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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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적 함묵증에 대해

2014-01-0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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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칼럼

▶ 저스틴 최 <임상심리학 박사>

#8세의 아들이 선택적 함묵증으로 진단되었습니다. 학교생활에 지장이 오고 있어 많은 걱정이 되지만 가족 모두 이 질환이 어떤 병인지를 전혀 알지 못해 문의 드립니다. 선택적 함묵증은 혹시 자폐증과 관련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선택적 함묵증(selective mutism)이란 언어적인 장애가 없어 부모나 가까운 친구등과는 말을 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지만 어떤 장소나 상황에서는 전혀 말을 하지 못하는 증상을 말합니다.

어떤 자녀는 밖에서 전혀 말을 하지 못하고 있다가 집에 와서 엄마에게 하루 중 못했던 말을 몰아서 하는 경우도 있고 마주보고 말을 못하는 상대와 전화로 자유롭게 대화를 하기도 합니다. 많은 경우 일반적인 관점으로 볼 때 언어적인 장애가 없기 때문에 자녀의 대화 거부로 보고 반항성 행동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함께 보이는 경우가 많이 있지만 선택적 함묵증은 자폐증과는 별개의 증상으로 오히려 불안증의 표현이라고 보는 관점이 유력합니다. 진단기준은 증상이 학업, 직업에 지장을 주고 사회적인 의사소통을 저해하고 그 기간이 한 달이 넘어야 합니다.

언어장애나 발달장애, 또는 다른 심각한 정신질환으로 인한 증상이 아니어야 하며 특정한 상황에 한한 지속적인 함묵증이 이어져야 합니다. 한국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는 함묵증 환자의 특징은 수줍어하거나 불안해하고, 고집이 세고, 나이에 맞지 않게 유아처럼 철없게 행동하거나, 지나치게 의존적이고, 화를 잘 내고, 이익을 위해 거짓말을 자주 하는 등의 모습이 있습니다. 특히 집에서는 대들고 부정적인 모습으로 일관하다가 낯선 환경에서는 수줍어하고, 두려워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최근의 조사에 의하면 남아보다 여아가 함묵증이 생길 확률이 더 높고 유병률은 1% 미만으로 아주 낮은 편이며 발병하는 나이는 보통 3~4세이지만 진단과 치료는 학교를 다니면서 문제가 가시화되면서 시작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함묵증의 병인은 유전적인 이유 외에 정신적인 충격, 가족 내 갈등의 결과, 그리고 불안증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이해하고 있으며 많은 경우 자녀가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연령이 증가하면서 없어질 수도 있는 증상이지만 전문가를 찾아 치료를 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장기간의 증상이 이어질 경우 학교에 적응이나 학습에 장애가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치료방법은 행동치료, 놀이치료, 가족치료, 약물치료 등이 있으며 몇 가지의 방법을 병행하는 치료가 가장 효과적이지만 약물치료는 항우울제나 안정제 등을 이용해 내면의 우울증과 불안증 등을 치료할 수 있지만 흔히 올수 있는 부작용 때문에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권하지 않습니다.

부모님들이 답답한 나머지 함묵증의 자녀에게 일방적인 강요와 심한 체벌을 가하는 경우를 자주 접할 수 있는데 이것은 올바른 성격 형성의 파괴와 정신적인 스트레스의 가중으로 더욱 심한 정신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하여야 합니다.


선택적 함묵증의 아동을 치료할 때 일대일 상황에서 제스처 등을 통한 비구어적 방법으로 반응을 이끌어내고 아동의 어려움을 이해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점진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쉬운 숙제로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고 녹음기와 전화 등을 통한 간접적인 대화를 통해 상대와의 대화를 익숙하도록 준비합니다.

동시에 놀이치료를 통한 다양한 간접적 대화 패턴으로 점점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노력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정기적이고 규칙적인 집단 활동에 참여시키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714)293-0123, www.drjustincho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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