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즈한인회와 뉴욕한인봉사센터(KCS)가 공동으로 추진해 온 퀸즈한인동포회관 건립 프로젝트를 놓고 퀸즈한인회 일부 이사진과 추진위원회 측이 정면충돌하고 있다.
양측이 각자의 주장에서 조금도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접점 모색은 커녕 일촉즉발의 전운까지 감돌고 있는 형국이다.
추진위 측은 줄사퇴를 감행하며 배수진을 친 상태이고 일부 이사진은 추진위가 사업 중단을 하게 된다면 새로운 조직을 꾸려 추진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여전히 퀸즈한인동포회관 건립을 실현시키기 위해선 KCS에게 소유권을 부여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추진위 입장과 퀸즈한인동포회관의 소유권을 KCS에게는 줄 수 없다는 일부 이사진 등 양쪽 주장을 들어봤다.
■ 찬성:류제봉 퀸즈한인회장
KCS가 소유권을 갖도록 한 것은 한인사회의 숙원 사업인 퀸즈한인동포회관 건립을 현실화시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 올 1월 퀸즈한인회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 발족된 동포회관 건립 추진위원회는 수개월간 동포회관 소유권 문제를 놓고 많은 논쟁을 벌인 것이 사실이다.
회장인 저 역시도 처음엔 퀸즈한인회가 주도가 돼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KCS에게 소유권을 주는 것에 대해 적극 반대했다. 그러나 이렇다할 재정기반이 없는 퀸즈한인회의 현실을 감안할 경우 자체적으로 회관건립을 추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다 달았다.
실제 퀸즈보로 당국에서 동포회관 건립 기금을 어느 정도 마련하게 되면 매칭펀드 지원이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은행 등 융자전문 업체에 문의한 결과. 퀸즈한인회가 독자적으로는 400~500만 달러에 달하는 대출은 꿈도 꾸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은행 대출을 받지 못하면 한인들로부터 십시일반으로 모금을 해야 하는데 이 또한 요즘 같은 불경기에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 또 2년마다 회장이 바뀌는 퀸즈한인회 시스템에서는 몇 년이 걸릴 지 모를 기금모금 관리가 책임 있게 이뤄질 수 있을까라는 의심도 든 게 사실이다. 시정부가 펀드를 가져가라 해도 현재의 퀸즈한인회 능력으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결국 한인들을 위한 동포회관 건립을 현실화시키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재정기반이 튼튼한 파트너가 필요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을 했다. KCS는 이미 자체 빌딩을 구입해 소유하고 있는데다 모기지를 완납(Pay off)한 경험이 있어 신용도 충분한 상태다. 더구나 동포회관을 건립한다 해도 프로그램을 충실히 운영해야만 정부지원을 통해 건물을 유지할 수 있는데 KCS는 퀸즈한인회와는 달리 오랜 경험을 통해 다채로운 복지, 레크레이션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같은 근거로 KCS를 파트너로 끌어들여 자금관리를 맡기는 것이 옳다는 게 추진위의 결론이었다.
현재 일부 이사진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추가적인 법적 장치를 통해 퀸즈한인회와 KCS가 공동 운영하는 방안을 마련하면 될 것이다. 한인사회의 모금으로 이뤄진 KCS도 한인사회의 공적자산이고 앞으로 만들어질 동포회관도 한인사회의 공적 자산이라는 점에서 소유권을 누가 갖는다는 건 이같은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방편일 뿐이다.
■반대: 이명석 전 퀸즈한인회장
퀸즈한인동포회관의 KCS 소유권 논란은 처음부터 한인사회에는 물론 퀸즈한인회 이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은 게 발단이 됐다.
추진위가 만들어질 당시 퀸즈한인회 이사회는 당연히 ‘퀸즈한인회가 소유하게 되는 동포회관 건립’이란 취지에서 발족을 승인했다. 그후 회장과 이사장이 주축이 된 추진위원회는 최근까지 이사회에 한 번도 진행사항을 보고하지 않았고, 이사회도 개최하지 않았다.
그런데 시작도 안된 동포회관 건립이 이미 서너명의 추진위원에 의해 KCS 소유로 결정이 났고, 이를 몰랐던 한인사회와 퀸즈이사회는 기만을 당한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동포회관은 처음부터 퀸즈한인회 30여 이사단체가 주도가 돼 추진된 사업이었다. 당연히 소유권은 퀸즈한인회에 둬야 한다. 그럼에도 KCS가 이번 사업에 동참하려면 지난 3일 이사회에서 제안했듯이 KCS의 동포회관 건립 기여도에 따라 퀸즈한인회가 소유권을 갖는 동포회관에 법적 등기이사로서 절대적인 권한 및 운영을 보장받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만일 KCS가 퀸즈한인동포회관의 은행융자시 보증을 서주고, KCS가 보관 중인 60여만 달러를 동포회관 건립의 종자돈으로 내놓는다면, 한인사회는 KCS에 더 큰 지지와 기부를 할 것으로 믿을 것이다. KCS가 오늘날 회관과 단독주택을 소유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익명을 요구한 한인사업가가 200만달러를 기부했고, 수백명 한인들이 십시일반 현 KCS회관 구입에 힘을 보탰기 때문이다.
본인을 포함, 퀸즈한인회 일부 이사들은 만일 KCS가 재정의 전면 공개, KCS이사회의 확대 및 투명한 민주적 운영 등이 보장된다면, <퀸즈한인동포회관>의 KCS소유권 및 운영권도 부여할 수 있음을 제안한다.
KCS가 당초 큰 규모의 회관을 짓는 것을 원했다면 처음부터 ‘퀸즈한인동포회관’ 사업이 아닌, ‘KCS 회관 확장건립’사업이란 모토로 추진돼야 했다. 그렇기 때문에 KCS는 앞으로 ‘동포회관 건립’이란 단어를 사용해선 안된다.
만일 KCS가 이번 사업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퀸즈한인회 이사단체들과 전직회장들, 그리고 타 한인단체들과 일반 한인들은 모두 힘을 합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퀸즈한인동포회관’이 건립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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