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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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선의 계절...아이가 걱정돼요”

2014-12-0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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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기획-청소년 탈선 주의보

집 비운사이 음주운전.마약파티...
10대 자녀 둔 부모들 불안한 연말

#사례1.내주 중 부부동반 골프 해외여행을 계획 중인 뉴저지의 박모(52)씨 부부는 요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김씨는 “고등학교 2학년인 아들이 부쩍 친구들과 밤늦게 돌아다니는 일이 잦은데 아들을 제외하고 중남미로 골프여행을 가게 돼, 집을 떠나 있는 동안 아들이 비행에 빠지지 않을 지 걱정이 태산이다”고 말했다.

#사례2. 고등학교에 다니는 외동딸을 둔 김모씨는 요즘 딸의 연말파티 참석 허락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이다. 연말 파티에 갔다가 딸이 행여 탈선이나 사고에 연루되지 않을까하는 걱정 때문이다. 김 씨는 “지난해 지인의 고교생 아들이 연말파티때 술을 마시고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내는 바람에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기억이 있어 선뜻 허락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연말을 맞아 들뜬 사회 분위기로 인한 청소년들의 탈선 우려가 높아지면서 10대 자녀를 둔 한인 부모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연말연시 각종 단체나 교회의 행사나 모임 참석으로 부모들이 집을 비우는 일이 많아져 자녀 관리에 소홀할 경우 자칫 청소년들의 대형 사건이나 사고에 휘말릴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년전 롱아일랜드에서 한인 청소년이 부모님이 집을 비운 사이 친구들을 초대해 음주파티를 열었다가 파티에 왔던 한 외국계 여학생이 숨진 채로 발견되는 사건이 발견됐는가 하면, 2010년에는 한인 고등학생이 친구들과 술파티를 벌였던 동영상물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 학교에 큰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지난해에는 퀸즈 플러싱 일대에서 한인과 중국계 청소년 4명이 부모가 외출한 집에서 마리화나를 피우다가 경찰에 적발됐으며, 또 다른 한인 청소년은 면허도 없이 몰래 부모의 차를 끌고 나왔다가 한밤중 길거리에서 체포되는 일도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연말 분위기를 틈타 10대들이 떼를 지어 모이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음주와 마리화나 흡연, 무면허운전과 같은 탈선사건은 물론, 성폭행과 같은 강력범죄까지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인 청소년 전문가들은 “부모들은 집을 비우거나 자녀들이 연말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외출할 때는 자녀가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울리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상숙 유스앤패밀리포커스 대표는 “연말 부모가 없는 틈을 타 마약이나 음주파티를 여는 한인 청소년들이 적지 않다”며 한인 학부모들의 세심한 자녀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찰 및 청소년 전문가들은 연말 10대 자녀들의 탈선 방지책으로 ▶가능하면 자녀가 모든 가족행사에 참여토록 할 것 ▶자녀와 함께 파티에 참석하는 친구들이 누구인지 파악하고 이들의 연락처를 확보할 것 ▶귀가시간을 설정할 것 등을 당부했다
아울러 ▶집을 비우게 될 경우 되도록 함께 움직이도록 유도하고 ▶맞벌이로 부부가 바쁘고, 피곤하더라도 자녀와의 대화만큼은 소홀히 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함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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