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앤소니를 그렇게 믿었는데…”

2014-06-11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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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에 피살 김순열씨 언니 김순자씨 단독 인터뷰

지난 8일 워키간 타운하우스에서 발생한 김순열씨 모녀 피살사건<본보 6월9일자 A1면 보도>과 관련, 숨진 김씨의 큰 언니인 김순자씨(63)는 10일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동생의 남편인 앤소니 마커스가 그런 끔찍한 범행을 저지르다니 믿을 수 없다며 비통해했다.

“어떻게 이런 참사가 발생했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다. 앤소니를 그렇게 믿었는데…․”테네시주 라인빌 타운에 거주하는 김순자씨는 “순열이는 심성이 곱고 참 착한아이였다. 1남 4녀중 셋째로 인천 박문여고를 졸업하자마자 앤소니를 만나 결혼을 했다. 당시 앤소니는 한국에 주둔한 해군 소속으로 미 8군 AFKN방송에서 일하고 있었다. 1983년 어떤 행사에서 순열이가 군인가족 대표로 참가했는데(순열씨 부친도 군인) 두사람은 그때 만났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김씨는 “순열이는 당시 고등학생이였는데 앤소니의 구애로 졸업하자마자 그에게 시집을 갔다. 결혼 후 첫째딸인 미쉘을 한국에서 낳았고 그 후 일본에서 3년정도, 다시 한국 진해에서 2년 정도 살다 미국에 들어온 것으로 안다”면서 “앤소니는 30년 가량 같이 산 부인에게 그런 일을 저지를 만한 인물이 아닌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러나 “앤소니를 가족으로 보듬으며 그렇게 믿고 잘 해줬는데 이런 엄청난 일을 저지르다니 한편으로 너무 분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미 세상을 등진 동생에게 이제와 언니로서 해줄만한 것이 없다는 사실에 너무 슬프다”라며 통탄한 그는 “최근 약혼을 한 순열이의 큰 딸 미셸이 겪고 있을 고통에 가슴이 아프다. 아버지가 저지른 일로 인해 한순간에 동생과 엄마를 잃은 슬픔이 오죽하겠나”고 조카를 걱정했다. 또한 “아직 못다핀 우리 순열이의 막내딸인 사만사도 눈에 너무 밟힌다. 아기였을 때부터 웃는게 참 예뻤던 아이였다”고 회상했다. 김순자씨는 “내일(11일) 아침 일찍 시카고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고 순열이가 나갔던 교회 목사님과 장례절차를 상의할 예정이다. 미국에 오래 거주한 순열이의 언니된 사람으로 금액을 떠나 순열이 마지막 가는 길을 잘 꾸며 주고 싶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순열이를 위한 마지막 성의”라며 끝내 울먹였다.

“아직도 순열이의 음성이 들리는 것만 같아 정신을 간신히 붙잡고 있다. 같이 했던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 숨쉬기조차 버겁다”는 김씨는 “한국에 계신 연로하신 아버지가 걱정된다. 아버지를 위해 순열이 소식이 한국에 전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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