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민 <뉴욕주 공인 홈인스펙터>
동파는 주택이나 건물의 안팎에 설치된 파이프가 얼어 터지는 현상(Frozen Pipe)을 말한다. 겨울철 동파는 동절기에 특히 장기간 지속된 매서운 한파로 인해 심심찮게 발생하는 골칫덩어리 중의 하나다.
한국에서 자주 발생하는 동절기의 귀찮은 단골손님은 바로 수도계량기의 동파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수도계량기는 각 아파트별로 지하가 아닌 지상에 설치되어 있는 관계로 동파가 빈번히 발생하기 때문에 한파가 몰아닥치면 각종 뉴스매체를 통해 제일 먼저 소개되는 것이 수도계량기의 동파방지소식이다.
동파방지를 위한 아이디어로 한국의 서울상수도사업본부 및 서울시 수도자제사업부에서 사용하고 있는 수도관 동파가능지수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여기서 사용하는 동파지수는 기온과 일최저 기온을 이용하여 동파가능성을 예측하는 지수를 의미한다.
기온이 화씨 23도(이하 화씨)일 경우 에서 동파가능성은 낮으나 당일 기온이 23도? 14도 사이에서 전일 최저기온이 23도 이상이었다면 동파 가능성은 보통, 그러나 전일최저기온이 23도 미만일 경우에는 동파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따라서 23도에서 14도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동파를 방지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으로 수도관 외부를 철저히 밀폐시켜 찬 공기가 스며들지 않도록 보호해야하고, 여행 등으로 장기간 집을 비울경우 수도꼭지를 조금 틀어 수도관에 물이 흐르도록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외부에 노출된 수도관은 보온재로 감싸주고, 역시 수도꼭지를 약간 틀어주고, 실내 수도관이 얼었을 때는 헤어드라이어로 서서히 가열하여 녹이거나, 미지근한 물로 시작하여 점차 뜨거운 물로 녹일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기온이 14도 이하로 혹한이 계속될 경우 동파의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수도꼭지를 조금 틀어 지속적으로 수도관에 물리 흐르도록 해야 한다고 나열하고 있다. 통계에서도 동파는 62%가 혹한기에 장시간 집을 비우고 역시 장시간 수돗물을 사용하지 않아 차가운 공기에 노출된 파이프가 서서히 얼어붙어 발생했고, 34%는 보온이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아시다시피 동파는 혹한기에 수도관에 고여 있던 물이 얼게 되고 물의 성질로 인해 그 부피가 늘어나면서 신축성이 없는 동관이나 아연관 혹은 PVC관이 그 늘어난 부피를 견디지 못하고 파열되어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종종 동파로 인한 수도관 누수로 인해 여름홍수와 맞먹는 피해가 겨울에도 발생하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이로 인한 어마어마한 재산피해와 수리비용은 실상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그 심각성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수도관만 얼어 터지는 것이 아니다. 심지어는 심각한 한파가 연일 계속될 때 보일러 온수관 마저 얼어 터지는 경우도 왕왕 발생한다.
잔디밭 땅속에 설치되어 있는 스프링클러(Sprinkler)는 물론 수영장 수도관도 역시 심심찮게 동파되는 경우가 있다.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한 외벽이나 실내에서 발생하는 수도관이나 보일러관 동파는 그런대로 용이하게 고칠 수 있으나 수영장이나 잔디 스프링클러 등 지하에서 발생하는 동파로 인한 누수현상은 해빙기에 이르러야 비로소 확인이 가능한 경우가 많아 지나친 수도요금은 물론 종종 많은 수리비용을 수반하게 된다.
실내에서 발생하는 수도관 동파는 주로 단열재를 사용하지 않은 차가운 외벽에 인접해 있으면서 실내의 열기가 차단된 부엌 싱크대 밑이나 한파에 노출되기 쉬운 주택내 차고에서 많이 발생한다. 보일러 온수관의 경우 지난 겨울 미 동부에 몰아닥친 지독한 한파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특히 보일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차고와 인접한 실내 온수관이 잠깐 보일러나 돌아가지 않는 동안에 발생한 동파로 인해 많은 재산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미국의 주택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비동절기에 외부사용을 위한 수도관이 외벽에 설치되어 있다. 그리고 대부분이 실내에서 설치하는 방법으로 단순히 외부에 수도꼭지를 연결하여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연결방법은 동파의 주된 원인이 되기 때문에 동파방지수도꼭지(Frost-Proof Outdoor Faucet)로 교체함으로서 항구적인 동파방지책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건축자재상에 가면 다양한 동파방지 제품들이 나와 있는데 Pipe Sleeve 혹은 절연재(Insulation)로 파이프를 감싸주거나 UL마크가 있는 열선의 일종인 Heat Tape, Heat Cable 등으로 감싸주는 것도 동파방지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장기간 여행 등을 떠날 때는 보일러 등 난방시스템의 온도를 55°F 정도로 맞추어 놓는 것이 좋다. 만일 접근하기가 어려운 곳에 있는 파이프가 얼었다면 무리하지 말고 전문배관공에게 즉시 연락하여 적절한 해빙조치를 취하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