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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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대북 MD 방향 인식차”

2014-11-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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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실 세미나 “양국 동맹관리 변수”

60년을 넘는 동맹관계인 한미 양국이 북한 핵·미사일 위협의 성격과 이에 대응하는 미사일 방어(MD)체계의 발전 방향을 놓고 인식 차를 보이고 있어 동맹 관리에 변수가 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같은 지적은 한미 양국의 외교·안보·역사분야 학자와 전문가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과 미국: 역사와 정치, 정책’이란 주제로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실(석좌 캐서린 문·사진)이 지난주 개최한 세미나에서 제기됐다.

2009년부터 5년간 미국 국방장관실 자문역을 지낸 밴 잭슨 신안보센터 연구원은 "미사일 방어가 가장 큰 이견을 보이는 부분"이라며 "한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일본이나 미국을 겨냥하고 있어 위협이 아니라고 보고 있지만 본토 위협을 우려하는 미국은 역내에 통합된 미사일방어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잭슨 연구원은 특히 "한국은 (미사일방어와 관련한 미국과 협력으로) 중국의 반대편에 서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다"며 "미래에 한·미 양국이 누가 친구이고 누가 위협인지를 놓고 완전히 다른 페이지에 있을 개연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맷 스퀘어리 전 국방장관실 한국과장도 "미국 관점에서는 북한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한 해법이 단순히 하나가 아니며 한·미·일을 아우르는 전체적인 방어체계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그러나 한국은 북한에 대해 상징적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첨단 기술에 투자하는 것을 오히려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미국의 통제를 받지 않는 독자적인 한국형 미사일방어체제(KAMD)를 개발하는 것이 그 예"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캐서린 문 한국실 석좌는 "KAMD는 한국군이 보다 독립·자주적이 되고 한·미 동맹을 주도할 수 있는 신호로 한국인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비용이 많이 들지만 한국에는 매우 상징적인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국 간의 인식 차를 극복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은 과거 역사적으로 주한미군 철수 등 미국이 일방주의적 행보를 취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문 석좌는 한미동맹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한·미 양국이 전작권 전환시기를 명시하지 않으면서 전작권 전환이 현실화될 것이냐에 대한 회의론을 자연스럽게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과의 안보협력 문제 및 한미동맹의 발전 방향을 놓고도 참석자들의 시각이 갈렸다. 특히 미국은 북한 위협에 대응하는 최고 수단으로 한·미·일 3자 안보협력을 강조하지만 한국에서는 미국이 일본에 편향돼 있다는 시각을 드러내고 있어 이 같은 인식차가 커질 소지가 적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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