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 체육대상 뉴욕씨름협회 최덕산 선수
“점차 생명력을 잃어가는 한국 민속씨름의 명맥을 이곳 뉴욕에서 다시 되살리고 싶다”는 뉴욕한인씨름협회의 최덕산(사진) 선수.
뉴욕대한체육회가 플러싱 금강산 연회장에서 25일 개최한 ‘2014 체육인의 밤’의 주인공은 단연 ‘2014 체육대상’ 수상자인 최 선수의 몫이었다. 최 선수는 2013년 캔자스시티에서 열린 ‘제17회 전미주한인체육대회’에서 개인전 및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뉴욕선수단의 종합 4위에 큰 힘을 보태기도 했다.
최 선수는 이날 수상 직후 "인기 있는 구기 종목들을 제치고 대상을 받게 돼 아직 얼떨떨한 기분"이라면서도 "한국의 전통스포츠를 이어간다는 자부심을 잃지 않고 앞으로 씨름 전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부지면서도 건장한 체격의 최 선수는 사실 대구 매청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씨름에 입문한 엘리트 선수 출신이다.
"당시 한국에서 씨름의 인기는 대단했었습니다. 불세출의 스타 ‘이만기’ 선수를 비롯해 이봉걸, 이준희, 강호동 선수까지 씨름만 잘해도 출세할 수 있는 시절이었죠."
친형과 함께 씨름에 몰두하기 시작한 최 선수는 대구 대영고등학교 씨름부를 거쳐 ‘인천 연수구청 실업팀’에서 직업 선수의 인생에 본격 접어들었다. 최 선수는 "당시에 씨름의 인기가 사그라지며 불씨를 잃어가고 있던 시기였다"며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았지만 결국 우리의 전통을 꼭 계승해야 한다는 일종의 사명감마저 들었다"고 말했다.
프로세계에 나선 최 선수는 105kg 이하 체급의 ‘한라장사’ 타이틀을 따내며 한동안 승승장구했었다. 하지만 고질적인 허리부상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결국 씨름의 꿈을 접은 최 선수는 장사 등 여러 일을 전전하다 2012년 뉴욕으로 건너왔다.
최 선수는 "2013년 뉴저지의 한 식당에서 우연히 전미체전 씨름선수 모집 포스터를 부치던 씨름협회 사람들을 만나게 됐다"며 "아마 씨름이 나에게 운명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때부터 협회 소속 선수 겸 코치로 활동해온 최 선수는 "상대선수와 무릎을 꿇고 마주보는 씨름은 예절의 스포츠이며 상대의 힘을 역이용할 줄 아는 지능과 균형감을 겸비해야 하는 섬세한 운동"이라며 "씨름이 다시 전성기를 맞도록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천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