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사랑으로 보듬은 70년”
2014-04-02 (수) 12:00:00
▶ 4월7일 결혼 70주년 맞는 김영선-김정애 부부
1944년 결혼식 당시 모습.
오는 4월 7일 결혼 70주년 ‘금강혼’을 맞는 김영선•김정애 부부
시카고에 사는 한인부부가 금강혼(결혼 70주년)을 맞아 ‘백년해로’란 말을 실감케 하며 한인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다. 지난 1944년 4월 7일 결혼한 김영선(92)-김영애(90) 부부가 그 주인공으로, 오는 7일로 결혼 70주년을 맞는 이 잉꼬부부를 지난달 31일 나일스요양원에서 만났다. 30여년전 시카고에 온 부부중 남편인 김영선옹은 평안북도 벽동 출신, 부인 김정애 여사는 경기도 수원 출신으로 두 사람은 교회가 인연이 돼 만나 혼인까지 이르렀고 슬하에 아들 3명과 딸 3명을 두었다. 지금은 자녀들이 출가해 손자 20여명과 증손 10여명을 둔 대가족이 됐다.
1922년, 1924년생인 부부는 일제치하와 6.25전쟁 등 수많은 한국 현대사의 역사적 사건들을 몸소 겪은 그야말로 역사의 산증인이다. 김영선옹은 “한국에서 33년동안 보통학교(지금의 초등학교)에서 교편생활을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아득한 추억”이라면서 “살면서 남북이 갈라지는 6.25전쟁 중에 겪은 1.4후퇴 때 피난생활이 가장 힘들었던 기억”이라고 토로했다. 또한 “고향인 평안북도 벽동지방이 수풍댐 건설로 수몰된 것도 꽤나 가슴 아팠다”고 덧붙였다. 김정애 여사는 “서로 의지하며 살다보니 살면서 큰 고생은 하지 않았다. 자식 6명이 모두 대학을 졸업하고 장성하여 미국에서 행복한 가정을 꾸린 것을 보니 참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 하나님의 보살핌 아래 이렇게 걱정없이 살 수 있게 돼 행복하다. 요즘은 매일 아침 목사님과 함께하는 예배시간이 삶의 낙”이라고 전했다. 출석하던 교회 전도사와 목사의 소개로 처음 만난 부부는 독실한 크리스찬으로 지금도 매일 새벽기도를 하며 점심시간 이후에는 요양원 앞마당에서 찬송가를 부르며 산책을 할 정도로 신앙심이 깊다. 나일스 요양원의 조현숙씨는 “두 분을 뵐 때마다 좋은 인상을 받고 긍정적인 힘을 받는다. 노령에도 불구하시고 정신적으로 참 젊게 살으셔서 다른 분들에게도 귀감이 된다”고 전했다. “이제 나이가 들어 딱히 할 수 있는 일은 없지만 남은 여생동안에도 섬김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나님께 기도하고, 지금처럼 서로 아끼며 건강하게 살고 싶습니다. 항상 효녀효자 노릇 톡톡히 하고 있는 6남매들에게 너무 고맙고, 멀리 살아서 자주는 못 보지만 항상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지내길 바랄 뿐입니다.”70년을 함께 살아온 노부부의 마지막 소망은 여전히 서로에 대한, 그리고 자식들에 대한 사랑이었다.<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