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은 20세기 전반까지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었다. 그러나 그 이후 발생 및 사망률 추세가 현저하게 감소하여 2011년 자료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네 번째로 많은 암이다. 한국 역시 1970년대 이후부터 감소하는 추세이다.
그러면, 외국으로 이민 간 동포들의 경우는 어떠할까? 결론적으로 미국으로 이민 간 동포의 경우 한국에서 사는 사람보다는 발생률이 낮을 것으로 생각된다. 1973년에서 1977년까지 일본에서 하와이로 이민한 일본인과 하와이에서 자란 일본인 2세, 하와이로 이민한 백인과 하와이에서 자란 백인 2세를 대상으로 위암 발생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면 일본에서 이민한 일본인이 하와이에서 자란 일본인 2세보다 위암 발생률이 약 30%정도 높았다. 반면 하와이에서 자란 백인 2세의 경우 하와이로 이민한 백인에 비해 남자는 2배, 여자의 경우 약 50%정도 위암 발생률이 증가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위암의 발생률과 함께 식생활 조사도 실시하였는데, 위암 발생률이 높은 군에서 소금에 절인 생선의 섭취량이 많았다. 따라서, 위암의 발생에는 인종과 같은 유전적 요인보다는 식생활과 같은 환경적 요인이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위장은 소화관 중 소화가 아직 되지 않은 상태의 음식물이 가장 오래 머물러 있는 장기인 만큼 음식물 중에 포함된 발암관련 물질들이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장기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위암 발생이 많은 나라로 식생활을 비교해 보면 소금기가 많은 음식, 즉 염장식품을 즐겨 먹으며, 반대로 암 발생을 억제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신선한 채소류나 과일 등은 적게 먹는 점이 비슷하다.
같은 민족이라도 미국으로 이민을 간 사람들의 경우 식생활이 바뀌면서 위암 발생이 적어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음식물에 첨가된 감미료, 방부제, 향료, 색소 등에는 질산염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질소화합물이 위내에서 발암물질인 아질산염으로 변화된다. 그런데 음식물을 냉장고에 보관하면 음식물 중에 있는 질산염이 아질산염으로 변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지금까지 위암의 발생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것은 소금, 흡연, 음주 등과 헬리코박터균과 연관된 위염이며,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 비타민 C는 발생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한인 동포 1세의 경우 미국에 살더라도 식생활이 국내 한국인과 비슷하다면 위암 발생률은 한국인과 비슷한 정도로 생각된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첫째, 원인으로 알려진 것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릴 때부터 짠 음식, 자극성이 강한 음식, 불에 탄 음식, 질산염이 많이 포함된 음식은 삼가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 등을 포함한 균형적인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담배의 경우 위암 발생과 뚜렷한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흡연자가 위암에 걸릴 확률이 비흡연자에 비해 1.5~2.5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금연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는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40세 이상의 남녀는 건강검진 때 2년에 한 번 위내시경이나 위장 조영술을 시행하도록 정해져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전체적으로 위암 발생빈도가 낮아 위장장애가 있어도 위내시경 검사를 시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실제 위암 진단을 받고 국내에 들어와서 수술을 받은 동포환자들의 경우, 대다수가 속 쓰림, 소화불량과 같은 위장증세가 있었지만 궤양치료만 하다가 뒤늦게 내시경을 검사를 받고 암이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위절제술을 받았다.
따라서 동포들에게도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를 권하며, 그렇지 못하더라도 소화기 증상이 있을 때는 꼭 내시경 검사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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