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저지 한인여성 성매매 조직원 오인 수감
▶ 슈나이더검찰총장, 사진공개 기자회견도
평범한 뉴저지 한인여성이 뉴욕주검찰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성매매 및 마약 조직원으로 둔갑돼 일주일 넘게 철창생활을 하는 수모를 겪은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뉴욕 남부연방법원에 26일 제출된 소장에 따르면 뉴저지 릿지필드에서 남편과 함께 8세짜리 아들을 키우며 직장생활을 하던 한인 이모씨에게 악몽이 시작된 건 지난해 2월12일. 이씨는 이날 평소와 다름없이 자신의 직장인 뉴저지 무나키의 뷰티서플라이 업체로 출근을 했다.
하지만 주차장에서 사복을 입은 다수의 뉴저지주 경찰들이 이씨에게 다가와 손에 들고 있던 사진을 대조해 보더니 다짜고짜 이씨의 손목에 수갑을 채우는 것이었다.
영문도 모른 채 연행된 이씨가 이후 알게 된 체포이유는 매우 황당했다. 이씨가 맨하탄을 중심으로 마약파티와 불법성매매를 저질러온 한인 성매매 및 마약 조직의 일원이라는 것이었다.
이씨는 자신이 평범한 여성이라고 수차례 무고함을 호소했지만, 수사당국은 수배명단에 있는 인물과 이씨가 동일하다는 이유로 이씨를 결국 버겐카운티 구치소에 긴급 수감시켰다.
뉴욕주 검찰청은 당시 지난 2012년 뉴저지 러더포드에서 열린 수퍼보울(Super Bowl)을 앞두고 ‘성매매 특별단속’을 실시, 맨하탄 34가에 위치한 일명 ‘990아파트’를 중심으로 활동한 한인 조직원 11명을 체포하고, 7명에 대한 수배령을 내린바 있다.
이 때 수배령이 내려진 인물 중에 이씨와 동명이인이 포함됐었는데, 검찰이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이씨를 수배명단에 올려놓았던 게 사건의 발단이었다.
뉴욕주검찰은 뉴욕시경(NYPD), 뉴저지주 경찰국의 협조를 얻어 11개월간 치밀한 수사를 펼쳤다고 했지만, 엉뚱한 사람을 체포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던 것이다.
심지어 에릭 슈나이더 뉴욕주 검찰청장은 이씨가 체포되기 전, 이씨의 사진이 게재된 범죄조직도까지 만들어 언론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버겐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된 이씨는 곧바로 변호사를 선임해 ▲범죄자 이씨의 전화번호와 자신의 번호가 다른 점과 ▲오랜기간 뷰티서플라이 업체에 근무해 온 사실 ▲범죄를 저질렀다고 소장에 명시된 날짜에 가족여행을 떠난 기록 등을 검찰에 제출했지만, 검찰은 체포 일주일 넘게 실수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게 소장의 주장이다.
결국 이씨는 체포 당한 날로부터 8일 만인 20일 풀려났지만 이때도 여권을 재판부에 제출해야 하는 등 계속해서 범죄자 취급을 받았다. 이씨는 소장에서 당시 사건으로 자신은 물론 아이와 남편 등 가족들이 큰 충격을 받은 만큼 뉴욕주 검찰청과 NYPD, 뉴저지주 경찰국 등이 보상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뉴욕주 검찰청은 30일 본보의 입장표명 요청에 “노 코멘트” 입장을 밝혔다.<함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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