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고 곧 겨울이 되면 으슬으슬 약해지는 몸을 위해서 경옥고, 공진단을 찾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그 효능 및 복용법에 대해 잘 아시는 분들은 드문 것 같다.
공진단과 경옥고, 청심환은 3대 한방 명약으로 꼽히며 중국에선 황제를 위해 바쳐져 대대로 왕실과 고위층을 위한 귀한 보약이었다.
공진단은 중국 원대의 명의였던 위역림(危亦林)이 편찬한 ‘세의득효방’에 보간·보정·강장 효과가 크며 녹용, 당귀, 산수유, 사향의 네 가지 약재로 이루어져 있다고 처음으로 기재되어 있다.
당귀는 여자에게 좋은 약재로 혈을 보해주며 순환을 도우며, 보약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녹용은 노화를 막아주고 골수를 보충해 주며, 산수유는 남자에게 좋은 약재로 소변기능, 신장, 간 기능을 보해 준다.
공진단의 핵심인 사향은 온몸의 기혈 순환, 특히 심장을 강하게 해 신진대사를 촉진한다. 또한 모든 호르몬의 분비를 왕성케 하고, 중추신경의 기능을 항진시키며, 면역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효능이 있다.
그 효과가 워낙 탁월해 한방 의약 중에서도 최고가의 약에 속한다. 다만, 미국에서는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에 의해 수입 제한이 엄격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침향이나 목향으로 대체되어 사용되고 있다.
또한, 환을 싸고 있는 금박은 순도 99.9%의 금인데, 동의보감에서는 금이 신경안정과 피를 맑게 하는 청혈 효과, 유독성 물질을 해독하는 작용이 있다고 전한다. 현대의학에서도 결핵균 증식 억제, 만성관절 류머티즘 증상 완화, 피부 노화 억제, 천식 치료에 탁월한 효험이 있음이 입증됐다.
따라서, 공진단은 노화와 과로, 스트레스 등에 따른 소모성 허약에 효과적인 약재로서 특히, 스트레스가 많고 밤낮이 불규칙한 현대인의 생활패턴에 부합하는 처방이라고 할 수 있다.
공진단은 하루에 1~2개를 식전 공복에 씹어서 복용하면 되는데, 약성이 강하기 때문에 임신부는 복용을 금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무리 좋은 약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에게 맞지 않으면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체질적으로 보면 기본적으로 공진단은 태음인약으로, 사상체질 의학을 창시한 이제마 선생은 공진단에 대해 태음인 체질에 적합하다며 당귀와 산수유를 빼고 맥문동과 오매를 넣어 처방한 다음 이름도 공진흑원단으로 바꾸었다. 이에 따라 필자는 소양인에게는 숙지황을 넣고, 소음인에게는 홍삼을 넣고 사향 대신 목향을 추가하여 사용한다.
경옥고에 대해 허준의 동의보감에서는 건강하게 장수하는 약중 가장 처음으로 다루고 있다. 경옥고에는 인삼, 생지황, 백복령, 꿀 등이 주요 약재로 들어가는데, 인삼은 인체의 양기를 불어 넣어 원기를 북돋아주고, 생지황은 체액의 형성과 혈액의 조성 등을 도와 인삼의 효능과 음양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
또한 백복령은 체내 독소의 배설작용과 정서적인 안정의 효능이 있으며, 꿀은 강장제의 역할과 각 약재간의 균형을 증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경옥고를 제조하려면 상당한 정성이 필요한데, 위의 약재를 넣고 80~90도의 온도를 유지하며 3~5일 동안 밤낮으로 중탕하여야 한다. 경옥고는 체질적으로 약한 사람에게 비위 기능을 도와 식욕을 증진시키며, 면역기능 향상 및 신진대사와 호르몬 기능을 도와 성장발육을 도와준다.
또한 월경불순이나 생리통, 수족냉증이 심한 여성에게 좋으며, 만성피로, 정력감퇴, 정신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뇌세포 보호 효과도 입증됐는데 허혈성 뇌졸중을 유발시킨 쥐에게 1일 1회씩 7일간 경옥고를 투여하고 단기기억·사물인지 기억을 측정했더니 유의적인 기억력 개선효과가 나타나 기억력이 감퇴하는 노인에게 치매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경옥고 복용법은 고형이기 때문에 일반 성인의 경우 아침, 저녁으로 1~2수저(약20g), 소아의 경우 그 반정도인 10g을 입에서 녹여먹거나 따뜻한 물에 풀어서 복용하면 된다.
환절기에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추운 겨울에 잔병치례가 많다거나 공부로 인해서 지친 학생들이라면 자주 찾는 경옥고, 공진단! 효능 및 복용법까지 잘 알고 먹는다면 훨씬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