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엄청난 폭발음…9.11악몽 떠올랐다”

2015-03-27 (금)
크게 작게

▶ ■ 한인들이 전한 이스트빌리지 사고 순간

“엄청난 폭발음…9.11악몽 떠올랐다”

이날 화재현장에서 열린 기자 브리핑에 뉴욕시소방국(FDNY)의 다니엘 니그로(오른쪽부터) 국장과 함께 참석한 빌 드블라지오 뉴욕 시장이 화재발생 경위와 진압작업 경과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훈 기자>

“엄청난 폭발음…9.11악몽 떠올랐다”

26일 오후 가스 폭발붕괴 사고 현장에서 한인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바닥에 쓰러져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사진출처=뉴욕타임스>

“정신없이 대피하니 화염.연기 치솟아”
한인 식당 몰려있어 영업에 큰 타격

“‘꽝’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건물이 통째로 흔들렸어요. 테러가 또 발생한 줄 알았습니다.”

26일 퇴근 러시아워가 시작되기 직전인 오후 3시경 이스트 빌리지 7가와 2 애비뉴 코너에 위치한 한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발생한 빌딩 폭발·붕괴 사고는 이 지역 주변 한인 상인들을 다시 9.11 테러 사태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며 순식간에 발생했다.


이번 사고가 테러가 아닌 가스누출에 의한 폭발 사고라는 소식을 접한 인근 한인 상인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거세지는 불길을 바라보며 불안감을 쉬이 감추지 못했다.

사고현장에서 불과 두 블록 떨어진 곳에서 ‘SK 델리 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서병수 사장은 "순간 꽝하는 소리에 폭탄이라도 떨어진 줄 알았다"며 "직원들과 함께 바깥으로 뛰어 나가보니 큰 화염과 연기가 길 건너 빌딩에서 치솟고 있었다"며 당시의 긴박한 순간을 전했다.

특히 서 사장은 "가스폭발로 화재가 시작된 곳으로 알려진 ‘스시 팍’은 같은 한인이 운영하는 업소로 평소에도 자주 들르는 곳이라 안타까움과 놀라움이 더 크다"며 "사장뿐만 아니라 4~5명의 한인 직원들이 일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 혹시 다치지는 않았나 걱정된다" 말했다.

’스시 팍’을 운영하는 한인 김모씨는 플러싱에 거주하고 있으며 약 2~3년 전에 현재의 가게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SK 델리 마켓’ 건너편에 위치한 ‘엘리스 드라이 클리너스’의 김 모 매니저 역시 "굉음 소리와 함께 나와 보니 건너편 코너 건물에서 불길이 크게 치솟고 있었고 길거리는 그 광경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행인들로 가득 차 있었다"며 "세탁물 배달 때문에 평소에 자주 드나드는 곳이었는데 하마터면 변을 당할 뻔 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날 화재는 한인식당과 일식집들이 모여 있어 젊은이들로 크게 붐비는 세인트막스 플레이스에서 불과 한 블록 떨어진 곳에서 발생해 한인 상인들의 영업에 큰 타격을 입혔다.

이날 화재가 발생한 7가 2애비뉴 코너를 중심으로 사방 10여 블록의 통행이 전면 차단됐으며, 특히 세인트막스 플레이스 골목에는 소방차와 구급차가 진을 이뤄 대부분의 업소직원들이 일터에 돌아가지 못하는 등 막대한 영업피해와 불편을 겪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천지훈 기자> A2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