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흙탕 싸움으로 번진 뉴욕한인회장 선거
▶ 이사회비 조작 사실땐 선거 원천무효
제33대 후반기 임원 명단에 각각 초록색과 노란색으로 구분돼 일부만 표시된 이사회비 금액과 이사회비 납부여부(왼쪽 사진)가 조성환 사무총장이 원격 수정한 뒤 전체로 표시(오른쪽 사진) 돼 있다.
뉴욕한인회 이사회비 납부 여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담긴 전화 녹취록에 이어 동영상까지 공개되면서 뉴욕한인회 측과 역대회장단측이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치열한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번 이사회비 납부 조작의혹 논란은 자칫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선거가 무산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사회비 조작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현재 선관위 구성을 인준했던 이사회의 의결 정족수가 충족되지 않았다는 것이 증명되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로까지 비화된 이사회비 납부조작 의혹과 관련된 일련의 사건을 시간대별로 재구성해본다.
■2월26일 정오=뉴욕한인회 역대회장단협의회는 이날 뉴욕한인회 사무국을 직접 찾아가 제출받은 이사회비 납부 명단을 처음 공개하며 “뉴욕한인회 이사자격 유지자는 23명에 불과해 30명 이상의 출석을 명시하고 있는 회칙에 따라 선관위를 승인한 이사회의 성원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발표했다.
■2월27일 오전 8시45분=역대회장단에 따르면 뉴욕한인회 사무국의 장진아 과장은 전날 조성환 전 사무총장으로부터 이사회비 명단과 관련된 대화를 나눈 뒤 불안감을 느끼고 이날 오전 사표를 제출하기 위해 평소보다 이른 시간 한인회 사무실을 찾았다. 장 전 과장은 아무도 없는 사무실내 컴퓨터 화면에 임원 명단 파일이 열려 있고, 파일 일부가 삭제되고 고쳐지는 모습을 목격하고 핸드폰으로 촬영했다.
컴퓨터를 외부에서 작동한 사람은 당시 뉴욕한인회 사무총장직을 사임하고 민승기 후보 선대본부에서 활동 중이었던 조성환 간사로 밝혀졌다.
동영상에는 컴퓨터 화면에 떠 있는 ‘제33대 후반기 임원 명단’ 자료가 입력돼 있는 엑셀 파일이 컴퓨터 원격 접속 프로그램인 ‘팀뷰어’를 통해 원격 조정되며 처음에는 일부만 표시돼있던 이사회비 금액과 입금 확인란이 전체로 표시되는 과정이 담겨 있다.
■2월27일 오전 10시6분=조성환 사무총장은 장진아 전 과장과 통화에서 “(이사들이) 그냥 돈을 다 냈다고 생각해. 그건 따지지마. 다 이사야”라고 말하며 이사회비를 납부한 것처럼 지시하는 듯 말 장 과장이 “그런데 그게 돈을 다 낸게 아니잖아요. 거짓말 하라는 건가요”라며 반박하고 있다.
조 사무총장은 “지난 6월 민 회장님께 ‘60일 안에 회비를 받지 않으면 이사들이 자동 탈락된다’고 언급하자 회장님께서 ‘후반기에는 이사를 해주는 것 만해도 고마운 일이다. 안하겠다는 사람 빼고 이사시키는데 그분들이 돈 안내면 내가 다 내겠다”고 말했다.
■2월27일 오후 4시58분=뉴욕한인회는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1월26일 임시이사회에 참석한 이사 22명과 위임장을 제출한 이사 10명이 모두 회비를 납부했다고 밝혔다.
■2월28일 오전=장 전 과장은 역대회장단협의회와 유창헌 이사장에게 자신이 촬영한 컴퓨터 외부 원격조정 동영상을 보내고 사퇴했다.<조진우 기자> A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