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FK이용 한국적 항공사 도난방지책 일환 서비스 실시
6일 대한항공 직원이 승객의 가방 지퍼부분을 케이블타이로 묶고 있다.
한인 전모(24)씨는 지난해 JFK 공항을 출발편으로 하는 라스베이거스행 항공편에 올랐다가 수하물로 맡겨놓은 가방을 통째로 잃어버렸다. 통상 짐을 잃어버려도 항공사가 추적시스템을 가동해 찾아주기 때문에 전씨는 며칠을 더 기다렸지만 결국 가방은 돌아오지 않았다.
전씨는 “아이패드, 노트북, 비싼 옷 등 고가의 물건이 들어있었지만 항공사는 무게로만 보상을 해줘 손해가 컸다”며 당시의 불쾌한 경험을 털어놨다.
전씨처럼 JFK 공항에서 수하물을 잃어버리는 사례는 하루에도 약 200건씩 발생하는 게 현실. 그런데 단순히 수하물 분실도 큰 문제지만 JFK 공항에서 일어나는 분실사례 상당수는 가방 안에 있는 귀중품이 없어지는 것이다. 현재까지 사법당국은 수하물 직원들이 직간접적으로 절도에 가담했기 때문에 벌어지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월23일에는 한국 등으로 향하는 항공 우편물만을 전문적으로 훔친 공항직원 등 일당 5명이 검찰에 기소<본보 10월24일자 A4면>됐고, 지난 3일에는 아시아나 항공이 이용하는 4번 터미널 등에서 근무하던 화물직원 7명이 승객들의 짐을 장기간 훔쳐온 혐의로 무더기로 체포됐다. 이들은 승객 가방에 보관된 다이아몬드 등을 훔치기도 한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
항공사 관계자는 “한국이나 기타 아시아 국가의 공항은 감시 체계가 잘 만들어져 있는 반면 JFK 공항은 외부 협력 직원의 손을 너무 많이 거치도록 설계가 돼 있기 때문에 이들로 인해 물품을 도난당할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공항을 자주 이용하는 여행객들은 미리부터 대비하고 있다. 연방교통안전국(TSA) 허가를 받은 자물쇠를 이용해 가방을 열 수 없도록 원천봉쇄 하기도 하고, 비닐랩으로 가방 전체를 꽁꽁 감싸기도 한다.
물론 이런 노력을 하더라도 TSA의 수하물 검사에 걸리면 잠금장치가 다 풀리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렇게라도 해야 도난 가능성이 적어질 수 있다는 게 승객들의 항변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항공사들도 잦은 도난사고에 대한 대비에 나선 상태다. 대한항공과 에어로멕시코 항공의 경우 전 승객들을 대상으로 가방 지퍼 부분을 작은 플라스틱 재질의 잠금 조임기구인 ‘케이블 타이’로 묶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대한항공 박경석 공항지점장은 “TSA 검사를 마친 수하물이 지상 조업(Ramp) 직원을 통해 옮겨지는 과정에서 많은 분실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케이블 타이를 이용하면 아무래도 손을 덜 타지 않을까 생각해 이런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 항공 뉴욕지점은 “모든 승객을 대상으로 케이블 타이를 배포하고 있진 않지만 도난 염려 때문에 따로 요청하는 경우 지퍼 부분을 묶어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함지하 기자> A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