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트빌리지 한인업소서 가스 폭발
▶ 1000년 넘은 노후 건물...5층 높이 26가구 거주
26일 오후 소방관들이 맨하탄 이스트빌리지에서 발생한 가스 폭발붕괴 사고 현장을 진압하고 있다. 사진 왼쪽 두 번째가 가스 폭발이 발생한 한인운영 스시 전문점이 입주한 주상복합건물.<사진출처=뉴욕타임스>
한인 등 12명 부상. 3명 위독
25일 오후 맨하탄 이스트빌리지에서 한인이 운영하는 스시가게에서 발생한 가스 폭발사고가 발생해 5층 높이의 주상복합건물 2개동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로 한인을 비롯한 12명이 중경상을 입었으며, 이 중 3명이 위독한 상태로 시간이 갈수록 사상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뉴욕시당국은 일단 가스관 공사 중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테러 징후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쾅’하는 순간 아비규환…사상자 속출
이날 사고는 25일 오후 3시30분께 7스트릿 인근 2애비 선상 주상복합 아파트(121번지 2nd ave) 1층에 위치한 한인 스시 전문점 ‘스시 팍’안에서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순식간에 발생했다.
불은 곧바로 옆 건물로 번진 뒤 123번지 5층짜리 건물로 옮겨붙었으며 얼마 뒤 두 건물은 화염과 연기가 뒤 덮이며 눈깜짝할 사이 무너져 내렸다. 무너진 빌딩들에는 각 2~5층에 아파트가 입주해 있고, 건물 1층에는 한인 스시점과 벨기에계 감자튀김 전문점이 운영돼 왔다.
소방국은 화재신고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진화에 나섰지만 거센 불길은 119번지 건물과 125번지 건물까지 번지면서 엄청난 재산 피해를 냈다. 특히 한인 운영의 일본식 라면집 ‘메이 챈’이 위치한 119번지 주상복합 건물도 붕괴 위험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빌딩도 2~5층은 아파트가 입주해 있으며 1층에는 벨기에 레스토랑, 그로서리 등이 운영하고 있다.
■한인 등 12명 부상, 3명 위독…가스관 공사중 폭발
뉴욕시소방국(FDNY)은 이날 사고 원인에 대해 121번지 건물 1층에 위치한 한인스시 전문점 ‘스시팍’ 식당에서 가스관 공사 중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소방국에 따르면 사고 발생 1시간 전인 오후 2시께 콘에디슨 인부들이 가스 미터기를 설치하기 위한 사전조사를 위해 현장을 방문했었으나 부적합 판정을 내리고 돌아갔다. 이후 스시팍 업소가 고용한 공사 기술자들이 가스관 작업을 하던 중 잘못 건드리면서 가스 누출됐고 폭발로 이어졌을 것이란 게 소방국 당국의 설명이다.
이 사고로 아시안 등 12명이 중경상을 입었으며, 이중 3명은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폭발 소리가 난 후 아파트 입주민들은 신속히 대피해 매몰자 등 더 큰 피해는 막을 수 있었다.
오후 8시 현재 한인 부상자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한인이 운영하는 스시 가게에서 당시 한인 종업원이 일하고 있었던 점과 가스관 공사를 한인 기술자가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한인 부상자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주변 한인상인들의 설명이다.
빌딩국에 따르면 121번지 건물은 지난해 여름 재건축 허가를 받아 플러밍 작업을 완료했으며 이후 8월 실시한 안전검사에서 가스 점검기준을 통과했다.
스시팍은 퀸즈 플러싱에 거주하는 한인 김 모씨가 2~3년 전에 인수해 운영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붕괴된 건물은 1900년에 지어진 115년 된 낙후된 주상복합 건물들로 2개의 상점과 26개 가구가 거주하고 있었다. 당국은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가스 누출의 발생 이유도 아파트가 낡았다는 점을 꼽고 있다.
■파편 연기에 뒤덮인 현장
뉴욕시 당국은 사고가 나자마자 7급 화재경보를 내리고 현장에 250명의 소방관과 10여대의 소방차를 출동시켜 화재 진압과 구조 작업을 펼쳤다. 하지만 강한 불길 때문에 접근에 어려움을 겪으며 진화에 애를 먹었다.
뉴욕시는 화재발생 지역에 소개령을 내리고 주민들을 대피시켰으며 헬기와 무인기까지 동원해 사고 현장을 살폈다. 폭발로 주변 차량과 건물 유리창이 산산조각나 길거리에는 건물 잔해와 유리 조각 등으로 뒤덮히며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특히 사고 발생 지역은 뉴욕대와 한 블록밖에 떨어지지 않은 맨하탄의 대표적인 대학가로 한인학생들이 많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학부모들과 유학생들은 화재피해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했다.<조진우 기자>a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