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Bureau of Economic Analysis) 발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GDP가 4.59% 급성장했다고 한다. 그것은 마이너스 2.11%를 보였던 1분기에 비하면 무려 6.7%나 급증한 것이다. 유럽과 아시아 지역의 침체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미국의 그와 같은 성장은 믿기가 어려울 정도다.
금년 2분기 성장 폭은 지난 30년 경제 역사상 세 번째로 컷던 것으로 기록된다. 첫 번째는 1982년 2분기였고 두 번째는 2000년 2분기였다. 우연일지는 모르겠으나 세 차례 모두 중간선거가 있었던 해였다.
1982년 2분기 GDP가 발표되면서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770 바닥을 찍고 5년 만에 2,746까지 솟아올랐다. 그 기간 동안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3%에서 8%대로 내려앉았다. 2000년 2분기 GDP가 발표되었을 때 다우지수는 11,400 고점을 찍고 닷컴버블의 붕괴를 경험한 바 있다. 그 당시에도 장기금리는 2년 만에 6%에서 3%선으로 하락했다.
자산시세만을 놓고 비교해 본다면 금년 2분기의 GDP 상황은 지난 2000년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2000년에는 글로벌 경제가 모두 활황이었고 현재는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제 경제가 침체기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9월 한달 동안 미국의 주식시세는 일제히 하락세로 마감됨으로써 가을에는 약하다는 전통적인 성향을 그대로 나타내 주었다. 9월에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0.32%, S&P 500 지수는 -1.55%, 나스닥지수는 -1.9%, 소형주가 지수인 Russell 2000 지수는 -6.19%를 기록했다. 대형주에서 소형주로 갈수록 실적이 악화된 점이 눈에 띤다.
9월의 채권시세도 2.33% 하락했고 원자재 시세를 대변하는 CRB Index도 4.85% 하락, 금값은 6.13% 떨어졌다. 반면에 미국 달러화는 4% 크게 상승함으로써 9월은 그야말로 글로벌 디플레이션의 한 달이었다고 표현될 수 있겠다.
파죽지세로 잘 나가던 샌프란시스코 주택 시세도 결국 5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다른 지역들의 집값 상승률도 현저한 둔화세를 보였다.
그와 같은 디플레이션 현상의 원흉은 유동성 감소에 대한 기대치의 고조에서 시작되는데 10월28일에 최종 마감되는 양적통화완화와 내년 2분기를 기해 실시될 것으로 기대되는 금리인상이 투자자들의 심리를 위축시켜 그동안 많이 올랐던 주식과 부동산의 매각을 자극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3년 동안 한 번도 조정(10% 이상의 단기적 하락)을 거치지 않았던 주식시세가 이번 가을에는 결국 와 줄 것인지 아닌지는 아직도 미지수로 남아 있으나 기술적인 (Technical) 측면에서 시장의 건강상태를 진단해 보면 현재의 자산시장에는 감기기운이 역력하다.
기술 분석은 주식시장의 내면을 진단하면서 돈의 방향을 분석하는 것으로서 시장의 중장기적 흐름을 점치는데 도움이 된다. 한 예로 요즘처럼 주식지수가 전반적으로 상승추세를 지속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주식가격들이 떨어지고 있음이 감지된다면 능숙한 투자자들은 서서히 방어태세를 취하게 된다.
다우지수가 아직도 1만7,000대를 상회하고 S&P 500 지수도 2,000대 근처에 놓여 있는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뉴욕증시에서 거래되는 4천개 주식들의 개별적인 움직임을 봤을 때는 상승 탄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술적으로 표현하자면 150일 이상 평선 가격을 상회하는 주식들이 평균 70%대에 있어야 하는데 요즘은 그 비율이 40% 선으로 줄어들었다.
유동성 증가 축소에 대한 우려가 자산시장을 엄습하고 있다.
미국의 유동성 증가 축소를 이겨낼 수 있다는 경제적 기대가 대두되기 전까지는 시장의 불안감은 지속될 수 있다. 과연 그 불안 증세에 대한 처방전은 무엇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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