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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굶주림.미국 위탁가정 생활까지’

2015-01-2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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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북자 조셉 김씨 인생스토리

▶ ‘같은 하늘 아래’ 영문판 발간 화제

‘북한 굶주림.미국 위탁가정 생활까지’

북한 탈출 후 미국 정착까지 인생사를 엮어낸 ‘같은 하늘 아래’ 영문책과 주인공 조셉 김씨.

극적으로 북한을 탈출한 후 우여곡절 끝에 뉴욕에 정착해 새로운 삶을 이어가고 있는 한인 조셉 김씨의 눈물겨운 인생 스토리를 다룬 ‘같은 하늘 아래(Under the Same Sky)’가 영문판으로 첫 출간된다.

‘북한의 굶주림에서 미국의 구조까지(From Starvation in North Korea to Salvation in America)’란 부제가 달린 이 책은 올해 6월2일 HMH 출판사를 통해 공식 출간을 앞두고 벌써부터 인터넷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1990년 출생한 올해 25세의 김씨는 90년대 초반 북한을 뒤덮은 극심한 가뭄으로 수백만 명이 아사한 참혹한 시절을 겪으면서 굶주리다 지친 아버지를 12세 나이에 하늘나라로 먼저 떠나보냈다. 어머니마저 실종됐고 먹을 것을 찾아 중국으로 떠났던 누나(봉숙)와도 연락이 끊겨 혼자가 됐다.

청소년 시절에 2년 가까이 거리를 배회하는 노숙자 생활을 하던 중 16세의 나이로 2006년 목숨을 건 탈북을 감행했다. 중국에서도 언제 잡혀갈지 몰라 노심초사하며 불안한 은둔생활을 이어가다 2007년 북한인권단체 ‘링크(LiNK)’의 도움으로 미국에 망명했다.


하지만 미국생활의 출발도 녹록치만은 않았다. 미국인 위탁가정에서도 늘 먹을 것이 부족해 배고픔은 지속됐고 위탁가정을 옮긴 후에야 마침내 굶주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언어장벽에 부딪혀 이방인처럼 지내면서 학교에서도 늘 놀림거리였다. 북한에서 중학교도 졸업하지 않는 채 미국 고등학교에서 영어로 학업을 이어나가기는 현실적으로 무리였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돌아가신 아버지와 어린 시절 풀죽을 끓여먹던 일을 회상하며 학업도 열심히 하고 남을 돕는 사람이 되겠다고 꿈속의 아버지와 약속하며 스스로를 다잡고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다.

낙제생이던 김씨는 이후 실제로 3년 연속 우등을 놓치지 않으며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2011년 뉴욕으로 건너와 독립하면서 현재는 맨하탄보로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국제경영학을 전공하며 일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

출판사가 이달 중순 주요 언론에 선공개한 책의 에필로그에서 김씨는 “얼마 전 장만한 구형 아이폰 휴대폰 연락처를 보며 나를 아껴주는 수많은 소중한 사람들을 생각한다.

평범한 미국 시민의 삶을 살고 있는 지금의 생활을 보면 예전보다 나는 훨씬 행복한 사람”이라면서 “나는 영웅이 아니다. 하지만 북한의 현실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정의와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인권을 찾도록 최대한 도움을 주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책 제목은 아직 재회하지 못했지만 같은 하늘 아래 어딘가에서 밤하늘의 같은 별을 함께 바라보고 있을 것으로 믿으며 부디 살아있기만을 바라는 누나와 어머니를 그리는 마음을 담은 것이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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