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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에지워터 아발론 아파트 화재 피해 현장

2015-01-2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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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손 탈출 한인들 “이제 어떡하나” 망연자실

■현장르포 에지워터 아발론 아파트 화재 피해 현장

피해자들이 임시 휴대폰 충전소에 모여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다.

하루 지난 22일 오후 늦게까지 진화작업
간단한 옷라림 이재민들 대피소 뜬눈 밤샘
아파트측 안일 대응...피해 키웠다 분통

21일 오후 발생한 초대형 화재로 아파트 408가구 가운데 절반이 넘는 240가구가 전소, 붕괴된 에지워터 아발론 아파트 화재 현장은 지옥의 모습 그 자체였다.
화재 발생 하루가 지났지만 불길이 완전히 잡히지 않아 22일 늦은 오후까지 잔불 진화 작업이 한창이었고 하얀 연기와 재, 메케한 냄새로 가득했다.

밤사이 리버로드의 통행 제한은 풀렸지만 아파트가 위치한 러셀 애비뉴와 언더클리프 애비뉴는 여전히 출입이 통제된 가운데 이재민들을 위한 대피소는 안전을 위해 커뮤니티센터로 이전했다.


밤새 뜬눈으로 지새운 이재민들은 급히 피신한 듯 실내 운동복과 점퍼 차림이 대부분으로 화재 진행 상황을 빨리 알리지 않은 아발론 아파트에 대한 원망을 쏟아냈다.

이번 화재로 아파트가 전소, 붕괴 피해까지 입었다는 40대 한인 이모씨는 “별다른 공지 없이 알람이 울려 평소처럼 지갑도 챙기지 않고 집을 나왔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불길이 치솟았다”며 “이는 명백한 늑장 대응으로 분명한 책임규명이 있어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집 장만을 위해 현찰 상당액을 집안에 보관하고 있었다는 이씨는 이번 화재로 오랜 꿈이 사라졌다며 망연자실했다.

적십자사의 도움으로 인근 홀리데이 인에서 하룻밤을 보냈다는 이씨 내외는 아발론의 보상을 지켜본 후 집단소송이 일 경우 적극 동참하겠다는 입장이다.50대 한인 정모씨도 아발론 아파트의 안일한 대응에 분노를 표했다. 정씨는 이날 오후 6시25분께 아발론 본사로부터 “큰 불은 아니다”라는 이메일을 받아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했는데 초대형화재였다”며 이에 대한 명백한 책임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퇴근길에 화재 소식을 접했다는 정씨는 “여름에도 알람이 몇 차례 울린바 있어 당시 집안에 있던 아내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집을 나왔는데 모든 것을 잃었다”고 밝혔다. 정씨는 아내가 혹시나 하고 챙긴 여권과 현찰 소액은 건졌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

뉴저지초대교회 성가대원으로 봉사하고 있다는 50대 한인 여성 김모씨도 아파트 전소 피해를 입었다. 김씨는 지하에 주차해 놓은 차량과 집안에 있던 귀중품 등 최소 15만 달러의 재산피해가 났는데 보상 대책이 없다며 울먹였다.
이 밖에 60대 한인 오모씨는 매일 복용해야 하는 처방전 약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굴렀고 30대 한인여성 문 모씨는 피아노만 1만 달러, 가구 등 귀중품을 포함해 수만 달러가 일순간에 사라졌는데 피해 보상은 고작 2만 달러라며 앞날이 캄캄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진수·함지하 기자>



한인사회 이재민 돕기 움직임


뉴저지한인회 ‘비상대책위’ 구성
뉴욕총영사관.. 23일 긴급순회영사 서비스
한인사회 도움 계획 잇따라

이번 화재로 100명에 달하는 한인 피해자가 발생하면서 한인사회가 이재민 돕기에 발 벗고 나섰다.
뉴저지한인회는 22일 에지워터 화재 관련 비상재해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 이재민 돕기를 위한 활동에 들어갔다.
유강훈 위원장과 김만식 부위원장, 박재홍 피해보상법률 담당위원은 이날 에지워터 아발론 아파트 화재 현장과 대피소를 연이어 방문, 한인들의 피해상황을 점검했다.
유 위원장은 “라면과 물은 지속적으로 공급하겠다”며 한인단체와 기업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기부 및 후원 동참을 호소했다. 이날 현장에는 뉴욕총영사관의 강유민 대민담당 영사와 전승현 행정원도 나와 직접 한인 피해자들의 상황을 살폈다. 총영사는 23일 팰리세이즈팍에 위치한 뉴저지한인회관에서 한인 이재민들을 위한 긴급 순회영사 서비스를 실시하기로 했다.

강유민 영사는 "대부분 한인 피해자가 맨 손으로 달려나왔다"며 "새로 여권을 만들고 이어 영주권, 운전면허증 등 미국 신분증도 새로 만들어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아름다운재단 USA(이사장 전지웅)과 KCC한인동포회관(회장 마계은), 한인 교계 등도 에지워터 화재 피해 한인 돕기에 동참하기로 했다. 아름다운재단은 본보에 전화를 걸어와 피해 현황이 파악 되는대로 피해 한인들의 필요를 가장 먼저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KCC는 피해보상관련 상담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한 뉴저지한인교회는 피해자들을 위한 차량지원을 고려하고 있고 뉴저지초대교회는 교인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책 마련에 나서는 등 한인사회의 온정이 이어지고 있다. ▲한인회 비상재해대책위원회 문의: 201-945-9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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