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중국계 투자가 미국내 주택구매 전체 외국인의 12% 차지
▶ 중국인 위한 해외부동산 투자전문 웹사이트 ‘주와이’ 서비스 시작
중국계 에이전트들이 뉴욕 부동산 투자가들의 상담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올해도 부동산 투자 시장이 중국계 투자자들로 뜨거울 전망이다.뉴욕에 사는 중국계 이민자들 뿐 아니라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바다를 건너는 본토 중국인 등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국계 돈이 부동산 시장에 몰리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즈는 중국인들의 관심사가 맨하탄에서 퀸즈로 확대되면서 플러싱과 큐가든 등 퀸즈 동부 지역 매매의 상당부분을 중국계 투자가들이 차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머니, 얼마나 몰리나
중국계 이민자들을 너머 이제는 홍콩, 상하이 등에서 건너와 미국에 체류 중인 중국인까지 미국내 부동산에 투자하는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 지난해 중국계 투자가들의 미국내 주택 구매는 전체 외국인의 12%를 차지했다. 2009년 5%, 2012년 11%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중국인들의 미국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2011년에는 중국인을 위한 해외 부동산 투자 전문 웹사이트 ‘주와이’가 서비스를 시작했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주와이는 세계 53개국에 수백만개의 리스팅을 제공하고 있다. 이중 미국 리스팅과 검색수가 53개국 중 1위를 차지한다.
지난해 뉴욕 리스팅의 검색 수는 한달에 약 2만6430건, LA는 1만9,980건, 샌프란시스코는 1만6,430건을 차지했을 정도다. 뉴욕에서도 가장 인기 높은 지역은 아시안 이민자들이 뿌리내리고 있는 플러싱과 포레스트힐, 큐가든이다. 엘머스트, 잭슨 하이츠, 레고팍 등도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다.
반면 이탈리안 이민자들이 대부분인 하워드 비치는 검색수 9위에 올랐다. 포레스트 힐 소재 매들린 리얼티에 따르면 큐가든 힐의 한 주택의 오픈 하우스 방문한 20명 중 전원이 아시안이었다. 이중 대부분은 중국인이었다.
■맨하탄 럭셔리 콘도에서 퀸즈, 롱아일랜드 콘도와 투패밀리 하우스로
과거 투자를 위해 맨하탄의 럭셔리 콘도를 많이 찾았던데 비해 지난해부터는 퀸즈와 롱아일랜드 등 맨하탄 외곽지역으로 중국인들이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중국계 커뮤니티가 형성된 플러싱과 학군이 훌륭한 제리코와 사이요셋 등은 중국계 투자가들의 인기가 식지 않는 지역이라는 것. 이들 지역의 겨우 렌트 수요가 높은 만큼 넉넉한 수익을 보장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플러싱 프린스 스트릿의 ‘원 풀턴 스퀘어’ 콘도의 경우 총 21 유닛 중 10개가 중국 바이어에게 팔렸다. 원 베드룸의 가격이 55만달러부터 시작하는 럭셔리 콘도지만 최근 렌트 시세를 감안한다면 렌트로 남기는 수익도 상당하다. 퀸즈라도 새로 지은 럭셔리 콘도의 경우 원베드룸의 렌트가 2,000달러를 훌쩍 넘어서기 때문이다.
플러싱 다운타운의 콘도, ‘스카이뷰 파크’ 410개 유닛 중 135개가 중국 출신 바이어에게 팔렸다는 것이 개발사인 오넥스 그룹의 설명이다. 원베드룸 유닛의 경우 가격은 50만달러에 이르지만 지금은 모두 팔린 상태다. 그러나 이 콘도의 거주자들은 대부분 바이어가 아닌 파슨스, FIT 등 디자인 스쿨의 학생들로, 바이어들의 자녀가 아니다.
중국계 부동산 시장이 커지다보니 다양한 정보를 통해 좋은 리스팅을 확보하려는 중국인들의 문의가 한인 업자에게도 몰리고 있다. 마이더스 부동산의 티나 김 사장은 “리스트에 대해 문의하는 중국인들의 전화가 부쩍 늘었다”며 “특히 렌트로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투 패밀리 하우스를 찾는 문의와 수요가 압도적”이라고 말했다. 한인 부동산 업자에 따르면 한인 소유의 주택 오픈 하우스에 들르는 중국인들도 증가, 20명중 12-15명을 차지하고 있다.
이스트 코스트 부동산에 따르면 중국계 투자가들의 유입은 롱아일랜드 지역까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퀸즈 이스트코스트 부동산의 네오나 이씨는 “세금 부담에도 불구, 학군이 좋아 한인 학부모들에게 인기 있는 제리코 지역의 경우 계약자 10명 중 5명은 중국계”라며 “제리코, 사이요셋 등을 선호하는 중국계 투자가들의 수가 늘어나면서 이제는 4-5년전에만 해도 볼수 없었던 중국계 에이전트의 수도 지역마다 2-3명씩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한인 투자가들은?
중국계 투자가들이 부동산 시장에 몰리는 반면, 한인들의 투자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부동산 업자들은 상대적으로 중국계 인구의 유입이 늘면서 투자도 늘어난 반면 한인의 유입이 크지 않은 것도 이유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가장 큰 원인은 융자 승인의 어려움을 꼽고 있다. 한 업자는 “중국인들은 자국에서 돈을 가져오는 것이 자유롭고 미국내 중국계 은행들로부터 보다 손쉬운 절차를 통해 주택 융자를 얻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플러싱 유니온 스트릿과 메인 스트릿에 있는 소규모 은행들이 중국계 투자가들의 주요 모기지 공급원이 되고 있다는 것.
반면 한인 은행은 주택 융자보다는 스몰 비즈니스 론 등에 더 큰 비중을 두면서, 대부분 자영업자인 한인들은 주택 융자를 얻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네오나 이씨는 “시티은행이나 체이스 등 미국계 대형 은행의 경우 주택 융자를 얻는 절차가 까다로운 반면, 중국계 투자가들은 중국계 은행을 통해 무난하게 융자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이들 투자가들에게 큰 잇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한인 부동산 시장이 더욱 활성화되려면 한인 은행이 주택 융자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최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