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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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가격 책정

2014-02-2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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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라이언 김 경영칼럼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기업의 첫번째 목표는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수익을 창출하는 3대 요소인 원가, 매출, 판매가 중 가장 중요한 수익의 요소는 판매 가격이지만 의외로 많은 기업들이 판가를 정할때 신중하고 합리적인 통계방식 보다는 경쟁사 대비와 원가에 마진을 더하는 단순한 방법으로 결정하며, 어떤 경우는 공헌이익이라는 명분으로 노마진이나 적자판매도 감행한다. 물론 어떤 경영자도 가격을 적게 받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별한 기술이나 독점적 지위에 있는 기업이 아닌 이상 시장에는 이미 형성된 가격이 존재 함으로 같은 상품을 경쟁자 보다 높은 가격에 구입할 소비자는 드물기 때문에 경영자의 고민은 클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여기서 생각해야 할 과제는 기업이 원하는 수익은 판가의 크기로만 결정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90달러의 원가를 들여 100달러를 받는 기업은 11%의 마진을 얻지만 80달러의 원가로 95달러에 판매하는 회사는 경쟁사보다 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18%의 마진을 얻게 되므로 수익은 증가한다. 이렇듯 상대적 판가를 키우기 위해선 원가의 크기를 줄여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지만, 우리가 여기서 생각해보고자 하는 것은 원가의 개념이다. 제조업은 제품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이 원가이고 유통업은 상품의 조달 비용이 되겠지만, 필자는 원가의 개념을 고객에게 상품이 전달될 때까지 총비용을 원가라 정의 한다.

따라서 생산하고 구입하는 직접비와 상관없이 판매하는 방법과 장소 그리고 판매 숫자에따라 원가는 달라지게 되며 이는 회사의 수익성과 경쟁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20% 고객으로부터 매출의 80%가 발생하며 매출의 80%는 전체 보유 아이템의 20%에서 나온다는 20:80룰을 잘 생각해 보면 원가 개선의 핵심 요소가 여기에 숨어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저럼한 가격을 무기로 짧은 시간에 유통업의 강자가 된 코스코는 제품 여러개를 묶어파는 번들링으로 성공한 것 같지만 내면을 자세히 들여바 보면 오히려 상품의 회전률에 더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지역에서 잘팔리는 제품만 진열하고 일정 수준의 회전률에 미치지 못하는 상품은 다음날로 진열대에서 사라게 함으로 20:80룰이 반대로 적용되어 낮은 판가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요즘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베스트바이 실적 하락은 인터넷 업체들과 경쟁에서 발생한 마진 감소가 원인이라기 보다는 제품 구매에서 소비자에게 전달까지 비용이 높게 발생해 원가가 높아짐으로 수익이 악화 됐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베스트바이 매장에 갈때마다 느끼는 것은 첫째 이만한 크기의 매장이 필요할까? 둘째 이렇게 비싼 장소에 있어야 하는가? 셋째 이 많은 진열상품들의 회전률은 얼마나 될까? 여기에 미국내 매장수 1400개를 곱해보면 등골이 오싹함을 느낀다.

베스트바이는 작년 말 실적만회를 위해 가격을 대폭 인하 세일을 실시했지만 오히려 매출은 하락하고 수익성은 더욱 악화돼 주식값이 폭락하는 쓰라린 경험을 했다. 수익률 향상을 전재로 하지 않는 매출은 의미가 없으며 가격을 낮추면 반드시 매출이 늘어난다는 보장도 없음을 우리에게 보여준 사례라 하겠다.

금융 위기때 문 닫을 위기까지 몰렸던 GM의 새로운 경영진은 매출 1위 기업을 포기하고 수익 위주로 전환하기 위해 차량 구입시 제공하던 인센티브를 줄이는 방법으로 값을 18% 올린 결과 매출은 7% 줄었으나 이익은 328%나 늘었음은 우리에게 시사한 바 크다.

독일 포르세 자동차 회장이었던 벤델린 비더킹은 매출 확대에만 매달리는 CEO들의 행태를 비판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크기가 중요한 게 아니다. 기업의 장기적 성공은 시장 점유율보다 수익률에 더 크게 좌우된다” 물론 수익 창출의 전제가 되는 매출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매출보단 수익을 더 우선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을 우리 모두 다시한번 생각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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