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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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꿈은 안녕 하십니까?

2015-01-12 (월) 브라이언 김 / 터보에어 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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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둔 한국민들은 사상 첫 16강에 오르지 못하는 개최국이 되는 것 아닌가 불안해하고 있었다.

월드컵이 일년도 남지 않는 시점에 열린 프랑스와 체코의 경기에서 5대0이라는 큰 점수 차로 패하자 히딩크 감독은 ‘오대감’이란 별명이 붙었고 대다수 전문가들도 16강 진출에 회의적인 분위기였다.

더구나 조 추첨에서 FIFA 랭킹 4위의 강력한 우승후보 포르투갈과 유럽 예선을 가장 먼저 통과한 폴란드, 그리고 랭킹 13위 미국과 같은 조에 편성되자 불안감은 더욱 컸다. 16강은 물 건너갔고 어떻게든 1승이라도 건져 최소한 개최국의 체면을 살려야 한다는 여론까지 형성됐으며, 축구협회 관계자가 매일 대국민 사과문을 고치고 다듬었다는 후일담은 당시 실낱같은 희망도 걸기 어려운 상황이었음을 말해 준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은 이러한 분위기에 주눅 들지 않고 개막일을 50일 앞둔 기자회견에서 지금 16강 가능성은 50%이지만 매일 1%씩 끌어올려 반듯이 세계를 놀라게 하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경기가 시작되자 폴란드를 재물로 월드컵 사상 첫 승을 거두고 미국과 비긴 후 마지막 경기에서 강호 포르투갈을 물리쳐 자력으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기적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16강전에서 이탈리아를 격파하고 8강에 오른 후 ‘무적함대’ 스페인까지 침몰시키면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4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룩하였다. 축구 변방 아시아가 다른 것은 몰라도 축구는 안 된다는 높은 편견을 깨고 한국인에겐 불가능이 없다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준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이때 붉은 유니폼의 응원단이 카드섹션으로 선명하게 보여준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구호는 노력하는 사람은 반드시 그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 온 국민들에게 깊이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모든 개인과 조직은 꿈(목표)을 가지고 있으며 매일의 일상은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다. 어떤 꿈은 몽상이라 평가 절하되기도 하고 소박한 꿈은 작다고 무시당하는 경우도 있지만 꿈과 몽상의 차이는 목표의 크기가 아니라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각자의 노력에 의해서 정의된다.

아무리 작은 목표라도 수고 없이 저절로 이뤄지는 꿈은 없기 때문이다. 남극의 혹독한 환경에서 새끼를 부화시키는 펭귄은 알을 발등에 얹고 수분만 섭취하며 최대 -60C까지 떨어지는 극한을 견디면서 꼼짝없이 4개월을 보낸다. 잠시라도 한 눈을 팔거나 실수로 얼음바닥에 알을 떨어뜨리면 그동안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우리의 꿈도 이와 같아서 중도에 포기 하거나 안이한 태도로는 결코 성취되지 않는다.

매년 새해가 되면 각 기업들은 그 해 목표와 비전을 발표하고 개인은 자신의 소망을 담은 신년 결심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실천해 나가는 행동이다.

자신의 지역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올리지 못하는 회사가 몇년 내 세계를 제패하겠다고 발표하거나 기초도 부족한 사람이 올해 특정 외국어를 마스터하겠다는 식의 선언보다는 지금까지 진행해 온 과제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더욱 굳게 하는 게 중요하다.

암벽 등반가 마크 웰멘은 요세미티 엘캐피탄을 오르다 추락해 하반신 불구의 중증 장애자가 됐다. 그로부터 7년 후 그는 1,000미터가 넘는 수직 암벽인 엘캐피탄에 다시 오르겠다고 선언했다. 말 그대로 생명을 건 무모한 도전이었으며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마크는 바위에 포터렛지를 매달고 팔 힘만으로 한 번에 10센티씩 몸을 위로 끌어올린 두 달 간의 사투 끝에 정상을 불과 몇 피트 앞에 두고 기진해 있었다. 몸 앞부분은 갈래갈래 헤어졌으며 로프를 잡아주던 친구의 손바닥도 모두 벗겨져 피투성이가 돼 더 이상의 도전은 무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서로를 격려했다. 우리는 꼭 해낼 거야! 그리고 얼마 후 그들의 몸은 엘캐피탄 정상에 올라 있었다. 장애의 몸으로 8주간의 긴 시간을 공중에 매달려 낮 최고 100도가 넘는 무더위와 50도 아래로 떨어지는 저녁의 추위를 견디며 이룩한 인간 승리는 쉼 없이 나아가는 10센티미터의 작은 전진이 꿈을 이룬다는 교훈을 주기에 충분하다.

‘지혜로운 자는 행동으로 자신의 말을 증명하고 어리석은 자는 말로 행위를 변명한다. 성공하는 자는 책임지는 태도로 살며 실패한 자는 약속만 남발하며 산다’ 필자가 금과옥조로 삼고 사는 유대 경전의 말씀이다.

<브라이언 김 / 터보에어 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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