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영(웨체스터 시드학원 원장)
미국사회에서 벨커브의 사용 용도는 무궁무진하지만(infinite) 그 중에 가장 중요하게 사용되는 것은 대학평균평점을 학칙으로 책정하는 것이다. 작년 연말에 하버드 대학 신문인 “더 하버드크림슨(The Harvard Crimson)”과 제이 해리스(Jay Harris)학부 교육 학장을 통해 하버드 대학에서 가장 많이 수여하는 점수는 스트레이트(straight) A이며, 평균 점수(median grade)가 A-이라는 사실이 공개 되면서 교육계는 술렁이고 있다.
믿기 어렵지만, 지난 20년간 하버드에서 가장 많이 준 점수는 A 라고 하고, 프린스턴 대학에서는 약 35% 정도의 학생들이 A를 받고 있으며, 예일 대학에서는 62% 정도가 A 등급 이라는 소식에 더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보통, 학점 인플레이션(inflation) 혹은 커브(curve)는 전체적으로 저조한 성적을 받았을 때, 상대적(relatively) 으로 상향 조정됨을 뜻한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높은 점수를 받게 되면 과장된 학업 성취도와 자존감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고, 일부에서는 명문대학교들이 취업률을 높여주기 위하여 로스쿨(Law School)처럼 의도적으로 점수를 관리해 주고 있다고 날카롭게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명문 대학에 우수한 학생이 많을 수 있다는 점과 전국적(nationwide)으로A/A- 콤비네이션(combination)이 대학교에서 가장 보편화된 평균점수라는 통계를 종합해 보면서(aggregate) 우리 대학생들이 좀 더 힘을 내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실제로 이력서를 제출했을 때에, 학부 성적이 낮은 사람들의 원서가 컴퓨터 소프트웨어(software)에 의하여 자동적으로 불합격(decline)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기업 측에서는 응시자가 경험이 없을수록, 논리적인 두뇌를 선택할 수 있는 판단의 기준이 없기 때문에 학점에 더 관심을 두는 것이다. 더욱이 올해 여태까지 쉬쉬하면서 몇 십 년 전의SAT 점수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던 몇몇 대기업들(Goldman Sachs, McKinsey & Company, Bain& Company)의 소식이 표면으로 나타나면서 미국사회는 소란스럽다.
벨 커브는 상대평가 제도로 미국 사회에서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널리 활용하고 있는 선발 도구이기도 하다. 졸업 후에는 취업 전선에 뛰어 들어 가야 하기에, 낮은 평점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미국은 풍부한 자원과 경험으로 아이들을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최상의 나라이다. 동시에, 어쩌면 미국은 이 세상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나라’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