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12학년 졸업 때까진 ‘조건부 합격’ 명심을

2015-03-02 (월)
크게 작게

▶ 2~3곳 합격 땐 10년 후 내다보고 결정해야

▶ 들뜬 마음에 놀자 분위기 휩쓸리면 성적 저조 등으로 합격 취소될 수도

12학년 졸업 때까진 ‘조건부 합격’ 명심을

이번 가을학기에 조기전형 합격으로 하버드대에 입학하는 마르셀라 박(오른쪽 하버드-웨스트레익 고교)양이 어머니 크리스티나 박씨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12학년 졸업 때까진 ‘조건부 합격’ 명심을

명문대 입학도 중요하지만 결국 졸업 후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대학 선택 때 자신에게 맞는 실속 있는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 프린스턴 대학 졸업식에서 학생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대입 합격자 발표시즌 주의사항]


사람이 평생을 살면서 가장 기쁜 순간이 언제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학입학 허가서를 받아 든 그 순간을 가장 기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회상할 것이다. 이에 대한 통계가 따로 나와 있지는 않지만 진학하고자 하는 대학의 입학이 결정된 날이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기억에 남는 날 중의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반면 자신이 그렇게 진학하고 싶었던 대학이었는데 불합격 통지를 받았을 때 그처럼 좌절되면서 낙담스러운 일도 없을 것이다.


3월은 그런 의미에서 12학년 학생들에게는 희비가 엇갈리는 달이다. 지원했던 대학에서 합격 통보가 날아오면 다행이지만 그 반대로 불합격 통보를 받게 되면 아무래도 좌절하고 낙망하기 쉽다. 조기 지원한 학생들 가운데 일부는 이미 자신이 진학할 대학을 결정했겠지만 정시로 대학에 지원한 12학년생들은 대학들로부터 곧 합격여부 통보를 받게 된다.


학생들이 꼭 알아야 할 것은 합격 통보를 받더라도 가을에 캠퍼스 입학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12학년 2학기 때 성적이 떨어진 이유로 대학들이 합격을 취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렵게 이룬 드림스쿨 합격이 취소되는 것은 학생, 학부모들에게는 청천병력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대학에 입학하는 그 순간까지 방심해서는 안 된다. 대입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긴장해 있을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을 위한 최종 대입 전략을 알아본다.

■ 졸업하는 날까지 성적관리에 최선을 다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졸업식 날까지 최선을 다해 11학년까지 얻어낸 우수한 학업성적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다. ‘12학년 병’에 걸려 학업을 게을리하고 친구들과 놀자 분위기에 휩쓸리면 공든 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

대학들이 합격을 취소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성적이다. 일부 학생들은 대학 입학원서 제출을 마무리한 뒤 긴장이 풀어져 12학년 성적관리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행동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요즘은 UC의 대학 입학요강도 많이 강화되어 12학년 2학기 성적보고서도 본 다음에 최종적으로 합격여부를 결정한다. 지금 받는 통보는 어디까지나 ‘조건부’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대학들이 합격을 취소한 이유는 12학년 때 학업성적 저조, 규율문제, 입학원서 내용 허위 기재 등이다.


따라서 현재 AP 과목들을 택하고 있을 경우 오는 5월에 있을 AP 시험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지금까지 해온 과외활동도 열심히 하도록 한다. 보통 12학년 2학기에 접어들고 대입 합격소식이 들려오면 정신이 해이해져 AP 과목을 수강하고도 시험엔 정작 응시하지 않는 경우가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AP에서 4점 이상의 좋은 점수를 받아 대학 크레딧도 면제 받는다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잇을 것이다.


■ 선택의 문제는 정말 중요하다

하나의 대학에서만 입학 허가서가 오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 3~4개의 대학을 놓고 결정하게 된다. 합격의 기쁨도 잠시 이젠 선택하고 결정하는 문제가 남는다. 이렇게 생각하면 이게 좋은 것 같고 저렇게 생각하면 저게 좋은 것 같기도 할 것이다. 이때쯤이면 갈 대학을 결정하지 못해 고민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많다. 차라리 조기전형으로 그 대학에만 가야 하는 경우가 더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

이럴 때의 판단기준은 당장을 보지 말고 멀리 보라는 것이다. 지금 내린 판단이 과연 10년, 20년 후 나의 인생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분명하게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명문대학이라는 학벌위주의 선택을 할지 아니면 그보다 수준이 낮을지라도 4년 장학금을 받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면서도 실속 있는 선택을 할지 생각해 볼 일이다. 또한 가주에서 학교를 다닐지 동부에 있는 학교로 갈지도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신중에 신중을 기하되 너무 많은 요소를 놓고 생각하면 결정하기 힘들 때가 있다. 웬만하면 결정할 수 있는 기준을 단순화시켜 놓고 비교 분석해서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혼자서 결정하기 힘들 때는 부모의 조언도 들어보고 또한 교사 혹은 카운슬러 등의 의견도 참조한다.

그러나 “친구 따라 강남간다”는 식으로 친한 친구가 가는 대학으로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단 그 학교가 자신이 생각하기에 ‘친구’라는 요소를 떠나서 가장 바람직한 학교라는 최종적인 판단을 내린 경우에는 상관없다.

일반적으로 대학들은 5월1일까지 학생들이 등록의사(SIR)를 표시하길 요구한다. SIR 표시와 함께 일정액의 디파짓도 대학에 보내야 한다.


■ 재정보조를 점검한다

요즘은 대학 입학에 가장 중요한 변수가 바로 재정보조이다.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비록 합격했다 할지라도 재정보조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면 심각하게 고민할 문제이다. 요즘은 대부분의 사립대학이 비싼 경우에는 연 학비가 6만달러를 초과하는 경우도 있다. 웬만한 중산층 가정이면 참으로 버거울 수밖에 없다. 과연 이 대학이 아니면 안 되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재정상황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대학에 지원하기 전부터 사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학자금을 많이 지원하는 대학을 노려 집중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이미 입학 허가서를 받고 나서 상황을 변동시키기에는 너무 늦을 때가 많다. 정말 가고 싶은 대학이라면 사전에 재정적인 보조를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조처를 취할 필요가 있다. 부모의 세금보고도 미리미리 점검해서 2~3년 전부터 대비해야 한다.

미국은 학벌 때문에 사회활동의 지장을 초래하는 나라는 아니다. 물론 US 뉴스월드&리포트 등 언론과 기관에서 매해 명문대 순위를 나름대로 기준에 맞춰 발표하지만 이것은 단지 참고사항일뿐 명문 사립대나 공립대를 나왔다고 해서 사회적인 출세가 보장되진 않는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실력이다.

따라서 부모의 경제적 형편이 여유가 있지 않는 한 가능하면 재정보조가 후한 대학을 선택하는 편이 현명하다. 장학금을 준다면 더 말할 나위 없다. 또한 학부만 졸업해도 되는 전공인지 대학원까지 입학해야 하는 전공인지에 따라 재정보조를 심각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어쨌든 대학 측에서 보내오는 재정보조나 장학금의 내용이 들어 있는 재정보조 통지서를 꼼꼼히 읽어본다. 일단 재정보조 내용에 만족하면 이 편지를 사인해 보낸다.

또한 캠퍼스 기숙사 신청서 등도 보내야 할 경우 서두르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신입생들은 기숙사에서 지내는 것을 원하는데 보통 대학들은 입학 정원보다 기숙사 자리가 다소 부족한 경우가 많다.


■ 더블 디파짓을 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여러 대학에서 합격했을 경우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을 하게 마련이다. 정말 어느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것인지 충분히 고려하는 것까지 좋지만 진학할 대학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2개 이상의 대학에 디파짓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더블 디파짓을 할 경우 해당 대학 대기자 명단에 올라 있는 지원자 중 합격할 가능성이 있는 학생의 앞길을 막아버리는 것으로 간주돼 대학으로부터 합격을 취소당할 수도 있다.


■ 소셜네트웍 사이트의 부적절한 정보를 삭제한다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친구들만 볼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대학 입학 사정관들도 들여다볼 수 있다. 친구들과 술을 마신다거나 부적절한 사진을 사이트에 올려놓을 경우 이를 보는 대학 관계자가 어떤 생각을 할지 뻔하다. 평소에 부적절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며 자신이 대학 입학 사정관의 입장에서 본다면 판단하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 재기를 노린다

만약에 원하는 드림 대학에 합격하지 못했을 경우 편입을 노리는 것도 괜찮다. 편입을 위해 신입생 때 학과공부를 더욱 더 열심히 할 것이고 또한 목표 의식이 뚜렷해지면 시간을 절약해서 쓸 것이기 때문이다.

학부에서 편입에 실패했다 할지라도 명문 대학원을 목표로 공부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사실 요즘은 대학원에 많이 진학하는 추세이다. 경쟁이 좀 덜한 대학에서 좋은 학점을 이수한 후 명문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이 경쟁이 심한 대학에서 학점을 제대로 받지 못해 명문 대학원 진학에 실패하는 것보다 나을 지도 모른다.


■ 수시전형을 마지막 기회로 활용한다

수시전형(rolling admission)은 쉽게 말해 입학원서 마감시한을 정해 놓지 않고 계속해서 원서를 접수하고 검토해서 지원자들에게 합격 여부를 알려주는 제도를 말한다. 이들 대학은 보통 입학정원이 찰 때까지 원서를 접수한다. 따라서 어떤 대학으로부터 퇴짜를 맞더라도 다른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 정시 지원한 대학에 불합격하더라도 수시전형 대학에 원서를 넣을 수 있다. 일부 대학들은 가을학기 시작 직전까지 원서를 접수하기 때문이다.

한 남학생은 명문 사립대로부터 입학허가서를 받았다. 그렇지만 흡족한 수준의 재정보조를 받진 못했다. 100% 장학금 보조를 기대했는데 50%밖에 나오질 않았다. 의대 진학을 염두에 두었던 이 학생은 학부보다는 대학원에서 승부를 걸기로 했다. 따라서 수시전형을 하고 있는 대학에 접촉한 결과 4년 전액 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마지막 순간 원래 가려고 했던 대학보다 차선책으로 전액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학교를 선택해 경제적인 부담을 한결 덜 수 있게 되었다.

지금 졸업반인 이 학생은 의대 진학을 준비 중이며 자신이 내린 선택에 대해 만족해 하고 있다. 물론 당시는 매우 실망스러울 수도 있었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오히려 실속 있는 선택을 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전문가 조언]

“여름방학 이용 작문실력 키워라”

"리포트 감당 못하면 대학생활 망칠 수도"


대학 합격소식을 듣고 그동안의 긴장이 모두 풀려 어리석은 행동을 하는 학생들을 많이 보게 된다. 하지만 인생이 대학 합격으로 끝이 나는 것이 아니므로 절대 후회할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입학이 허가된 대학 가운데 최종선택을 하기 전에 각 대학의 프로파일을 검토하여 과연 어느 대학이 졸업 후 취업률이 좋을 것이며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대학인지에 대해서 신중하게 검토 후 결정해야 한다. 물론 남은 학기를 끝까지 잘 마무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사항은 고등학교 졸업 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여름방학이다. 돌아오는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아르바이트 경험, 선교 경험, 여행 등 계획을 세울 것이다.

하지만 꼭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앞으로 대학에서 수없이 많은 리포트를 작성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고 작문 실력이 부족한 학생들은 하루빨리 작문 실력을 쌓아 놓아야 한다.

글을 잘 쓰는 것도 중요하고 빨리 써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매년 대학에 합격하는 학생들을 보면 작문 실력이 부족하여 대학생활을 힘들게 하는 경우를 본다. 글을 쓰는 속도가 느린 경우에는 대학 숙제가 금세 산더미처럼 쌓이게 되고 이를 감당하지 못해 포기하는 사례들도 있다.

대학 교수들이 가장 염려하는 것이 바로 리포트 작성이다. 이 차이는 10배에서 100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 한다. 따라서 대학 새내기가 되기 전에 다양한 주제로 그리고 다양한 포맷으로 글 쓰는 능력을 배가시켜 두어야 한다.

<지나 김 / 시니어 디렉터-어드미션 매스터즈> www.TheAdmissionMasters.com, (855)466-2783


<박흥률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