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정정당당한 선거 치르길

2014-02-20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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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가 바로 저긴데 예서 말 수는 없다"
노산 이은상 선생의 ‘고지가 바로 저긴데’에 나오는 시 구절 중 일부다.

훌륭한 싯귀를 별로 달갑지 않은 선거에 인용하기가 주저됨에도 불구하고 인용해봤다.

올해는 선거의 해이다. 주류사회의 각종 선거는 물론이거니와 북가주 4개 지역 한인회장을 선출하는 선거가 치러진다.


오는 3월8일 치러지는 SV한인회장 선거를 필두로 계속해서 연말까지 선거가 예약되어 있다.

앞으로 다가올 다른 지역의 선거는 우선 열외로 두더라도 SV한인회장 선거는 3주도 채 남지 않았다.

당선이라는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대장정의 막이 오른 것이다.

나기봉(기호1번), 신민호(기호2번), 최동옥(기호3번) 후보 등 3명의 후보들은 SV에 거주하는 한인유권자의 심판을 받기 위해 자신을 최대한 어필해야 한다.

물론 현직 회장인 나기봉 후보는 지난 2년간 자신이 SV한인들을 위해 무엇을 했으며 어떤 업적을 남겼는지에 대해 얘기 할 것이지만 반대로 도전자인 신민호 후보와 최동옥 후보는 현 한인회의 잘잘못에 대한 공격과 함께 자신들이 한인회장이 된 이후 펼쳐나갈 포부를 한인들에게 얘기할 것이다.

하지만 많은 걱정이 앞선다. 자칫 당선이라는 고지만을 보고 나아가다가 없는 얘기를 만들어내거나 상대후보를 비방하는 소문을 퍼뜨릴까 그것이 걱정이다. 좁디 좁은 동네에서, 그것도 주류가 아닌 비주류로 사는 한인들끼리 감정만 상하는 일이 벌어질까 걱정되는 것이다. 이미 벌써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는 입에 담지 못할 얘기들과 개인의 신상을 가지고 떠들썩한데 이러한 상황들이 오래간다면 감정의 골이 너무 깊어질까 염려된다. 어차피 선거가 끝나고 얼굴을 맞대고 살아가야 할 우리들이라면 선거전에서 팩트만을 갖고 얘기하고 사실에 입각해서 상대에 대한 질문과 공격이 있기를 바란다.

선거에서 가장 마음을 졸이는 사람이 흔히들 후보자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후보자보다는 그 주변 사람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더 열을 받고 득표에 몰두하게 되는 것이 선거다.


그러기에 후보들은 자신이 내뱉는 말 한마디도 마치 태산을 움직이듯 진중하게 해야겠지만 선거 캠프에서 함께 움직이는 이들을 잘 관리하는 것도 그 어느 것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말로만 ‘아름다운 경선, 축제와 같은 분위기 연출’이라며 선거를 포장하려 하지 말고 마음속에 가득한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라는 그 무거운 짐부터 내려놓기를 바란다. 바로 저기에 있는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부끄러운 모습이 아닌 정정당당한 선거를 치르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이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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