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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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기, 벌주기 그리고 아무것도 안주기

2014-11-1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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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저지 자문위원 글마당/ 미국에서의 자녀교육

어린 아이들을 키우면서 부모라면 누구든지 하던 일중 하나가 잘한 일에 상주기와 잘못한 일에 벌주기이다.

소위 말하는 당근과 채찍을 사용하면서 아이가 잘하는 것은 더 잘하도록 그리고 잘못한 것은 번복하는 일이 없도록 가르친다는 뜻이다.

요즘 부모들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을 잘했다고 칭찬하고 잘못하는 일은 벌주면 인성이 나빠진다고 야단도 안 친다고 한다. 아이들은 야단을 맞고 슬플 때가 있어도 부모의 사랑이 더 크기때문에 잊어버리거나 혹은 철이 들면 그 벌 조차도 사랑이었구나를 깨닫게 된다. 다시 말해서 상주기와 벌주기는 동전처럼 사랑의 양면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벌주는 것을 왈가왈부 하는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Child Abuse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실제로 부모가 가장 잊기 쉬운 진정한 잘못은 아무 것도 안주는 일이라 생각된다. 어느날 말썽꾸러기 동생으로 힘들어 하는 엄마에게 형이 엄마 난 공부를 열심히 안하기로 했어요 하면서 그 이유가 첫째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도 일인데 내 부모는 공부를 잘하는 것은 점점 더 당연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더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순간 아차 싶었던 것은 공부하는 동기를 잃게했구나 라는 염려가 아니고 내가 이 아이를 너무 믿고 있으면서 내가 눈동자처럼 자기를 보고 있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하지 못했다는 부모로서 아이에게 소홀했다는 부끄러움이었다. 사랑도 좋고 벌도 좋다. 그러나 무관심… 이 아이가 그것을 느낀 순간이었구나.

성경 잠언서에는 “아이를 훈계하지 아니치 말라”고 우리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것을 채찍을 아끼면 사람을 망친다는 이야기로 해석들 하지만 그보다는 부모는 열심을 다해 자녀를 가르치라는 뜻이라 생각한다. 강의 준비를 하는 선생이 학생보다 더 많이 준비하는 것처럼 부모도 훈계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돌아보며 생각하기를 열심히 하라는 뜻이 아닐까.


강화인(대학강사/잉글우드클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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