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격경관 불기소에 퍼거슨 과격시위
▶ 한인업소 최소 10곳 약탈.방화 피해
24일 밤 퍼거슨 곳곳에서 방화와 약탈을 자행하면서 한인 뷰티서플라이상 등이 전소 피해를 당한 가운데 한 상점 건물이 파괴된 채 간판만 떨어져 있는 모습이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있다. <연합>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대배심이 퍼거슨시의 비무장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18)을 총격 사망케 한 백인경관 불기소 결정을 내린 발생한 격렬 소요사태로 인해 현지 한인업소 2곳이 전소되고 상당수가 약탈 및 기물파손을 당하는 등 한인상점들의 피해가 막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퍼거슨 시는 물론이고 뉴욕과 워싱턴 D.C., 시애틀시에서부터 남부 최남단 마이애미시에 이르기까지 대배심의 결정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동시 다발로 열려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퍼거슨 한인상점 피해막심=세인트루이스의 이수룡 뷰티서플라이협회 회장은 25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밤부터 100여곳의 한인 업체들을 방문하거나 연락을 취한 결과, 미용 재료상 9곳을 포함해 최소 10곳 이상의 한인 업체들이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했다”며 “이중 미용재료상 ‘뷰티 타운’과 셀폰 업소 ‘메트로 PCS’ 등 인접한 한인 업소 2곳이 방화로 전소되는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에 전소된 한인 업소 ‘뷰티 타운’은 지난 8월 마이클 브라운 사망 직후 시위대와 폭동꾼들에 의해 피해를 입어 영업을 중단했다 최근 어렵게 다시 문을 열었지만 이날 약탈과 방화로 인해 건물 전체가 불에 타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현지 한인들에 따르면 이번 퍼거슨 소요사태가 한인 업체들이 타깃이 아니라는 점에는 안도하고 있지만 시위가 평화롭게 진행된 지난 8월에 비해 과격해졌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8월 사건 직후 수천 명이 거리로 몰려 나와 시위를 벌인 것에 비해 규모는 반 이하로 줄었지만 24일에 이어 25일에도 시위대가 이틀째 밤샘 시위를 하는 등 과격해진 점이 불안하다”며 “현재 계엄령이 선포된 상황으로 퍼거슨 한인업소들은 모두 영업을 중단하는 등 추가적인 피해여부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위 미국 전역 확산=퍼거슨시 이외에도 뉴욕을 비롯해 미 전역에서 이틀째 시위가 이어졌다. 특히 뉴욕시에서는 지난 7월 경찰의 목조르기 때문에 에릭 가너가 사망한 데 이어 지난주에도 경찰 총격으로 인해 아케이 걸리가 숨지는 등 두 건의 흑인 사망 사건이 있은 탓인지 다른 지역보다 감정이 격앙된 분위기다.
맨하탄 유니온스퀘어에 모인 1,000여 명의 시위대는 ‘살인자 경찰들을 감옥으로 보내라’, ‘퍼거슨에 정의를’, ‘아메리카의 홀로코스트는 계속된다’는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총을 쏘지 마라’(Don’t shoot), ‘정의 없이 평화 없다’(No Justice, No Peace) 등의 구호를 외치며 맨하탄 중심의 타임스 스퀘어까지 행진했다.
이밖에도 워싱턴 D.C. LA, 시애틀, 애틀랜타, 볼티모어, 필라델피아, 휴스턴, 댈러스 등 다른 주요 도시에서도 퍼거슨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한편 뉴욕총영사관을 비롯한 대도시 지역의 재외공관들은 이번 연방대배심 불기소결정에 따라 동시 다발적으로 벌어지는 항의 시위로 치안이 악화된 점을 경고하며 사태가 진전될 때까지 한인들이 공원 및 공공장소의 시설출입을 가급적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조진우·김철수 기자> A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