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중취재-한인들의 시민의식, 커뮤니티를 바꾼다
한인들의 적극적인 시정 요구로 임시 인도가 만들어진 모습.
지난 7월 한인여성 2명이 인도가 폐쇄된 플러싱커먼스 공사현장 옆 차도를 걷고 있다.
지난해 11월 퀸즈 플러싱 156가 머레이힐 플라자 주차장에서 활동해온 견인업체에 대한 비즈니스 면허를 박탈<본보 2014년 11월3일자 A3면>이 결정됐다. 한인을 비롯한 샤핑객들을 상대로 마구잡이 견인을 하며 불법과 합법의 경계를 넘나들며 부당 이득을 취하던 업체가 드디어 문을 닫게 된 것이었다.
폐쇄결정이 내려지기까지 지역 정치인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다. 그래도 이런 부당함에 눈을 감거나 피하지 않고, 직접 정치인 사무실을 두드리고, 본보를 비롯한 언론에 제보했던 의로운 한인들이 더욱 돋보였다.
이처럼 최근 수년 사이 커뮤니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움츠려드는 게 아닌 직접 나서 문제를 바로잡으려는 한인들의 시민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가 무슨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겠느냐’의 자세에서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적극적인 모습으로 소수계 커뮤니티가 가졌던 한계를 뛰어 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6일 본보에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퀸즈 플러싱 노던블러바드에 차선<본보 1월8일자 A1면>이 다 지워져 사고위험이 높다는 제보전화였다. 본보는 다음날인 7일 취재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확인한 뒤 뉴욕시 교통국(DOT)과 뉴욕시경(NYPD), 피터 구 뉴욕시의원 사무실 등에 관련사실을 알리고 시정을 요구했다.
그리고 취재가 시작된 지 불과 사흘 만에 교통국으로부터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이달 내에 차선도색 공사를 실시하겠다”는 내용이었다. 1년 넘게 차선이 없이 방치된 도로가 이를 관심있게 지켜본 한인의 제보 전화로 새 차선을 갖게 된 것이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인도가 폐쇄된 플러싱 커먼스 공사현장 옆으로 보행자들이 차도 위를 걷고 있다는 내용의 본보 보도<본보 2014년 7월28일자 A1면>가 나간 이후, 한인들이 적극적으로 311과 지역 정치인, 경찰 등에 ‘적절한 조치’를 요구했다.
처음엔 문제의 도로 위에 인도 폐쇄를 알리는 한글 간판이 생기더니, 이후 교통 안내원이 배치됐다. 하지만 교통 안내원이 퇴근한 이후인 오후 5시에는 위험한 상황이 다시 시작된다는 한인들의 외침에 결국 차들이 달리는 도로 위에 보행자들을 위한 임시 인도 시설까지 설치됐다.
한인 권익신장위원회 박윤용 회장은 “예전과 달리 한인사회의 시민의식이 고취되면서 지역 정치인들도 한인들의 외침에 예전보다 더 귀를 잘 기울이고 있다”면서 “이같은 변화는 한인사회 미래가 밝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결국은 내가 사는 곳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 건 그 혜택을 우리 자녀들에게 돌리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덧붙였다.<함지하 기자> A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