려 다른 사람의 활동을 방해하고 간섭하며 상황에 맞지 않는 말을 불쑥 꺼내기도 한다.
충동적으로 화를 내고 친구를 때리거나 위험한 행동을 서슴없이 하고 TV나 비디오게임에 지나치게 흥미를 보이기도 한다.
ADHD 증상은 아동기에 확인이 잘 되는 것일 뿐 상당히 많은 경우 이 증상이 성인기 이후로 평생 동안 지속되는 경향이 있으며 이로 인한 다른 정신병리나 행동장애로 연결되는 경우도 많다.
‘한국형 성인 ADHD 척도’에서 ADHD를 측정하기 위한 자기 보고식 설문들 중 일부를 통해 ADHD의 측면을 살펴보면 첫째, 일할 때 세부사항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거나 부주의한 실수를 한다, 둘째, 일이나 여가활동을 할 때 지속적으로 주의 집중하는 것이 어렵다. 셋째, 쉽게 산만해 진다. 넷째, 다른 사람들을 방해하거나 참견을 한다. 다섯째,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 자리를 뜨고 돌아다닌다 등의 항목들이 있다.
앞에서와 같은 질문들 모두에 ‘거의 그렇지 않다’라고 답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질문들에 ‘매우 자주 그렇다’라고 일관적으로 대답을 해야 한다면 ADHD라는 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다.
ADHD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유전, 신경전달 물질의 결핍, 전두엽 기능 저하 등으로 본다. 이는 전두엽이 고차적인 인지기능이 발현되는 두뇌영역으로 사람의 인지능력과 주의력, 집중력, 충동 억제능력, 사회성 등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ADHD의 치료를 위해서는 다양한 약물들이 사용된다. 이견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약물들은 증상의 완전한 치료를 보장한다기보다는 치료에 있어서 병행되어야 하는 요건으로 다른 요인들이 동반 충족되어야 한다.
약물을 통해 뇌의 각성 능력이나 집중력 있는 활동이 향상이 되지만 실제로 뇌의 활동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지 않게 되면 투약이 중단된 후 증상이 재발하는 경우들이 자주 발견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병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고 아동의 치료를 도와줄 수 있는 부모 교육, 아동의 충동성을 줄여주고 자기조절 능력을 향상시키는 인지행동 치료, 기초적인 학습능력 향상을 위한 학습치료, 놀이치료, 사회성 그룹치료 등 다양한 치료가 필요에 맞게 함께 병행되는 것이 좋다.
한의학에서는 무엇보다 열(熱)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본다. 특히, 아동기 때는 원래부터 양기가 충만하여 열이 많은 신체를 가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쉽게 흥분하며 충동적으로 행동하기 쉬운 생리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행동양식을 보이는 원인은 바로 열에 의한 것으로 열 체질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어떤 방법으로도 만족할 만한 치료를 할 수 없다.
치료 때에는 기본적으로 땀으로 열을 발산하는 규칙적인 운동이 그 어떤 치료보다 즉각적이고 효과적이다. 또한, 오장육부에 내재되어 있는 열을 풀어내는 것이 치료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열을 푸는데 있어 사람마다 열의 소재나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획일적인 처방을 할 수 없는데 간에 열이 많으면 간기능 강화 및 해열작용의 효능이 있는 시호를 주성분으로 하는 시호탕(柴胡湯), 청간탕(淸肝湯) 계열, 심장에 열이 많으면 해열작용, 혈압강하 작용이 있으며 진정작용을 하는 깽깽이풀이라고 불리는 황련을 주약으로 하는 사심탕(瀉心湯) 계열, 위장에 열이 많으면 해열, 진정 및 진경작용을 하는 석고를 주약으로 하는 백호탕(白虎湯) 계열, 허열(虛熱)에는 간기능 강화, 해열작용을 하는 치자 계열의 처방을 하면 어렵지 않게 치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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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섭 / LA 동국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