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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들 가스폭발 불안감 커져

2015-04-0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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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된 파이프 매설된 내 가게도 혹시...

한인들 가스폭발 불안감 커져

한인 상점이 밀집해 있는뉴저지 팰리세이즈팍 브로드 애비뉴 도로변에서 지난달 27일 오후 1시30분께 가스 누출 신고가 들어와 소방국과 경찰이 현장에 긴급 출동했다.

지난 26일 맨하탄 이스트빌리지에서 발생한 가스 폭발로 주상복합건물 3개동이 붕괴되고 2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하자 한인들 사이에도 가스폭발 사고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노후화된 가스 파이프가 곳곳에 많이 매설된 맨하탄 일대에서 사업을 하는 한인들은 더욱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더구나 이번 가스 폭발이 한인이 운영하는 일식집 지하에서 발생하면서, 식당 종업원과 손님의 목숨을 앗아갔다는 사실이 남의 일 같지 않다는 반응이다.


맨하탄에서 델리 사업체를 운영하는 한인 A모(44·여)씨는 “가스 냄새를 한 달에도 몇 번씩 맡게 되는 게 이곳 맨하탄”이라면서 “가스 폭발의 위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A씨는 “예전에는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지만 이젠 신경을 쓰고 먼저 어디서 그 냄새가 나는지 알아보고 신고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인근에서 드라이클리닝 업소를 운영하는 한인 역시 “이스트빌리지 사고가 있은 후부터 지하에서 언제 폭발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며 “쿵 하는 소리만 나도 화들짝 놀라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맨하탄에서 가스 누출 사고는 꽤 자주 있는 일이라고 한인 상인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가스를 많이 쓰는 식당 등의 한인 업소들은 괜한 신고로 자칫 가스를 끊길 수 있다는 현실적인 어려움과 ‘안전’ 사이에서 고민스러운 상황에 맞닥뜨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한인 델리업소 매니저는 “가스 냄새를 신고하면 소방국과 콘 에디슨이 출동하게 돼 있다”면서 “이후 일대 가게를 중심으로 점검을 하고, 혹시라도 가스 누출 증거가 발견되면 일대 건물은 가스 공급이 중단돼 곧바로 영업에 타격을 입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사고를 계기로 뉴욕시는 가스 냄새가 날 경우 제일 먼저 건물을 빠져나온 뒤 곧바로 911에 신고를 해야 한다는 대처법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사업체를 운영하는 업주라면 가게 내에 있는 손님들을 대피시키는 것도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뉴욕시 관계자는 “가스 냄새가 누출된 상황에선 휴대폰은 물론, 아주 작은 전자기기도 폭발의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면서 “공기가 잘 통하는 곳으로 대피부터 해야 한다. ‘누군가 신고를 했겠지’ 하는 마음자세는 대형참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함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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