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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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여성 금연 도와드려요”

2015-03-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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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형 금연 프로그램’ 진행 김 선 교수

"여성 흡연을 금기시 여기는 한국문화가 흡연 여성들을 움츠리게 하며 오히려 금연 의지까지 꺾는 경향이 있습니다. 바로 한인 여성 흡연자들에게 가족들의 협력이 절대적인 이유입니다."

보스턴 소재 매사추세츠 주립대학교 간호학과의 김선(사진) 교수는 국립건강연구소 산하 약물남용 연구위원회 여성분과회로부터 ‘한국형 금연 프로그램’ 연구 지원금을 받아 지난해 11월부터 한인 여성 들을 대상으로 금연 프로그램을 시행해 오고 있다.

미전역의 한인 흡연 여성 5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현재 금연 프로그램 참가자는 절반에 못 미친 24명. 한인 여성들의 적극적인 참가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 교수는 "한인사회의 보수적인 문화 탓에 흡연 여성들이 자꾸만 안으로 숨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패쇄적인 공간에서 주로 혼자 흡연을 즐기다 보니 정작 당사자들이 담배의 심각성도, 금연의 필요성도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니코틴’을 빨리 분해하는 여성 호르몬 ‘에스토로젠’ 탓에 여성은 생리학적으로 남성에 비해 흡연에 대한 갈증을 보다 심하게 느낀다"며 "이 같은 요소들이 여성들의 금연을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한인 흡연여성들에겐 김 교수가 그동안 실시해온 ‘한국형 금연 프로그램’이 더욱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금연 패치를 나눠주며 간단한 기본 상담을 병행해오던 기존의 금연 프로그램과 달리 가족 구성원들과 밀착해 해당 흡연자의 금연에 함께 동조하도록 하고 흡연 폐해 실례를 들어가며 적극적으로 알리는 방법을 사용한다. 실제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실시해온 금연 프로그램에서 김 교수가 고안한 한국형 프로그램에 참가한 여성 9명 가운데 6명이 1년간 금연에 성공한 반면 일반 프로그램 참가자 9명은 단 한명도 금연에 성공하지 못했다.

김 교수는 "남성 흡연자의 배우자가 담배를 피우는 확률이 불과 10%에 불과한 반면 여성 흡연자의 배우자가 담배를 피우는 확률은 무려 80%에 달한다"며 "다시 말해 여성 흡연자가 금연하려면 남성 배우자 및 가족의 금연도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한인 여성들이 자신의 흡연 사실을 대외적으로 알리기를 꺼려 이번 연구는 ‘전화상담’과 ‘화상채팅’ 상담 그룹으로 각각 나눠 진행하는 만큼 거주 지역에 관계없이 보다 편안하고 독립적인 분위기에서 진행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3개월 기간으로 실시되는 이번 금연 프로그램 참가자들에게는 150달러 상당의 금연패치 8주치가 무료로 제공되며 소정의 사례비로 4회에 걸쳐 총 140달러 상당의 현금카드도 지급된다.

김 교수는 "담배를 끊지 못해 고민하는 미전역 한인 여성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참여 문의: 201-388-2656 ▲www. kimstopsmoking.com
<천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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