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러밍 용접공사중 화재 늑장신고
▶ 한인 이재민 40세대 100여명 발생
22일 화마가 휩쓸고 지나간 뉴저지 에지워터 아발론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잔불 처리 작업을 하고 있다.
에지워터 아파트 화재..타운 비상사태 선포
크리스티 주지사도 지원 약속
한인을 비롯한 1,000명이 넘는 이재민을 발생시킨 뉴저지 에지워터의 아발론 아파트 화재사건<본보 1월22일자 A1면>의 최초 발화지점이 한인가구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발론 아파트의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불은 한인 K모씨의 아파트 유닛에서 플러밍 공사를 하던 인부들이 용접 공사 중에 처음 발생했다.
30대 후반의 음악인으로 알려진 K씨는 이날 자신의 아파트에서 배관에서 물이 샌다고 아파트 측에 공사를 의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보수를 담당한 공사 인부들이 K씨의 아파트에서 물이 새는 파이프를 찾아 용접 작업 등을 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화재를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사실은 이날 에지워터 경찰국의 초기 수사결과 발표에서도 일부 확인됐다. 윌리엄 스키드모어 에지워터 경찰국장은 “(인부들이) 물이 새는 부분에 토치(용접기)로 작업을 했다”며 “이들이 즉시 화재를 신고하지 않고 약 15분간 신고를 지체한 채 스스로 해결을 하려다가 일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번 화재는 21일 오후 5시께 아파트 2개동 중 서쪽에 위치한 4층짜리 러셀 애비뉴(Russell Avenue) 동에서 시작돼 전체 408세대 중 50%가 넘는 240가구가 전소, 파괴됐다.
특히 러셀 애비뉴 동은 목조 구조로 만들어진데다 화염이 강풍을 타고 삽시간에 번지면서 화재시작 4시간만에 전소됐다. 아파트 단지의 또 다른 건물인 리버(River) 동은 다행히 불이 옮겨 붙진 않았지만 화재 방지를 위해 뿌려진 물과 내부에 스프링클러가 터지면서 물바다가 되는 피해를 입었다.
불길은 전날 오후 11시께 가까스로 잡혔으나, 발생 24시간을 넘긴 22일까지도 흰 연기가 피어오르는 등 잔불의 위험이 남아있는 상태다.
이 아파트 단지에는 거주하는 한인은 약 40세대로 100여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부분 한인 가구들은 아파트 입주의 조건인 ‘입주민 보험’을 들어 놓은 상태지만, 일부 한인들은 갱신 시기를 놓쳐 보험을 들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피해 보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유학생 입주민들은 자신의 이름이 아닌 타인 명의의 해당 아파트에 서브리스 형태로 살아 보상 길이 막힌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에지워터 시정부가 에지워터 커뮤니티 센터 내에 마련한 임시 대피소에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현재 해당 대피소에는 버겐카운티와 주차량국(DMV) 등이 임시 부스를 차려놓고 피해자들의 신분증 재발급을 돕고 있으며, 적십자(Red Cross)와 여러 보험회사들 또한 이재민들에게 필요한 물품 등을 공급하고 있다. 이날 에지워터는 공립학교에 휴교령을 내리는 한편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사고 수습에 나섰다.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도 커뮤니티센터를 방문해 “피해자들이 원활하게 새 집으로 옮길 수 있도록 돕겠다”며 “피해자들은 금새 잊혀지지만 우리는 그들을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진수·함지하 기자> A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