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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체스터/ 교육칼럼: 레 일루미네이(Les Illumins)

2014-12-0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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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영 (웨체스터 시드학원)

희망은 어둠 속에서 시작된다고 했던가?
프랑스의 대문호 빅터 위고(Victor Hugo, 1802-1885)의 레미제라블(Les Misrables, 1862)은 역사 소설로 ‘비참한 사람들’”이란 말의 뜻을 가지고 있다. 이 대작은 어두웠던 19세기 프랑스 혁명의 격동의 심연 속에서 피어난 감동스러운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다.

비앵브뉘!(Bienvenu)는 프랑스말로 환영한다는 말이다. 비앵브뉘 예하는 미리엘 주교(Myriel)의 호칭으로 그는 온유함의 빛을 가득히 지닌 올바른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의 집이 사회의 혁명으로 몰락했고, 고난의 세월이 흘렀다는 것을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다.


비앵브뉘는 형무소에서 19년의 겨울을 살았던 전과자 장 발장(Jean Valjean)을 만났을 때에도, 그에게 고통의 그림자가 있는 지만을 살피고 호의를 베풀었다. 주교가 자신의 은그릇을 훔쳐 도망가다 잡힌 장 발장에게 두 자루의 은촛대마저 내주었을 때에, 장 발장은 마음속으로 “머시(Merci)”, “자비를 베푸소서”라고 떨리는 음성으로 흐느꼈을 것이다. 프랑스인들은 감사하다는 말을 이렇게 자비(Mercy)라고 표현한다.

‘미덕의 여명’이 떠오르자 죄수 24601은 사람들을 긍휼히 대하는 몽트뢰이유 쉬르메르시 마을의 시장이 되었다. 사람들은 그를 “존경하는 시장님” (Honorable Monsieur Le Maire)이라 불렀으리라. 미국 사람들도 시장(mayor)이나 판사(judge)를 ‘your honor’라고 부른다.

비천했던 그의 삶은 제 2의 인생을 살면서 완전히 반대편인 스펙트럼(spectrum)에 서게 된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깊은 속에 갇혀 있던 광휘(luminosity)를 발휘하며, 그의 이름 속에 담겨진 “ 자비로운 야웨(Jean)가 여기에 계시다(Valjean)”라는 말을 구현(embody)하였다. 많은 생명을 살렸고 구원의 손길을 펼친 그의 초자연적 이야기는 자비가 그 어떤 교훈보다도 소중하다고 말해 준다.

“큰 고통만큼 우리를 위대하게 만드는 것은 없다”라고 빅터 위고는 말했다. 그는 노트르담의 꼽추(Notre-Dame de Paris, 1831)로 명성을 쌓았지만, 차기 작품들의 혹평과 연달은 가족들의 죽음으로 펜을 들지 못했다. 공화주의를 지지하여 나폴레옹 3세에게 추방당한 그는 19년 동안 망명 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그런 시련 속에서도 “비참한 사람들”과 세계 명작들을 집필한 후 프랑스로 돌아와 상원위원에 당선된다.

빅터 위고의 인생처럼 레미제라블은 사랑과 축복을 받은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들은 어둠을 뚫은 빛의 사람들, 레일루미네이(Les Illumins)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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