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종교인 칼럼] 우남수 목사 ㅣ 되살아난 새해 결단

2015-02-11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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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도 새해를 맞이하며 새해 일기장의 첫 장을 메우며 새해 결단이나 계획(New Year’s Resolution), 목표를 빼곡하게 채우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그것을 그만두게 된 계기는 30대에 호주에 유학을 갔던 것이었고, 영어로 말하고 영어만 쓴답시고 일기도 영어로 쓰다가 너무 힘들어 그만 집어치웠던 기억이 난다. 그 후 10여 년 넘게, 영어만 쓰는 세계에서 공부하며 호주 원주민 선교를 하느라 한국말이나 글을 쓰지 않았던 것이 이유가 되었다.

1987년 미국 산 호세 크리스챤 칼리지에서 교편을 잡으며, 한인 목회도 동시에 시작하여 한국어를 다시 쓰면서 이중 언어를 하게 되었지만, 한국어로 일기를 쓰는 습관의 줄을 놓쳤고, 나이 탓이기도 했겠지만 새해를 맞는 설레임이나 새해 계획, 꿈 같은 말이 새해 벽두에도 생각나지 않을 지경이 되어 버렸다. 신년 초하루가 작년 12월 마지막 날과 별다름이 없고, 내일도 오늘의 연장선처럼 떠밀리듯 별다른 느낌이나 감흥이 없이 새해를 맞곤 했다.

누군가가 50대에서 90대(죽을 때로 가정)까지 일상화 평준화 되는 과정을 농담식으로 적은 것을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나의 변화되는 그런 습관도 같은 맥락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자위했다. “50대 미운 자나 고운 자나 같다. 60대 배운 자나 못 배운 자나 같다.


70대 가진 자나 못 가진 자나 같다. 80대 아침이나 저녁이나 같다. 90대 집에 있으나 산에 누워 있으나 같다.” 여기에 말을 덧붙이자면 “50대 이후 새해 결심하나 마나 같다.” 가 될 것이다. 그런데 금년(을미년 2015)들어 나에게 새로운 도전이 있었다.

어느 통계에 보니 미국 사람의 62%가 새해 계획을 세운다는 것이다. 또 새해 결단에 대한 기사들을 읽으며 금연, 금주, 다이어트, 운동 같은 진부한 그래서 작심삼일로 끝내는 것들도 있지만, 평범하면서도 구체적이고 신앙적이어서 꼭 나의 것으로 만들어 지켜야겠다는 것들이 많아 나의 것으로 삼기로 했다. 오늘 하루 고맙게 여기기(“거창한 꿈 꾸지 않아도 된다.

오늘의 하루가 고마울 수 있으면, 그래서 내일 더 고마운 하루를 꿈꿀 수 있으면 된다.”김경집). 성질 덜 내고 용서하기(“폭발적 성격 소유자들의 자제와 용서를 해 주면 자존감, 의지력이 높아지고 몸과 마음과 영혼이 치유된다.”천양곡).

안부 묻기(“때로는 안부를 묻고 산다는 게/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안부를 물어 오는 사람이 어딘가 있다는 게/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게/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사람 속에 묻혀 살면서/사람이 목마른 이 팍팍한 세상에/누군가 나의 안부를 물어준다는 게/얼마나 다행스럽고 가슴 떨리는 일인지 사람에게는 사람만이 유일한 희망이라는 걸/깨우치며 산다는 건 또/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나는 오늘 내가 아는 사람들의 안부를/일일이 묻고 싶다”김시천).

한 번에 한 가지씩, 할 수 있는 만큼 하기와 감사함과 사랑하는 마음 느껴질 때마다 더 자주 표현하기(“멀티 태스크 multi-task의 함정에 빠지는 대신 ‘한번에 한 가지씩’ 몰입의 즐거움을 누리고 ‘할 수 있는 만큼’을 기억하며 기쁨으로 감당할 수 있는 만큼 일하고 할 수 없을 때는 정중히 거절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것과 감사, 사랑의 느낌을 항상 표현하자”모니카 이).

여기에 내가 행복 연구원을 개원하며, 하기로 결심했던 “하루에 열 사람 이상 만나려 애쓰고, 만날 때마다 미소와 친절한 말로 따뜻한 말을 나누고 위로의 마음을 전할 것”을 첨가해서 실천하면 금년이 작년보다 더 행복하고 마음의 풍요로움을 느끼며 살 것 같다.

사람마다 상황과 형편에 따라 새해를 맞는 느낌이나 마음가짐이 다를 것이다. 아픔과 절망 가운데 우울함으로 맞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새해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 가운데 하나는 떠오르는 새해 첫 태양을 바라보며 긍정적 생각의 창문을 통해 새로운 빛이 들어옴을 체험할 수 있는 지혜의 말씀들을 결단의 목록에 구체화시키고 실천하며, 일년 동안 내 삶 속에 습관화시키고 일생 동안 남은 인생의 삶 속에 계속 실천해 나가면 마지막 생을 마감할 때 덜 후회될 것이다.

우리가 집중시켜 실천함으로 어떤 어려움도 이기고 승리할 수 있는 좋은 실천 요강을 바울은 빌립보 교인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내가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 너희 관용을 모든 사람에게 알게 하라 주께서 가까우시니라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오직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빌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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