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노라마 2014 [2]뉴욕주 동해병기 법안 무산
2014-12-04 (목)
▶ 버지니아주 통과에 뉴욕도 기대
▶ 1만여명 서명 불구 하원서 좌절
지난 5월 동해병기 법안이 주상원을 통과되자 방청석의 한인인사들이 기뻐하고 있는 모습.
연초 버지니아주에서 전해진 공립학교 동해병기 법안 통과 소식은 뉴욕 한인들을 기대감으로 부풀게 했다. 일본정부의 반대 로비를 꺽은 풀뿌리 운동의 결실이자 한인 정치력 신장의 결과로 뉴욕으로까지 파급효과가 기대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뉴욕주 상·하원의원들은 연이어 동일한 법안을 의회에 전격 발의했다. 토비 앤 스타비스키 뉴욕주상원의원과 에드워드 브라운스타인 뉴욕주하원의원이 지난 2월 제출한 공립학교 교과서 동해병기 의무화 법안은 주내 모든 교과서에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하도록 하고 ‘일본해’가 언급될 때 ‘동해’도 함께 언급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뉴욕한인사회도 각계 단체들이 참여하는 ‘범동포 뉴욕주 동해병기 법안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대대적인 서명운동과 편지 보내기 운동을 펼치며 입법 지원 활동에 앞장섰다. 특히 1만 명이 넘는 한인들이 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청원 서명운동에 동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추진위 구성을 둘러싼 주도권 다툼이 벌어져 한인사회가 분열되는 모습을 보였다. 수년간 동해병기 운동을 펼쳐온 뉴욕한인학부모협회가 법안 추진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배제됐다며 강력 반발했기 때문이다. 이어 스타비스키 의원과 정치적으로 대립하는 토니 아벨라 뉴욕주상원의원이 학부모협회의 지원을 받아 주상원에 위안부 및 동해병기 법안을 제출하며 주상원에 동일한 두 개의 법안이 발의됐다.
이 과정에서 일본 네트즌을 중심으로 온라인상에서 동해병기 법안을 추진한 토니 아벨라 의원을 강력하게 비난하며 입법 저지에 나서며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하지만 뉴욕주상원은 5월 전체회의를 열고 토니 아벨라 의원이 발의한 동해병기 법안을 찬성 59, 반대 1의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키며 한인사회에 희망을 부풀리게 했다.
특히 스타비스키의원과 동일한 동해병기 법원을 주하원에 발의했던 브라운스타인 의원이 정당과 정파를 초월해 상원에 통과한 아벨라 의원의 법안을 동일하게 수정하고 재상정하면서 최종 관문을 통과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민주당이 장악한 주하원이 회기 마지막 날까지 법안을 본회의 안건으로 채택하지 않으면서 끝내 자동폐기 됐다. 한인사회는 내년 동해병기 법안을 재추진할 계획이지만 한인 커뮤니티가 또다시 단합하지 못한다며 재추진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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