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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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간 아이들과 추억 담겨”

2014-12-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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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러싱 선탄장식 명물주택 소유주 케빈 린치씨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때마다 겨울 명소로 뉴욕은 물론 전국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주택을 퀸즈에 소유한 케빈 린치(56·사진)씨.

플러싱의 163가와 23애비뉴 코너에 위치한 린치씨의 주택은 매년 이맘때면 건물 전체를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뒤덮인다. 지난해 펼쳐진 ‘전미 크리스마스 장식 콘테스트’에서는 쟁쟁한 경쟁자를 제치고 ‘미국 최고의 크리스마스 하우스’로 선택받기도 했다.

"18년 전 내 집을 처음 장만한 뒤 첫 딸을 갖게 됐습니다. 그해 겨울부터 딸아이를 위해 집을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정성껏 꾸미기 시작한 것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올해도 역시 온 집을 뒤덮고 있던 수많은 반짝이는 전구와 각종 장식물을 마치 신성한 의식을 치르듯 살펴보며 최종 점검을 하던 린치씨는 "집 전체를 꾸미는데 총 30만개 이상의 전구들이 사용됐다. 큰딸, 작은딸, 막내아들이 매년 자랄 때마다 보다 큰 즐거움을 주고자 장식들을 계속 늘려왔다"며 “18년간 쌓아온 우리 가족의 추억이 이 크리스마스 장식들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매년 겨울마다 수 만개의 전구와 장식을 사들이고 있는 린치씨는 뉴욕 일원 대형 장식품 매장에서는 ‘큰 손’으로 통한다. 해마다 겨울이 다가오면 각 매장의 매니저들이 린치씨의 집에 집적 찾아와 가격을 흥정할 정도라고.

24년 동안 뉴욕시 소방관으로 근무한 뒤 은퇴한 린치씨는 "매년 찾아오는 수많은 사람들이 한결 같이 던지는 질문이 바로 설치비와 전기세 등 유지비에 관한 것"이라며 "당연히 자비로 모든 것을 부담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린치씨는 "크리스마스 장식에 공을 들이는 또 다른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바로 한인을 비롯한 플러싱 지역주민들에게 크리스마스를 즐길 수 있는 작은 선물을 선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도 변함없는 한 린치 가족이 꾸민 크리스마스 장식들로 플러싱의 겨울밤을 환히 비추고 싶다. 또한 이 전통을 아들에게도 꼭 물려주고 싶다"는 린치씨의 얼굴은 그 어떤 크리스마스 전구보다 더 밝게 빛났다. <천지훈 기자> A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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