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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한 대학 방문 ‘궁합 맞는 곳’ 찾아라

2014-04-1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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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학년생 봄방학 ‘칼리지 투어’

▶ 캠퍼스 분위기 느끼고 교수·재학생과 대화, 사진·인상 기록해 둬 최종 선택 도움되도록

합격한 대학 방문 ‘궁합 맞는 곳’ 찾아라

평생에 딱 한 번 다니는 대학을 선택하는 일은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유펜 재학생이 대학 탐방객들에게 투어 가이드를 하고 있다.

미국에는 무려 4,000여개가 넘는 대학이 있다. 그 많은 대학 가운데 고등학생들이 지원하는 곳은 평균 10여개 안팎. 입학 허가서를 받은 대학 가운데 보통 3개 정도를 고른 후 최종적으로 하나를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2학년 학생들은 보통 4월이면 합격발표가 끝나고 봄방학을 맞아 이제는 입학할 대학을 선택하는 일만 남았다.

합격한 대학을 직접 방문하는 것은 선택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학은 평생에 딱 한 번 다니며 한국처럼 학벌사회는 아니지만 전공에 따라서는 학교의 지명도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대학이 어디에 있든 직접 방문해서 학생 본인과 궁합이 맞는지 점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봄방학을 맞아 칼리지 투어를 다녀올 필요가 있는 이유이다.


■칼리지 투어가 도움이 된다


직접 방문해서 궁합에 맞는 대학을 골라야 평생 후회가 없다.

인생의 황금기를 보내게 될 대학 캠퍼스를 대충 보고 정할 수 없는 노릇이다. 전공도 전공이지만 본인의 분위기에 맞는 대학을 고르는 것은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수많은 가이드북이 시중에 나와 있고 인터넷 검색이 가능하지만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결국은 직접 방문해서 느껴 보는 것이 가장 좋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대학이 직접 가서 보았을 때는 실망스러울 수도 있고 남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대학이 본인이 직접 방문했을 때 의외로 좋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학교에서 제공하는 캠퍼스 투어에 참여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러나 시간을 내어서 따로 걸어보아야 한다.

반드시 어떤 느낌이 올 것이다. 앞으로 이곳에서 보낼 4년간을 머릿속으로 그려보고 또한 가슴으로 느껴야 한다. 이처럼 혼자서 걸어보는 캠퍼스 투어는 생각할 시간도 갖게 하고 마음에 드는 한 건물을 응시하면서 예전의 모습을 상상해 보는 여유도 가질 수 있다. 투어 가이드의 이야기만 듣기보다는 이처럼 본인이 직접 판단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사진을 찍고 메모를 해둔다

만약에 여러 학교를 비교 중이라면 방문하는 학교마다 기록을 충실히 해둘 것을 권고한다. 처음에는 학교에 대한 기억이 선명하게 남지만 2~3시간이 흐르면 기억이 희미해진다.

막상 칼리지 투어를 다녀왔는데 구체적으로 생각이 나지 않고 막연하게 느낌만 남는다면 그것은 실패한 칼리지 투어이다. 충실한 기록이 바탕이 되어야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 자신이 기자라고 생각하고 취재하듯이 요점을 적어놓을 필요가 있다.


학교 건물 사진과 개요에 대해서는 적을 필요가 없다. 본인이 방문 중에 받은 강렬한 인상을 기록해 둬야 나중에 여러 학교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즉 예를 들어 왜 좋은 지 혹은 싫은 지 방문 당시 기록을 충실히 해놓을 필요가 있다.


■전공 클래스 방문, 교수들과 대화

만일 무슨 공부를 할 것인가를 결정했다면 직접 강의실을 방문해 본다. 다른 학생들이 어떻게 수업에 임하는 지를 체험할 수 있다. 강의 후에도 재학생들과 담소를 나눠본다. 학생들이 교수와 전공과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 지 알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강의실에 들어가기 전에 사전예약을 해야 한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대학들이 예고 없이 교실을 방문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에 전공을 결정했다면 해당 분야의 교수와 이야기 해보는 시간을 마련한다.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며 전공을 위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설명해 줄 것이다.


■기숙사에서 숙박을 해본다

가능하다면 기숙사에서 하룻밤 잔다. 대부분의 학교는 기숙사에서 일박을 권고한다. 재학생과 같이 잠을 자면서 풍부한 정보를 접하게 된다. 하룻밤을 같이 지낸다는 것은 서로에 대해 편안하고 솔직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또한 복도를 오가면서 만나는 학생들과도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어드미션 매스터즈의 지나 김 시니어 디렉터는 “미국 대학은 단순히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라 4년 동안 먹고, 자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성장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직접 방문해서 잠도 자보는 등 체험하는 경험을 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게시판을 읽고 학교 식당에서 식사를 한다

학생회관을 거닐다 보면 게시판들이 많이 붙어 있을 것이다. 이를 유심히 읽어 보면 캠퍼스에서 현재 무슨 행사가 있고 학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수업을 받게 되는 건물과 기숙사의 게시판도 마찬가지로 훑어본다. 강연, 클럽, 음악회, 체육활동 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접하면서 학교의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학교 식당에서 현재 재학생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자리를 갖도록 한다. 부모들과 같이 학교를 방문했다 할지라도 학생들의 분위기와 활동 등을 직접 느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학생들이 행복해 보이는지 혹은 스트레스를 받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음식의 질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다.


■많은 학생들과 이야기한다

캠퍼스 투어 가이드는 이미 학교를 마케팅하기 위해 고용된 파트타임 직원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학교에 다니는 재학생의 입을 통해서 나오는 현장의 목소를 들어보는 것이 좋다.

가령 예를 들어 이 학교가 파티 학교로 유명하다면 학교 측은 굳이 이 사실을 이야기하지 않겠지만 재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도 있다. 본인이 학구적인 면을 강조하는데 이런 분위기의 학교에 입학하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기 힘들 수도 있다.


■부모는 자녀가 주관을 갖고 결정하도록 돕는다

무엇보다도 자녀와 궁합(?)이 맞는 학교를 어떻게 찾아내느냐가 부모로서는 가장 중요한 임무이다. 주위에서 아무리 이 학교가 좋다, 저 학교가 좋다 이야기해도 자녀가 정작 좋아하는 학교는 따로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자녀가 대학을 졸업한 한 한인 학부모는 “자녀가 대학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간에 자녀와 함께 있었다는 것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자녀에게 편안함을 주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올 가을학기에 유펜에 입학을 결정한 정승현(사이프러스 고교 12학년)군은 “봄방학에 유펜을 직접 방문해 보니 도서관, 박물관 등의 시설이 풍족해서 마음에 들었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직접 입학 허가서를 받은 대학을 방문하면서 평소에 가졌던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학교 선정 때 균형감 있는 판단을 할 수 있게 되고 특히 재학 중인 선배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눈 것이 결정에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물론 부모 입장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는 학교일 경우 며칠 간의 여정동안 비용이 많이 들고 휴가도 내야 하는 등 시간이 들지만 대학 캠퍼스를 직접 보고 듣고 느끼면서 자녀가 대학 선택을 현실적으로 현명하게 할 수 있도록 조언해 줄 수 있다. 부모가 자녀와 함께 직접 캠퍼스를 함께 방문해 보고 충분한 대화를 통해 대학을 선택한다면 후회 없는 결정을 하는데 큰 도움을 주게 될 것이다.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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