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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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인스펙션/ 눈폭풍(Blizzard)이 남긴 상처

2015-01-3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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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 뉴욕주 공인 홈인스펙터


우리 생활에서 날씨는 가장 중요한 생존조건중의 하나다. 그래서 우리는 온종일 날씨 예보에 귀를 기울이며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하루의 일과가 날씨에 따라 바뀌고 하늘의 기상조건에 따라 그날 그날의 생활방식이 정해지기도 한다.

전국국립기상청(National Weather Service:약칭 NWS)에서 사용하는 날씨예보 시스템을 참고로 알아볼 필요가 있다. 기상청에서는 하늘에 분포되어 있는 구름떼를 기준으로 8등분(예 8분의 1)으로 나누어 아래와 같이 하늘의 상태(Sky Condition)를 예보하고 있다.

청명한 날씨(Clear/Sunny)는 8분의 0으로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의 상태를 말한다. 대체로 화창한 날씨(Mostly Clear or Sunny)는 구름떼가 8분의 1에서 8분의 2정도 퍼져있을 때, 부분적으로 화창한 날씨(Partly Cloudy or Sunny)는 구름떼가 8분의 3에서 8분의 4정도 차지하고 있을 때, 대체로 구름 낀 날씨(Mostly Cloudy or Considerable Cloudiness)는 구름이 8분의 5에서 8분의 7정도 덮여 있을 때, 8분의 8 즉, 파란 하늘이 아예 보이지 않고 구름으로 완전히 덮여 있는 날씨(Cloudy) 등으로 나누어 매일 매일의 날씨를 예보하고 있다.

그렇다면 금번에 미 북동부 5개주를 공포로 몰아넣은 눈 폭풍(Blizzard)의 기준은 어떠한가. 일반인들은 블리자드(이하 눈 폭풍)를 흔히 강추위를 동반하면서 쌓이는 눈의 양으로 알고 있으나 실상은 강풍의 강도를 통해 구분되고 있으며, 시간당 풍속이 최소35마일(mph ; 시속56 km/h))이상으로 3시간이상 지속되는 강풍을 동반한 심각한 폭설(Severe Snowstorm)을 의미한다.
아울러 폭설과 함께 강풍을 동반하고 있어 시계(시야)가 0.5마일(400m)이하로 역시 시계불량이 3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 눈 폭풍으로 간주하고 있다. 진짜 강력한 눈 폭풍은 강풍이 평균시속 45마일 이상이면서 시계가 0 그리고 화씨 10도(섭씨 영하 12도)이하로 지속되는 경우로 해당지역을 완전히 고립시켜 버리는 최악의 상태로 진행하게 된다.


지구 역사상 최악의 눈 폭풍 피해는 1972년 이란에서 일주일 동안 지속된 눈 폭풍과 살인적인 영하의 날씨로 인해 무려 8미터에 가까운 눈이 쌓이며 위스콘신 주 정도의 넓이를 덮어버리는 바람에 무려 4000여명이 사망한 바 있으며 한 마을에서는 마을 주민 전원이 몰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선 1880-1881년에 몰아닥친 눈 폭풍이 미국 역사상 최악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1880년 10월부터 시작된 폭설이 눈 폭풍으로 바뀌어 이듬해 1881년 3월까지 지속되면서 철도를 비롯한 모든 교통망을 막아버리는 바람에 해당지역 주민들이 기근에 허덕이는 사태로 발전했고 쌓인 눈은 2층집의 창문높이 만큼 쌓였다고 알려져 있다. 당시 눈이 녹으면서 모조리 강을 막아 발생한 홍수로 인해 여러 타운이 수몰되거나 씻겨나가는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겨울에도 때 아닌 홍수가 발생하는데 쌓인 눈이 배수로를 막아버리고 눈 녹은 물이 빠져나가지 못해 발생하는 경우가 그렇다. 따라서 가능하면 곧 배수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쌓인 눈을 바로 치워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녹은 물이 미처 배수되기 전에 영하의 날씨에 얼어붙어 봄이 되서야 비로소 물이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일반주택이나 건물의 경우 주변에 높이 쌓인 눈이 녹으면서 지하실이나 문틈으로 스며드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고 있고 특히 2겹(Layers) 이상의 지붕널(Roof Shingles)로 된 지붕의 경우 쌓인 눈의 무게에 견디지 못해 지붕이 내려앉거나 새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그리고 처마에 설치된 홈통(Gutter)위에 쌓인 눈이 미처 녹기도 전에 얼어붙어 역시 무게에 견디지 못한 홈통이 떨어져 나가기도 하고 홈통으로 배수되지 못해 대형 고드름이 생기기도 한다.

폭설로 인해 지붕에 생기는 아이스 댐(Ice Dam)은 종종 지붕 누수현상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스 댐의 직접적인 발생 원인 중의 하나로 실내에서 새어나온 열을 꼽고 있다. 그 이유는 온도의 차이 때문이다. 이는 주로 처마언저리에 아이스 댐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는 동일한 낮 햇볕의 양에도 불구하고 실내의 열이 새어나오는 다락(Attic)에 인접한 지붕과 외부 온도의 영향이 더 많은 처마의 온도차이가 크기 때문으로 분석될 수 있다. 따라서 실내 열누설이 심한 곳일수록 아이스 댐 현상이 심하고 고드름이 많이 생기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아이스 댐은 지붕의 눈이 녹으면서 지상으로 배수되지 않은 채 지붕 처마 위에 혹은 스카이라잇 상단에 얼어붙어 마치 물이 고인 댐의 모양을 하고 있어 지어진 이름으로 영상의 날씨에 고여 있던 얼음이 녹아 고여 있다가 영하의 날씨에 다시 얼어붙는 상황이 반복되는 현상을 말한다.

미국의 대부분의 지붕은 아스팔트 널(Asphalt Shingles)로 건축되어 있는데 아이스댐 현상으로 인해 지붕 위에 고인물이 한장씩 차곡차곡 곁들여 설치한 지붕널 틈새나 혹은 홈통과 인접한 처마틈새를 통해 집안으로 침투하는 누수현상이 발생하게 되고 간혹 방등 실내에 물이 흘러들어 오는 바람에 여름에 많은 비가 올 때 있을 법한 때 아닌 물난리가 겨울에도 발생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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