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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유흥업 여성 오해 “해도 해도 너무하네”

2015-02-0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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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여성 ‘취업비자 소지자’도 툭하면 2차 심사

지난달 오빠의 결혼식 참석차 서울을 다녀온 K모(28) 양은 얼마 전 JFK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다 2차 심사국 사무실까지 끌려가 조사를 받은 후 3시간여 만에야 겨우 입국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뉴저지의 주얼리 업체에서 일하며 취업비자를 취득하고 있던 K양은 “유효한 합법 비자로 입·출국하는데 무슨 이유로 이같은 대우를 하는 것이냐?”며 수차례 따져 물었지만, 세관 직원은 의심스러운 눈빛을 보내며 “가만히 앉아 있으라.”는 말만 되풀이 할 뿐이었다.

K씨는 “공항에서 젊은 한인여성들에 대해 까다롭게 심사한다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이렇게 심할 줄 몰랐다. 무비자도 아니고 엄연히 비자를 갖고 있는데도 위조비자 소지자로 의심을 받고 나니 몹시 불쾌할 뿐이다.”라고 푸념했다.


미국에 입국하는 한국인 여성들 가운데 젊은 여성이나 혼자 여행하는 여성들에 대한 입국 심사가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같은 입국심사 강화는 무비자 프로그램을 통해 입국하는 한국인 여성들에게 집중돼 왔던 기존과 달리 최근에는 K양 처럼 취업비자나 방문비자 등을 소지한 비자 취득자들에게도 구분 없이 무차별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연방이민세관단속국 측은 “무비자이든 비자를 소지하고 있든 관계없이 원칙적으로 방문목적에 의심이 들거나 미국의 안전을 해칠 것으로 판단되는 입국자는 입국 심사관의 재량으로 2차 조사를 하거나 입국을 거부할 수 있다”며 “방문목적과 달리 불법취업 의도가 의심되는 여성들도 이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민세관단속국 측은 2008년 시작된 한미 무비자 프로그램을 악용해 미국에 입국한 뒤 유흥업소에서 일을 하거나 성매매에 연루 됐다가 적발되는 한인여성들이 늘면서 지속적으로 입국 심사를 강화해왔다.

이에 따라 무비자 한국인 여성들 가운데 입국심사 과정에서 방문목적 위반 등의 의심을 사 아예 귀국 조치를 당하거나 장시간 곤욕을 치르는 방문객 케이스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문제는 무비자가 아닌 비자 취득자들에게도 입국심사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최근 이민사기를 통해 비자를 불법 및 위조로 취득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이민당국이 비자취득 여부 상관없이 심사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민법 전문가들은 “비자 소지자는 비자 취득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무비자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에 입국할 경우 관광목적을 입증할 수 있는 체류지 및 왕복 항공권을 제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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