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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노라마 2014 <4>맥도널드 한인노인 퇴출 사건

2014-12-0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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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님 권리냐 영업권이냐 갈등

▶ ‘갈 곳 없는 노인’ 문제 이슈화

파노라마 2014 <4>맥도널드 한인노인 퇴출 사건

뉴욕한인학부모협회 최윤희(왼쪽 두 번째) 회장이 1월16일 맥도날드 파슨스 블러바드점 앞에서 불매운동을 선언하고 있다.

새해를 시작한지 불과 하루만인 2014년 1월2일.
퀸즈 플러싱 파슨스 블러바드 선상 맥도날드 매장에서 담소를 나누던 한인 노인 6명이 경찰에 의해 가게 밖으로 쫓겨나는 일이 발생했다. 한인 노인들이 1달러에 불과한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수 시간 자리를 점거했다는 이유로 해당 맥도날드 매장 매니저에 의해 신고를 당해 문 밖을 나서야 했던 것이다.

본보 단독보도로 최초로 이같은 사실이 알려진 이후 뉴욕타임스에까지 이번 사태가 보도되면서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이목은 파슨스 블러바드 코너에 위치한 이 맥도날드에 집중됐다.

당시 여론은 두 갈래로 나뉘어졌다. 매일 가게를 찾는 ‘단골’ 손님을 내쫓은 건 ‘너무한 처사’라는 입장과 ‘맥도날드도 엄연한 영업장이기 때문에 그럴 권리가 있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특히 뉴욕한인학부모협회(공동회장 최윤희·라정미)가 이번 일을 명백한 인종차별로 규정하고 불매운동까지 선언하면서 사태는 단순한 노인차별을 넘어 인종차별 문제로 확산되는 등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지기도 했다.

결국 론 김 뉴욕주하원의원이 중재에 나선 끝에 한인 노인들은 해당 맥도날드 점포를 운영하는 잭 버트 사장과 한 테이블에 앉아 화해를 하면서 사태는 약 2주만에 일단락됐다. 당시 노인들은 손님들이 몰리는 점심시간에 테이블을 점거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버트 사장 역시 어떤 경우에도 경찰을 부르지 않겠다며 따뜻한 손을 내밀었다.

양측의 화해로 잘 마무리되긴 했지만 당시 일을 계기로 갈 곳 없는 한인 노인들의 문제가 또 다시 대두되기도 했었다. 플러싱 일원에는 경로센터나 어덜트 데이케어센터는 많지만 정작 노인들이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노인 친화적’ 공간은 없었던 사실이 당시 사태를 계기로 드러났던 것이다. <함지하 기자> 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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