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일 최대 500만 명에 달하는 불법 이민자에 대한 추방을 유예하는 이민개혁안을 발표하고 있다.

H-1B 배우자 취업 허용 등 합법이민 개선안도 포함
추방유예 자녀 둔 불체 부모와 농장근로자는 제외

500만 불법체류 이민자를 추방유예하고 합법적인 취업을 허용하는 대규모 이민개혁 행정명령이 전격 단행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일 백악관에서 가진 대국민 연설을 통해 “1년6개월이 넘도록 연방하원이 연방상원을 통과한 포괄이민개혁법안을 처리하지 않고 있어 불가피하게 대통령의 합법적 권한을 행사하게 됐다”면서 “오랜 기간 미국에 거주하며 자녀를 키우고 있는 이민자들이 그늘에서 나와 떳떳하게 세금을 내고 살아갈 수 있도록 이들을 구제하고자 한다”며 행정명령을 공식 발동시켰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대서양을 건너왔든 태평양을 건너왔든 또는 리오그란데 강을 건너왔든 우리의 선조들 역시 한때 이방인이었던 이민자의 나라가 바로 미국”이라며 이번 이민개혁 행정명령에 대한 미국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발표한 불체자 구제안에 따르면 우선 시민권자나 영주권자를 자녀를 둔 불법체류 신분의 부모 약 400만명에게 임시 체류 신분과 함께 합법 취업이 허용된다.

이와함께 지난 2012년부터 시행 중인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DACA)에서 적용 제한일자를 2007년에서 2010년으로 확대하고 31세 미만으로 제한된 연령 상한규정을 철폐해 추가로 50만명 정도 구제 받게 된다. 하지만 기대됐던 추방유예 승인을 받은 불법청년들을 자녀로 둔 불법체류 신분의 부모들과 농장근로자들은 이번 구제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날 단행된 행정명령 내용에는 불체자 구제안 외에도 합법이민 개선안도 담겼다.
먼저 ▶전문직 취업비자(H-1B) 소지자의 배우자에게도 취업을 허용하는 방안이 포함됐으며 ▶미국대학에서 스템(STEM, 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를 전공한 유학생 학생들을 위한 OPT가 추가 확대되고, ▶미국내에서 투자처를 찾은 외국인 창업자들에게 체류비자를 발급해주는 투자이민 개선안도 포함됐다. 아울러 ▶불체전력을 가진 영주권 신청자에 대한 입국금지 기간 유예와 ▶이민적체 해소를 통한 신속한 이민서류 처리개선 등의 개혁 조치들과 ▶국경경비 강화 및 중범전과 이민자에 대한 최우선 추방정책 등도 이번 행정명령안에 담겼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21일 라스베가스의 델솔하이스쿨을 방문해 이번 이민개혁 행정명령의 구제적인 내용과 배경을 상세히 밝히고 미 국민들의 이해를 구할 예정이다.<조진우 기자>
A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