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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립? 사립? 고교선택은 대학입시 ‘첫 걸음’

2014-06-0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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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부모들이 고려해야 할 사항들

▶ 아카데믹 프로그램·과외활동 등 종합적 점검, 거리·비용도 무시 못해 장단점 따져보고 결정

공립? 사립? 고교선택은 대학입시 ‘첫 걸음’

고등학교를 선정하기 전 학부모들은 아카데믹 프로그램, 과외활동, 학생 졸업률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자녀에게 맞는 학교인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필라델피아의 한 고교에서 과외활동의 일환으로 모의 우주선 실험을 하고 있다.

대학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일까? 대학입시에서 항상 강조되는 것이 학업성적, 대입 학력고사 점수, 에세이, 과외활동, 추천서 등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자녀가 다니는 학교이다. 어느 고등학교를 졸업하느냐에 따라 학생의 교우관계 및 인성교육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가장 순수한 틴에이저 때에 만난 친구가 보통 평생을 가는 경우가 많다. 대학생 때 학과 공부와 취업 등으로 가장 어려운 시절을 보낼 때도 고등학교 때 사귄 친구들이 정서적으로 큰 방패막이 역할을 하기도 한다. 따라서 저학년 때부터 고등학교에 대해 미리 리서치를 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 별로 해당 교육구의 예산부족 등을 이유로 기존의 학교가 문을 닫는가 하면 차터스쿨이나 새로운 사립학교가 문을 여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사립을 갈지, 공립을 갈지 아니면 특화된 프로그램이 있는 고등학교를 선택할지 충분한 시간을 갖고 리뷰한 후에 자녀에게 적합한 학교를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


■아카데믹 프로그램

미국은 학군에 따라 집값이 결정된다. 그 정도로 학교와 집값은 밀접한 관계에 있다. 한인 학부모들이 기를 쓰고 좋은 지역으로 이사하려는 이유는 대부분의 경우 자녀 교육과 연관되어 있다. 즉 좋은 학교에 자녀를 진학시켜서 양질의 교육을 받게 하기 위해서이다.


공립학교에 진학하게 될 경우 해당학교의 평균 학력지수(API), 개설되어 있는 AP 및 아너스(honors) 과목 수, 4년제 대학 진학률, 평균 SAT 또는 ACT 점수, AP 테스트 합격률, 학급당 학생 수 등이 주요 고려사항이다. 또한 교사진 수준, 학습시설 및 장비 등도 점검하면 도움이 된다. 교사 수준을 점검할 때는 대학원 이상 학위를 소지한 교사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고등학교 수준 이상의 과목을 가르칠 수 있는 교사가 있는지, 영작문을 전문적으로 지도하고 있는 교사가 있는지 등을 알아본다.

이밖에도 교사 이동이 심한지 또는 장기 근속하는 교사들의 비율이 높은지 등도 살펴본다. 교사가 자주 바뀐다면 학생들을 가르치는 지침, 학생들을 평가하는 기준도 자주 바뀌게 되어 부모나 아이들이 기준을 잡기 어렵게 된다.

특히 자녀와 학교의 수준이 일치하는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녀의 재능이나 능력보다 해당 학교의 클래스 수준이 너무 낮으면 아이가 수업에 지루함을 느끼거나 흥미를 갖지 못하게 돼 의욕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에 학교 수준이 너무 높으면 9학년 첫 학기부터 자신감을 잃고 열심히 공부해도 경쟁이 안 된다고 생각해 포기할 수도 있다.


■과외활동

학교의 아카데믹 프로그램만큼 중요한 것이 그 학교가 제공하는 과외활동(extracurricular activity)이라고 할 수 있다. 아마 많은 학생들은 초등학생 시절부터 스포츠, 예술 등 다양한 과외활동을 해왔을 것이다. 고등학교를 선정하기 전에 자녀가 해온 활동을 지속할 수 있거나 관심사나 재능을 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는지 알아본다.

예들 들어 오케스트라 활동이 활발한 학교가 있는가 하면 미술이나 체육활동에 강한 학교도 있다. 학생이 어떤 과외활동을 하고 있는데 고교에 진학했을 때 이를 어떻게 연결시킬 지도 고려해 봐야 한다.

특히 스포츠의 경우 축구, 풋볼, 테니스, 농구, 야구 등은 거의 모든 학교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지만 수영과 골프, 수구 팀 등은 일부 학교에서만 운영하고 있다. 학교 밖의 로컬클럽에서 지금까지 해온 활동을 지속할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학교 팀에 비해 클럽 팀 수준은 낮다. 스포츠 특기자로 대학 진학을 염두에 두는 학생들은 지원할 학교의 팀 레벨이 학교 선정과정에서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 라카냐다 하이스쿨에 재학했던 한 남학생은 수구를 과외활동으로 지속하면서 이를 지렛대로 활용하여 존스 홉킨스 대학에 입학 허가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음악, 미술 등 예술분야와 스피치, 디베이트, 수학, 과학, 엔지니어링, 역사 등 기타 다른 분야의 클럽이나 활동을 중요시한다면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해당 프로그램이 있는지 확인하고 수준은 어느 정도 되는지 점검한다. 해당 클럽이나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이나 학부모로부터 직접 경험담을 들어보는 것도 좋다.


■옵션을 살펴본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집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고등학교에 다니겠지만 일부 교육구들은 버싱 프로그램 등을 통해 집에서 먼 학교에 갈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교육구가 정해 놓은 다수의 자격요건을 충족시켜야 하는데 특정 학교에 많은 지원자가 몰리면 보통 추첨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며 뽑히지 않는 학생들은 대기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간다. 거주 지역을 관할하는 교육구를 통해 고등학교 선정 때 부모가 어떤 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효과적이며 집에서 가까운 고등학교나 자녀가 재학 중인 중학교 사무실을 통해 알아볼 수도 있다.

8학년 봄학기까지 기다리지 말고 가을학기 시작과 동시에 관련 정보를 리서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로컬학교 외에 다른 옵션이 있을 경우 지원 절차가 의외로 빨리 시작될 수 있고 준비해야 하는 서류의 분량도 만만찮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요구받는 모든 서류를 마감일 전까지 제출하는 것이 필수이다.


■공립 또는 사립

많은 학부모들이 자녀를 고등학교에 보낼 때 공립을 보내야 할지, 사립을 보내야 할지 고민한다. 공립학교를 다녀도 적응을 잘하고 학업성적도 우수해 별 문제없이 명문대학에 진학하는가 하면 또 어떤 아이는 사립학교를 다녀도 성적이 좋지 못해 겨우 졸업만 하는 경우도 있다. 공립은 공립대로, 사립은 사립대로 장단점이 있다.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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