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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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 장이 부른 기부행렬

2015-01-3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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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을 하버드로 보내자’ 운동에

▶ 뉴요커들 기부금 100만 달러 넘겨

브루클린 흑인 소년을 내세운 사진 한 장이 시민의 기부 본능을 일깨웠다.

지난 29일 CNN방송은 흑인학생 위주인 브루클린의 한 중학교 학생들이 최고 명문 하버드대학을 견학할 수 있도록 지원하자는 운동에 100만 달러 이상의 기부금이 모였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기부 운동을 주도한 이는 뉴욕 시민의 일상을 찍는 사진작가 브랜던 스탠턴(31)이다.

스탠턴은 인터뷰를 통해 뉴욕시민의 소소한 일상을 전하는 블로그 ‘뉴욕 사람들’(Humans of Newyork)을 운영하고 있다. 여느 때처럼 시민들을 취재하며 사진을 찍던 스탠트는 뉴욕에서도 범죄율이 가장 높고 저소득층이 밀집한 브루클린 브라운스빌에서 만난 13세 소년 바이달 채스터넷과의 인터뷰에서 큰 감명을 받았다.


모트 홀 브리지 중학교에 다니는 채스터넷은 스탠턴이 ‘인생에서 가장 영향을 끼친 이가 누구냐’고 묻자 학교 교장 선생님인 나디아 로페스라고 답했다.
스탠턴은 같은 질문을 수많은 사람들에게 했지만 교장선생님이라고 답한 이는 채스터넷이 처음이었다.

이에 스탠턴이 그 이유를 묻자 채스터넷은 “교장 선생님은 우리가 잘못했을 때 우리를 정학시키지 않고 교장실로 따로 불러 이 사회가 어떻게 세워졌는지 등을 자상하게 설명했다”며 “또 우리가 잘못해 학교를 그만둘 때마다 교도소 감방이 하나씩 늘어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번은 우리 모두를 세우더니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너희는 소중하다’고 말씀하셨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행동하는 참 스승을 찾은 스탠턴은 곧장 로페스 교장을 찾아갔다. 지난해 미국 전역에서 촉발된 흑인과 백인의 인종 갈등으로 큰 상처를 받았다던 로페스 교장은 흑인 학생들의 자부심을 키워주는 일에 열성이었다.

로페스 교장은 “비록 지금 저소득 밀집 지역에 살고 있지만 흑인은 오랜 기간 인고의 역사를 견뎌왔으며, 여전히 이를 극복하는 일원이라는 사실과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로페스 교장에게서 영감을 받은 스탠턴은 이 학교 학생들의 성공의 동기를 얻도록 6학년 세 반 학생이 하버드대학에 다녀오게끔 숙식과 교통비를 지원하는 ‘아이들을 하버드로 보내자’라는 운동을 소셜 크라우딩펀드 사이트인 인디고고에서 지난 22일부터 시작했다.

이 운동은 다음 달 5일까지 보름간 10만 달러 모금을 목표로 진행됐으나 시작 45분 만에 목표액을 다 채웠다. 뿐만 아니라 기금 마감 7일을 앞둔 30일 현재 목표의 10배가 넘는 108만 8547달러가 모였다. 모트 홀 브리지 중학교는 네티즌들의 정성으로 마련된 기금으로 학생들의 하버드대학 견학을 계속 추진하고 해마다 장학생을 선발해 학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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