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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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것보다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

2014-09-2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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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5세 이상 3만6천명 ‘연금 받아 학자금 상환’

▶ 가계부에 수입과 지출내역 적으면 낭비 막아

자녀의 학과목 성적이 좋아도 재정관리에는 서툰 경우가 많다. 학교에 따로 재정관리 관련 과목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학부모들도 입시위주의 교육을 시키다보니까 자녀들의 재정교육에 소홀하기 쉽다. 그러나 자녀의 재정교육은 대학 입시만큼이나 중요한 항목 중에 하나이다.

최근 65세를 넘어서도 아직 학자금 대출을 갚는 미국 고령층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특히 이들의 연금수령액이 학자금 상환에 쓰이면서 상당수가 자칫 빈곤층 수준의 재정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연방 회계감사원(GAO)은 최근 보고서에서 연금으로 학자금을 갚는 65세 이상 인구가 2002년 6,000명에서 지난해 3만6,000명으로 6배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65세 이상 인구가 보유한 학자금 대출 잔액도 2005년 28억달러에서 2013년 182억달러로 급격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나 어릴 때부터 올바른 재정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부채 해소에도 중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대학에 입학하면 자신이 혼자서 재정관리를 하면서 생활을 해야 하고 실제로 아르바이트를 통해서 돈도 벌어보고 돈 벌기가 얼마나 힘든지도 알게 된다.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현명하게 관리하느냐이다.

투자에 앞서 가장 기본적인 저축에 대해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어릴때부터 은행에 계좌를 열어 저축을 하다보면 돈을 관리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본인이 저축한 돈을 함부로 쓰지도 않게 된다. 또한 본인이 얼마나 버는지 이에 맞춰서 지출하는 지에 대한 내역을 살펴볼 수 있는 가계부를 작성하게 함으로써 경제적인 감각을 어릴 때부터 갖도록 하는 것이중요하다.


■가계부에 적도록 한다

상당수의 대학생들이 졸업 후에도 부모로부터 재정적인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이 요즘의 대세이다. 물론 졸업 후에 구직도 쉽지 않은데 다가 엄청나게 오른 학비 때문에 아르바이트로 학자금을 충당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졌지만 재정관리를 제대로 했다면 최소한 용돈 정도는 본인이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출과 수입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는 점을 자녀들이 깨닫게 하면 그 다음에는 지출관리 개념을 저절로 터득하게 된다.

즉 용돈이나 아르바이트를 통해 번 돈을 예금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출하는 돈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개인이나 단체 혹은 국가도 부채가 많으면 경제가 어려움을 겪게 마련이다. 캐시 플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얼마나 많은 돈을 벌었고 또 쓰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자신만의 가계부를 작성하도록 유도한다.


LPL 파이낸셜의 김광수 파이낸셜 어드바이저는 “청소년기부터 올바로 돈을 관리하고 저축하는 습관을 기르면 그것이 평생 가게 마련”이라며“가계부를 정리함으로써 캐시 플로우의 컨셉을 익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본인이 쓴 돈을 낭비하는일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한 달에 얼마를 벌고 있으며 또한 얼마를 쓰고 있는데 실제로 손익은 얼마나 되고 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나중에 대학이나 대학원을 가서도 혹은 직장생활을 하거나 결혼 후에도 수입과 지출을 가계부에 적는 생활을 한다면 재테크에 상당히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평범한 이야기 같지만 개인이 수입에 비해 지출이 많다면 파산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mint.com, budgetpulse 같은 재정관련웹사이트를 활용하면 한결 체계적으로 자신의 재정관리를 할 수 있다.


■저축하는 즐거움을 알게 한다

은행계좌에 돈을 저축하고 잠시만 놓아두어도 수년 후에 액수가 올라있음을 알 수 있다. 적은 돈을 적립해 놓은 후에도 얼마 지나지 않아 돈이 크게 불어나는 원리를 맛볼 수 있다.

매달 이자를 주는 계좌에 예금을 시작했다고 가정을 했을 때 첫 달은 예금한 액수에 따라 이자가 쌓일 것이다. 은행으로부터 이자를 받게 되면 원금과 이자가 함께 쌓인다. 결국에 원금과 이자가 쌓인 후에 이를 토대로 이자가 또 쌓이게 되면 후에 무시할 수 없는 액수가 된다. 이를테면 복리이자의 원리이다. 예금을 정기적으로 하고 그냥 놓아두어도 이자가 쌓이는 데다가 또 쌓이게 된다.

예를 들어 매달 3.5%의 이자에 50달러 원금을 저금했다고 가정을 하자. 만약에 매달 10달러씩 꾸준히 저축을 하면 5년 후에 714달러로 늘어나 있고, 매달 15달러씩 저축을 한다면 5년 후에 1,042달러로 불어나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BBCN 뱅크의 박인영 마케팅 담당부장은 “자녀들이 현금을 가지고 있으면 분실하는 사례가 발생한다는점에 착안해 13~17세 자녀를 대상으로 한 체킹계좌 상품은 개설했는데 저축하는 습관을 길러줌으로써 자녀의 재정적인 미래를 밝게 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 같은 초저금리 시대에 은행에 예금했을 때 이자는 얼마 안 되지만 저축을 통해 은행을 사용하는 방법과 친숙해지도록 하는 것은 중요하다.


■용돈을 주고 저축을 하게 한다

집에서 접시 닦기, 잔디 깎기 등 허드렛일을 시키고 이에 합당한 용돈을 줄 수도 있고 그냥 용돈을 줄 수도 있다. 용돈을 주는 목적은 예산을 세워 나름대로 살림살이를 꾸려나가는 지혜를 스스로 기르게 하는데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최소한 10%는 따로 떼어서 저축을 하게 한다. 처음에는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습관을 들여놓으면 어려울 것도 없다. ‘습관은 제2의 천성’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의식을 심어주고 독립심을 유발시킬 필요가 있다. 돈이 모든 것은 아니지만 돈이 없으면 불편하다는 것을 확실하게 각인시켜 준다. 그러면 돈을 낭비하는 일이 없게 된다. 예를 들어 고등학생의 경우 일정부분을 따로 떼어서 대학 학자금을 준비하거나 자동차 등을 매입하기 위한 장기 저축을 하는데 쓰도록 유도한다.

또한 대학이나 대학원에 다니는 자녀들에게는 주택매입을 위한 다운페이먼트를 모으도록 교육을 시킨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가 일정부분은 따로 자선을 위해서 쓸 것도 권유해 본다. 남을 배려하고 봉사하는 마음까지 익히게 될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가르친다

일상생활에서 돈을 아껴서 사용하는 법을 단계별로 가르친다.

마켓에서 그로서리 샤핑을 본인이 직접 해보게 한 후 얼마를 지출하고 항목 별로 돈이 어떻게 들어가는지도 경험하도록 한다. 반드시 세일품목을 사도록 하고 그렇지 않았을 경우와 비교해서 돈이 얼마나 절약이 되었는지 그 차이를 느끼게 한다. 또한 대학생 자녀의 경우 차를 매입할 일이 있다면 한정된 예산에서 본인이 직접 중고차 혹은 새 차를 경제적인 가격으로 매입하게 해본다.

또한 은행도 직접 방문해서 입금이나 출금을 해보게 한다. 어린 자녀들이 은행의 원리를 배우는 것은 그들이 나중에 재정생활을 어떻게 꾸려나갈지 중요한 바탕이 된다.

“은행은 고객으로부터 돈을 유치해 돈을 빌려 준다”는 기본 원리도 설명을 해준다. 자연스럽게 은행을 어떻게 이용하면 본인의 재테크 혹은 성장 후에 비즈니스 운영에 도움이 될지 미리 알게 한다.


■돈의 의미를 깨닫게 한다

어릴 때부터 재정관리를 하다 보면 대학 학자금 등의 정보에도 자연스럽게 눈을 뜨게 된다.

재정관리를 하면서 돈을 모은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면 재정보조 신청이나 장학금에 관한 정보의 필요성도 깨닫게 된다.

가능하면 자녀에 대한 재정교육은 어릴 때부터 시작하는 것이 낫다. 재정교육은 자녀가 돈을 못 쓰게 억제하는 차원에서 이뤄져서는 곤란하며 또 인색한 사람으로 만들어서도 안된다. 재정교육은 경제생활에서 돈의 의미를 제대로 일깨워 주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나이에 맞는 재정교육도 따라야하는데 체킹 어카운트, 크레딧카드와 부채 등은 대학생활을 하면서 반드시 알아야 하는 생활경제의 기본이다.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은행과 크레딧카드에 대해서 교육하면 그들이 독립할 때 재정적으로 더욱 돈에 대해 잘 이해하게 된다.

예를 들어 대학생들이 같이 아파트 렌트 혹은 주택 입주를 하게 되면 렌트 비용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크레딧카드를사용하면 일정기간이 지날 경우 높은 이자율이 부과된다는 사실도 사용하면서 익히게 할 필요가 있다.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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