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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여전히 링거=만병통치약”

2015-03-2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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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YT, 팔.다리 절단한 한인여성 사례 재조명

▶ 스스로 투여도...전문가들 “효능 맹신 위험”

“아시안 여전히 링거=만병통치약”

한인 J씨 사례를 통해 링거의 위험성을 지적한 21일자 뉴욕타임스.

21일 퀸즈 플러싱의 한 중국계 병원. 심한 배탈을 앓은 후 기력회복이 필요했던 한인 A모(65)씨는 이곳에서 75달러를 주고 링거주사를 맞았다. 이날 A씨의 정맥을 통해 주입된 건 포도당. 설탕물을 한 잔 먹는 것과 효과가 별반 다를 게 없음에도 이후 A씨는 몸이 개운해졌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처럼 의학적 지식 없이, 무분별하게 행해지는 한인과 중국계 커뮤니티의 ‘링거투약’에 뉴욕타임스(NYT)가 21일 경종을 울리는 한 한인여성의 피해사례를 집중 조명했다.

뉴욕타임스에 등장한 사연의 주인공은 지난 2014년 1월까지 뉴욕퀸즈병원에 입원해 있던 한인 J모(62)씨로, J씨는 지난 2013년 2월 플러싱의 한 병원에서 링거투약을 받던 중 쓰러진 뒤 ‘패혈증’ 증세로 왼쪽 엄지손가락을 제외한, 양팔과 다리를 모두 절단하는 수술을 받은 인물이다. 당시 본보가 J씨의 사례를 최초 보도<본보 2013년 8월20일자 A3면>한 후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주류 언론이 집중 조명을 하면서 뉴욕일원에 ‘링거투약’에 대한 위험성이 대두되기도 했다.


약 1년 반 만에 다시 뉴욕타임스에 모습을 드러낸 J씨는 현재 가족들과 서울에 머물며 재활치료를 받고 있었다. 얼마 전에는 의족을 끼고 2년여 만에 처음으로 ‘걷기’에 성공하기도 했다면서 팔과 다리가 없는 삶이 어느 정도 익숙해져 침대에 오르고, 가족과 함께 샤핑을 다니거나, 심지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일마저 익숙해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에 전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J씨의 팔·다리 괴사 이후에도 아시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링거투약은 여전히 횡행하는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스포츠 음료와 다를 바 없는 링거가 일부 아시안들에겐 감기나 고열, 배탈 등에 만병통치약으로 통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J씨 역시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링거의 위험성은 동의하면서도 피로회복에 있어 링거에 효능이 있다는 점을 잘못 인식하고 있었다.

의학전문가들은 링거를 통한 ‘정맥주사’가 2차 감염 위험이 있기 때문에 중병이 아닌 이상 처방돼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대형병원이 아닌 개인병원 등에서 이용되는 행위, 일반 약국에서 판매되는 행태는 없어져야 근절돼야 한다고도 지적한다. 특히 한인들이 맞는 ‘포도당’의 경우 피로회복이나 감기와 같은 작은 질병에 실제로 아무런 효과가 없기 때문에 당장 의사들의 ‘비양심적인 투약행위’가 중단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아직까지 일부 한인들은 링거를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간호사들이 직접 한인들의 집을 찾아다니면서 링거를 놔 주거나, 심지어는 개인이 약국에서 구매한 링거와 바늘을 이용해 투약을 하는 일이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 뉴욕주 의료법은 개인 가정집을 포함한 의료시설이 아닌 곳에서의 링거 투약 행위는 물론 의료전문인이 아닌 일반인의 수액 투약을 금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약국의 포도당 수액 취급 역시 엄격히 규제돼 판매 자체가 불가능하다. 또한 의사의 판단에 따라서 링거 처방을 한다고 해도 치료목적이 아닌, 단순한 피로회복 차원이라면 윤리적 논란을 불러 올 수 있다는 게 의료 전문인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수 년 전 은퇴한 한인 B모 의학박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링거의 효능을 맹신하는 환자들이 많이 있지만, 의사는 이에 대한 과장성과 허구성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면서 “당장 현금이 된다고 환자를 제대로 보지도 않은 채 정맥주사를 놓는 일은 의사의 양심을 파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커뮤니티 차원에서 링거의 진실을 제대로 알리는 운동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김소영 기자> 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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