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기지 부채 찬반론
▶ ■ 갚는 것이 유리 - 노후 주거비용 큰 부담, 현금유동성 확보 여유 ■ 안 갚는 것도 방법 - 401(k) 등 인출땐 페널티, 재산 많으면 세금공제
은퇴자의 모기지 부채에 대한 장단점이 항상 논란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모기지 부채 페이오프는 자신의 상황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은퇴 후 모기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은퇴 전 모기를 모두 페이오프시키고 여유로운 생활을 하는 것이 이로울까. 물론 후자가 가장 안정된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모기지 부채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현재 모기지 이자율이 최저 수준인 데다가 모기지의 이자는 세금공제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은퇴 후 수입이 많다면 모기지 부채는 세금을 낮출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다. 또 구태여 현금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면 가장 안전한 보관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은퇴 후 모기지 부채에 관한 찬반론을 ‘뱅크레잇 닷컴’과‘마켓워치’ 보도를 종합 정리했다.
은퇴 후 모기지가 전혀 없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또 많은 전문가들은 은퇴 후 모기지 부채가 은퇴자들의 재정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경계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특히 불필요한 모기지 이자를 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소비자 재정보호청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은퇴 후에도 모기지 부채를 가지고 있는 미국인 은퇴자들이 더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주택 소유주 중에서 모기지 부채를 가지고 있는 비율은 2011년 30%로 나타났다. 이는 2001년 22%에 비해 불과 10년 만에 크게 증가한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또 2011년 노년의 주택 소유주들이 가지고 있는 모기지 중간가는 2001년에 비해 무려 82%나 뛰어 올랐다.
▲모기지 지출 노인에 큰 부담
하버드의 ‘주택 연구를 위한 조인트 센터’가 발표한 또 다른 연구 보고서는 모기지 부채가 전혀 없는 나이든 주택 소유주들의 월 주거비용은 모기지 부채를 가지고 있는 노인들의 주거비용의 3분의 1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 렌트를 살고 있는 노인들의 주거비용의 절반도 안 된다는 것이다. 주택 소유주 노인들의 주거비용에는 재산세와 보험료, 유틸리티 사용료 등을 모두 포함했다. 다시 말해 모든 경비를 합쳐도 모기지가 없는 주택 소유 노인들의 주거비는 크게 낮아진다는 것이다.
종업원들의 베니핏을 연구하는 ‘임프로이 베니핏 리서처 인스티튜트’의 최근 리포트에 따르면 주택 및 주택관련 지출비는 미국인 노년층의 가장 큰 지출항목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 노인 복지 비영리단체인 ‘AARP’의 공공정책연구소는 지난 주택시장 붕괴과정에서 50세 이상 미국인들의 모기지 연체율이 심각한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고했다.
2012년 보고서가 발표된 당시 노년의 미국인 약 300만명이 살고 있는 주택을 빼앗질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연방 정부가 집계했다.
▲ “모기지 갚는 것이 유리”
재정 상담인들의 권익단체인 ‘서티파이트 파이낸셜 플래너 보드 오브 스탠다즈’에서 소비자 홍보를 담당하는 엘리노 브라이네브는 요즘 모기지 이자율이 낮은 상태이긴 하지만 모기지 부채 없이 은퇴하는 것을 적극 권장한다고 말했다.
성공적인 은퇴생활을 영위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충분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부채가 전혀 없는 주택을 소유하게 되면 훨씬 더 현금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내가 은퇴자라고 가정해서 모기지와 자동차 융자, 또는 기타 부채를 가지고 있다면 일정기간 내가 소비할 수 있는 것들을 조정할 수 있는 능력에 제한을 받게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은퇴해서 모기지 부채도 없고 자동차 할부금도 없다면 쓰고 싶을 때 마음대로 돈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며 경제상황이 좋지 않게 되더라도 충분히 여유를 찾을 수도 있다”며 장점을 소개했다.
예를 들어 증권시장이 곤두박질치게 되더라도 은퇴자들이 은퇴연금에서 구태여 많은 돈을 꺼내 모기지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만약 은퇴연금에서 조금씩 돈을 꺼내 모기지 부채를 갚아 나갈 경우 마켓상황이 좋지 않아 연금구좌의 돈이 줄어들면 금방 고갈될 수 있는 위험에 노출된다는 점이다. 또 구좌의 돈이 줄어들면 마켓상황이 호전되더라도 증시 반전에 따른 혜택이 적게 된다.
더욱이 홈 에퀴티를 이용해 필요한 경비를 조달할 수도 있고 리버스 모기지를 이용해 노년의 여유 있는 생활을 영위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능력에 따라 결정해라
모든 사람이 다 페이오프시킬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앞서 말한 모지지 부채 없는 은퇴생활은 주택 소유주들이 충분한 재정을 갖추고 있어 모기지 부채를 갚아 버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가정 하에서만 가능하다.
그러나 많은 노년의 주택 소유주들은 모기지를 페이오프할 수 있는 충분한 재정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모기지 부채에 대한 선택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은퇴가 얼마 남지 않은 늦은 나이에 주택을 구입했을 수도 있고 충분한 여윳돈이 없이 부채를 일시에 갚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또 어떤 경우는 주택 수리 또는 대학에 진학하는 자녀나 손자 손녀를 위한 대학 등록금 지원 등 중요한 지출을 위해 홈 에퀴티를 뽑아 사용했을 수도 있다.
AARP 공공정책연구소의 로리 트래왼스키 경제소비 안정팀 디렉터는 “노년에 예기치 못했던 상황이 발생해 홈에퀴티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면서 주택 모기지보다 홈에퀴티를 갚는 노인들이 상당수에 달한다고 말했다.
▲모기지 변제는 단계적으로 하라
모기지 부채를 조기에 갚고 싶어 한다면 우선 크레딧 카드와 같이 높은 이자율이 적용되는 부채부터 갚아나가는 것이 순서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많은 재정 전문가들은 그러나 401(k)와 같은 은퇴연금에서 돈을 뽑아 모기지 부채를 갚는 것은 좋지 않은 방법이라고 반대한다. 우선 정해진 연령 이전에 돈을 인출하면 그에 대한 페널티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은퇴연금은 머릿속에서 잊어버리고 묻어두는 것이 미래를 위해서 좋은 방법이다.
모기지를 갚기 위한 목적으로 기타 자산을 정리할 생각이라면 재정전문가들과 충분한 상의를 거치는 것이 좋다. 자산 정리에 따른 비용과 더불어 자신의 재정 상황에 맞게 페이오프로 인한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해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재산과 월수입이 많을 경우 이에 따른 세금문제가 발생하므로 모기지 부채를 가지고 있는 것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
또 모기지를 갚기 전에 조기상환에 따른 페널티 항목이 있는지도 알아봐야 한다. 최근에는 이런 조항이 많이 없어졌지만 간혹 일정기간 이내에 모기지를 갚아 버리면 페널티를 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따라서 모기지 조기상환을 위한 최상의 방법은 일정기간 계획을 세워 모기지 원금을 정기적으로 더 많이 갚아나가는 방식이다. 충분한 여유자금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가지고 있는 모든 자금을 모두 집에 쏟아 부으면 현금이 필요한 긴급한 상황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현금 동원 능력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충분한 준비가 없는 상황에서 허리띠를 졸라매면서까지 모기지 부채를 모두 갚을 필요까지는 없다고 조언한다.
은퇴 후 5~10년 이내에 계획을 세워 모기지 부채를 갚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조언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은퇴를 했다고 해도 파트타임 등의 일을 하면서 수입을 올리고 이를 모기지 변재에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이들을 밝혔다.
<김정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